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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JMT #1 올해 JMT는 플로랜스 호수에서 출발하여 비숍패스를 넘어 south lake trailhead로 나오는 코스다. 이 구간이 까다로운 것은 교통때문이다. 씨에라 산맥의 동서를 잇는 168번 도로는 말그대로 씨에라 산맥에 막혀있다. 누군가는 플로랜스 호수까지 우리를 태워주던가 아니면 롸이드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 다행히(?) 작년에 내가 태워다 주었던 커플이 올해 우리의 롸이드를 자청하는 바람에 걱정없이 올 수 있었다. 다들 산호세 우리집을 출발하여 프레즈노를 거쳐 prather ranger station에서 오후 늦게 퍼밋을 픽업하고 다시 쉐이버 레이크에 들러 저녁에 먹을 피자를 주문했다. 여름이고 많이들 백신을 맞아서인지 아무도 마스크를 한 사람이 없다. 작년에 야영했던 college campgroun..
새 텐트 모든 리베이트와 리워드를 모아 새 텐트를 장만했다. Marmot 제품이고 모델은 limestone이다. 4인용인데 널찍한 것은 물론이고 보기도 참 예쁘다. 아내는 그안에 일종의 군용침대와 같은 캠핑용 카트를 깔았다. 그래서 더이상 허리아프지 않게 잠을 잔다. 이 텐트를 보금자리삼아, 아내와 더불어 좋은 곳, 좋은 기억을 많이 남기고 싶다.
마이너 필링스 저자는 코리아타운에서 나고 자란 2세이고 미술을 공부하다 시인이 된 사람이다. 그는 아시안 아메리칸으로 느끼는 소수적 감정(minor feelings)를 이렇게 말한다. "일상에서 겪는 인종적 체험의 앙금이 쌓이고 내가 인식하는 현실이 끊임없이 의심받거나 무시당하는것에 자극받아 생긴 부정적이고 불쾌하고, 따라서 보기에도 안 좋은 일련의 인종화된 감정.... 인종차별적 언사를 듣고... 본 것, 들은 것이 다 확실한데도 내 현실을 남에게 폄하당하는 경험을 너무 여러 차례 겪다보니 화자 스스로 자기 감각을 의심하기 시작하는... 이런 식의 감각훼손이 피해망상, 수치심, 짜증, 우울이라는 소수적 감정을 초래한다." 흑인 코미디언에서부터 자신의 적나라한 대학경험,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시인과 예술가, 일본계 미..
기독교와 새로운 자본주의 정신 최근에 읽은 책중에서 가장 어려운 책이다. 내용이 어렵지는 않은데 문장과 표현방식이 그렇다. 번역한 분이 애를 좀 먹었겠다 싶다. 5장까지는 새로운/대세인 자본주의의 형태인 금융자본주의 시대와 기독교의 은혜, 소망(종말)과 같은 개념을 나름의 표현으로 정리하고 있다. 그리고 핵심은 6장인데 일을 소명으로 여기며 살아가기를 강조하는 교회의 가르침에 반하여 현재의 지배적 형태인 금융자본주의는 교회의 가르침과는 너무 상반되어서 그리스도인에게는 구조적으로 힘든 세상이라는 것을 말한다. 그러니 적게 벌고 적게 쓰자는 자세나 느긋하게 살자, 반자본주의적으로 살자는 개인에게는 의미가 있을 수 있으나 여전히 금융자본주의의 우산아래서 벗어날 수 없음을 직시하라고 한다. 그래서 하나님께 의존하고 다른 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언캐니 밸리 성공, 모험, 열심을 가장한 과도한 능력주의, 특권의식, 물질만능, 자아도취와 기술만능주의. 이 모든게 범벅인 실리콘 밸리를 말하고 있는 책. 좀더 정확히는 그 밸리의 윗쪽인 샌프란시스코의 분위기를 전하는 책. 어떤 것들은 이미 지난 이야기가 되었다. 아랫동네의 큰 회사들이 어떻게 시작되고 지금을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 내 주변의 많은 이들은 오히려 엔지니어이나 그 주류에서 살짝 빗겨난 아시안들이라 그들이 보는 이 동네가 궁금하다.
그래, 이게 현실인거야 "적나라한 고통과 넘쳐나는 희망이 이 정도로 딱 붙어 존재하는 것을 나는 이제껏 본 적이 없었다." - [언캐니 밸리, 78) 여기, 모든 것의 희망이라는 이 지역에, 사람들의 마음에, 넘쳐나는 테슬라와 이름도 모를 고급명차와 그 주변의 노숙인들사이에 존재하는 현실이고 또 이 세상을 가득채운 현실이기도 하다.
Sound of Metal [Sound of Metal] 연인은 싱어이고 자신은 드러머인 헤비메탈 그룹의 남자가 청력을 잃어 갑니다. 음악을 사랑하고 그것이 천직이라 여기는 이가 소리를 듣지 못한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요? 치료가 불가능한 병에 걸리면 많은 이들은 절망과 분노, 수용과 적응의 과정을 거친다고 하죠. 드러머가 그 과정을 담담하게 보여줍니다. 유일한 희망이라 여겼던 해결책이 해결책이 아님을 깨닫는 순간, 그는 조용히 절망의 순간으로 돌아가 그것을 선택합니다. 저에게는 영화 내내 조용히, 그러나 배경음악처럼 깔아주던 새소리, 그리고 바람과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어쩌면 벗어날 수 없는 것 같은 절망과 고통속에서 살아가는 법이라 말하면 너무 뻔하고 교조적인, 오히려 한 이야기를 본 것같아 마음이 편안합니다.
갤러리, 교회 "우리의 문화는 고통과 소멸을 부인하지만, 예술은 고통과 소멸을 예견하는 문화로 우리를 인도한다. 미래의 갤러리들은 이 점을 진지하게 여기고서, 한밤중에 쏜살같이 지나가는 불안들이 머물 수 있는, 열린 위안의 집이 되어야 한다." - 알랭 드 보통 영원성을 담지하는 교회는 과연 그 역할을 하고 있는가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만드는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