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
단 한 번의 삶 & 죽을 때까지 유쾌하게
yosehiker
2025. 5. 14. 07:03
김영하의 [ 단 한 번의 삶]과 같은 글쓰기를 좋아합니다. 그저 '좋아합니다'라는 정도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도 그렇게 나의 삶의 특정한 순간들, 사건들, 관계들을 글로써 풀어 낼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겠습니다. 그런 점에서 김영하의 글이 고개를 끄덕이게 하고, 가슴뛰게 하며 나를 돌아보게 한다면, 김혜령의 [죽을 때까지 유쾌하게]는 어떤 모양으로든 상실을 맞닥뜨려야 하는 모든 이가 마주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말합니다.
개인적으로 곱디 곱던 할머니도 치매로 고생하시다가 돌아가셨습니다. 그 곱고 정갈하며 자기 앞가림에 말이나 행동에서 빈틈이 없던 분이 무너져갔던 것을 그때는 몰랐으나 지금 돌아보니 참 처절했습니다. 저자의 아버님도 그런 것 같습니다. 저는 그저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간병하며 느낀 소회정도를 적은 글로 생각했으나 이 책은 그 이상입니다. 저자 아버님 목사님과 인간, 사회, 신학의 다양한 주제들을 너무나 적절하게 엮어 배움과 깨달음을 주는 책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똥의 신학'에서의 접촉과(존 스토트의 제자도 마지막 챕터인 의존이 자연스레 떠 올랐습니다) 마지막의 기억에 관한 부분이 뭉클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