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춘기 시절에 나무에 물을 주며 컸다. 방학에는 하루에 6시간씩 물줬다. 누구보다도 물주는데 자신이 있다. 그래서 지금도 물주는 식물은 뭐가 됐건 키우지 않는다. 그래서 책으로 보고 가끔 특이한 식물들에는 눈이 간다.
[식물의 책]은 이소영이라는 식물세밀화가가 그리고 쓴 책이다. 화려함은 없지만 담백하고 진실하게 쓰고 그린 식물들을 보자면 그 녀석들을 더 가까이하고픈 마음이 든다. 그러면 이 책의 소임은 다한 것이다. 심지어 나와같은 이에게도. 한꺼번에 많이 읽지 않고 하루에 두 식물을 읽었는데 딱 적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