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단상
다람쥐와 도토리
yosehiker
2024. 11. 5. 09:35
가을이다. 자주찾는 랜초의 산행길에는 도토리가 지천이다. 그 도토리를 먹고 저장하기 위해 가을 다람쥐들은 분주하다. 다람쥐들은 자기들이 숨겨놓은 도토리의 70-80%를 찾지 못한다고 한다. 저렇게 열심히 땅을 파고 숨기는데 찾지 못한다니. 그들의 노력이 참 아쉽다. 하지만 달리 생각하면 다람쥐들이 찾지 못한 도토리는 어디론가 더 퍼져나가 싹을 틔우고 자라난다. 또다른 생명이 잉태된다.
목회의 현장에서 내가 뿌리고 애쓴 것들을 거두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으로 아쉬워하거나 슬퍼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다람쥐와 도토리에게서 배운다. 생명을 품고 있다면 그 씨앗은 어디론가 퍼져나가 우리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아름답게 자라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