6번에 걸쳐 일(work)과 하나님 나라라는 시리즈 설교를 시작했다. 내가 네번, 그리고 교우가 두번 설교를 한다. 보통 30-35분 정도 설교하는데 이번에는 설교는 20분 정도, 그리고 나머지 10분은 그 날의 주제와 관련하여 다른 교우들의 간증/나눔으로 구성해 보았다. 감사하게도 자신들의 경험을 나누는 일에 선뜻(?) 자원해 주어 고마울 따름이다. 이미 두번의 나눔이 무척이나 유익했다. 계속되는 설교/나눔을 통하여, IT/non-IT, 돈많이 벌고 주목받는 일/별거 아닌거 같고 힘들기만 한 일, 주목받는 일/하찮아보이는 일... 이런 다양한 삶과 일들속에서 하나님의 부르심이 무엇인지를 발견해 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아파트에 작게나마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걷는 것을 좋아하기에 주로 트레드 밀에서 운동합니다. Life Fitness라는 브랜드를 달고 있는 제품입니다. Life를 Fit하다.. Fit하다는 잘 들어맞는다, 또 요즘에는 보기에 좋다라고 일상용어에서 사용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눈의 초점을 Life Fitness에 맞추고 걸으면 그 문구가 흔들리지 않고, 초점이 흐려지면 글씨도 흔들립니다. 트레드 밀을 평평하게 하고 걷건, 혹은 경사지게 조정하고 걷건 중요한 것은 초점이 흐려지지 않는 것입니다. 인생의 여정, 하나님과 동행한다고 하는 신앙의 길도 같습니다. 영혼의 눈이 흔들리거나 흐려지지 않고 한 방향에 초점을 맞추었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그런 마음입니다.
메릴랜드에 4년을 사는동안 가장 가깝게 지낸 부부는 김성모/아영 부부입니다. 이미 그전에도 코스타사역으로 알고 지냈지만 한 건물에서 일하며 함께 사역을 고민하고 가족이 모여 삼겹살을 구워먹고 힘들고 피곤한 일이 있을 때마다 부부끼리 모여 웃고 대화하며 삶을 나누는 관계로 살았습니다. 메릴랜드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가족입니다. 12년전에 교회를 개척하러 떠난 후로는 서로 기회가 없어 만날 수 없었습니다. 오랜만에 김성모 목사를 만났습니다. 아영 사모님과 함께 볼 수 없어 아쉬웠지만 아이들, 주변 사람들, 사역 이야기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아침을 보냈습니다. 지금은 빌립보 교회에서 시작한 [만나며, 사랑하며], 줄여서 '만사 제자훈련'을 가르치고 전하는 일에 헌신하며 살아갑니다. 다음 번에는 예전처..
[자전거 여행]으로 처음 접한 그는 젊었다. 노란잠바를 입고 있던 겉표지가 생각나고 분명 한글인데 무언가 생경한 그의 표현이 어렵고 낯설었다. 그의 글은 새로웠고 한줄을 읽는데 해석의 과정이 필요했다. 그의 소설, 수필들이 나오는대로 읽었다. 글쓰기에 감탄했고 사람과 인생, 자연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이 놀라웠다. 그 사이에 아프셨던가 보다. [허송세월]은 세월을 비껴가지 못하는 김훈 선생 자신에 대한 시선이 많이 느껴진다. 그의 글을 읽으며 선생의 바램대로 좀더 허송세월하는 중에 비록 '무력하게 느껴지실지라도 누군가에게는 무의미하지 않고' 여전히 걸음을 멈추고 사는 것을 생각하게 하는 글들을 써주시기를 바랄 뿐이다. 건강하시기를.
아내의 수술이후로 더더욱 이 시간들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에 대하여 아내와 대화를 많이 나누고 있습니다. 한 사건, 한 순간에 머물지 말고 작년의 암발병에서부터 지금까지 중요한 순간들마다 하나님의 도우심의 손길에 대하여 나눕니다.그렇습니다. 축복이 아니라 고난이, 질병이 우리를 단단하게 하고 하나님을 향한 신뢰와 그 분의 은혜에 의지하게 한다는 말씀은 진리입니다. 우리에게 다가오는 모든 것들조차도 담담히 받아들이며 감당할 마음과 힘주시기를 간구하였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가장 먼저 기도하기는 아무 일없기를, 수술로 끝나서 사모님을 위해서 기도한 교회 아이들의 기도가 응답되었음을 함께 기뻐하는 것입니다. 30년을 넘게 같이 살았는데 남녀가 부모를 떠나 한 몸을 이루었음을 요즘처럼 더 깊이 깨닫고 몸과 마음으..
휴가로 방문하는 곳에 유명한 미술관이 있으면 가장 우선순위로 방문한다. 그 덕분에 유명한 그림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조각도..) 가만히 앉아 그림들을 보자면 그림들이 주는 위로가 깊숙히 내안으로 들어와 울컥하게 하는 기쁨의 순간들을 기억한다. 아마 이 책의 저자도 그랬으리라. 그와 형의 관계의 내밀한 것을 모두 알 수 없지만 오죽했으면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미술관 경비원이 되었을까? 저자가 말한 것처럼 경비원 제복의 아래에는 수많은 인생이야기가 숨겨져 있다. 그렇게 몇 년을 보낸 저자는 다시 세상으로 나아간다. 그에게 절망의 심연속으로 들어가게 한 것이 죽음이었다면 그를 구원한 것은 생명, 즉 그의 아이들이다. 그가 오랜 시간을 보낸 The Met를 떠올린다. 거의 10년전에 갔는데 손님을 모시고 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