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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뒤흔든 사상 연세대학교에서 사회학을 가르치는 김호기 선생이 문학과 역사, 철학과 자연과학, 정치와 경제, 사회, 문화/여성/환경/지식인의 크게 다섯 분야에서 20세기의 주요한 저작 40권을 선정하여 그 핵심사상을 정리한 책이다. 아는 책들도 있고 처음 들어본 책이나 저자도 있으며 '아, 이런 생각도 있구나'하고 큰 배움이 된 내용들도 있다. 각 책마다 길지 않은 요약과 저자의 생각, 관련된 상황(주로 한국에서의)을 풀어 놓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 세상, 역사의 문제의식들을 붙잡고 씨름한 지식인들의 일생의 역작들을 이렇게나마 훑어볼 수 있는 것은 큰 도움이다. 각 저자의 사상을 확실히 파악하여 정리한 김호기 선생의 노고도 대단하다. 소셜 미디어에서 김호기 선생의 글들이 올라올 때마다 읽어보는데 전공인 사회학뿐..
칸쿤 '칸'는 뱀이고 '쿤'은 nest라는 뜻이라고 한다. 한적한 멕시코 유카탄 반도의 작은 어촌이 세계적인 휴양지가 된지 오래다. 카리브해의 보석과 같은 곳이다. 1년전에 지인이 우리를 초대했다. 모든 비행기, 호텔, 식사, 투어에 이르기까지 완벽하게 준비된 휴가였다. 아내의 항암치료로 가지 못할수도 있겠다 싶었으나 다행히 컨디션이 이 정도의 여정을 감당할 수준이 되어 지난 한 주간 잘 쉬다가 왔다. 특히나 아내가 즐거워하였고 충분히 휴식하였고 누릴 수 있었다. 캠퍼스 사역시절부터 이어진 오래된 인연이 베풀어준 환대에 너무 감사할 따름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원제목은 Being mortal이다. 그렇다.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 다만 어떤 모습의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는 한 개인뿐 아니라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이다. 저자가 의사이지만 , 환자로서만이 아니라, 인간이 죽음앞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질문을 살아있는 우리 모두에게 던져준다. Assisted living뿐 아니라 assisted death는 어떤 모습을 띄어야 하는가? 백세시대, 유병장수, 안락사, 호스피스 등등 수많은 죽음에 관한 담론들이 넘쳐난다. 그렇기에 찬찬히, 솔직히 필요한 것들을 짚어주는 저자의 통찰이 큰 도움이 된다.
소소한 도서관 지난 가을 내가 속해있던 소그룹에서 무언가 커뮤니티를 위하는 & 아웃리치하는 차원에서 시작한 것이 '소소한 도서관'이었다. 이 지역에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고 알려진 한국학교가 있는데(주로 주말에 한글을 가르치는) 그 곳에 작은 도서관을 마련한 것이다. 도서관이라야 별 것 없이 그저 각자가 가지고 있는 책들을 기증하여 빌려갈 수 있도록 한 구멍가게 수준이지만 나름 QR코드와 입출력 시스템을 마련하여 지난 가을이후로 지금까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가을에 한국에 있느라 가보질 못했는데 돌아와서 1-2월에 한 두번, 그리고 오늘 방문했다. 그동안은 소그룹에 속해있던 교우들이 돌아가며 자원봉사를 하다가 지역의 북클럽에 계신 분들과 연결되어 그쪽에서도 자원봉사를 나오신다. 교회의 한 형제가 이런 책을 통한..
의존과 신뢰 믿음의 사람이 된다는 의미가 곧 옳은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 회복을 추구하는 공동체의 일원이 되는 것(다시, 성경으로, 71) 아이가 엄마를 한참동안 보지 못해서 어제 여기에 올 계획이었는데 코로나에 걸리는 바람에 오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얼마나 서운해 하는지요. 오늘은 아내와 아들이 한 시간도 넘게 통화를 하며 뭐가 좋은지 둘이 전화너머로 웃어 댑니다. 이제 28살이고 결혼도 한 녀석인데 저렇게 엄마를 좋아하고 심지어 의존적이면 어떻하나?하는 걱정이 살짝 들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더 독립적인 사람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독립적'이 된다는 것은 이 시대가 젊은이들에게 요구하는 기대입니다. 한 사람이 독립적이 된다는 것은 옳은 생각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옳다고해서 늘 ..
즐거운 대화 일의 전환기를 겪고 있어 쉬는 교우와 만나 즐거운 대화를 나누었다. 부모님, 세대간 차이, 카뮈, MZ세대, 오에 겐자부로에서 황석영과 조정래의 태백산맥, 30대의 바램과 소명, 이리저리 튀는 대화들속에 그간 잘 살아온 교우의 여정을 확인하며 앞으로도 그렇게 아름답게 살아가기를, 다만 조금은 가볍게 살아가기를 기도해 주어야 겠다.
두부 어릴때 두부를 좋아하지 않았다. 두부뿐 아니라 묵도 싫어했다. 아마도 그 물컹한 식감을 좋아하지 않았던 것 같다. 지금은 두부와 묵이 좋다. 어느틈에 이것들이 좋아졌는지 모르지만 지금은 이것들이 식탁에 오르면 손이 간다. 좋아하지 않던 것이 시간이 지나면 좋아진다. 그러니 좋아하지 않는 것을 너무 가까이하려 애쓰려 하지 말아야 한다. 억지로 가까이하려 하면 나도 모르게 정신깊이에 그것에 대한 거부감이 더 강하게 자리잡기 때문이다.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아쉽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 사람도 그렇지 않을까? 옳고 선하고 모두가 칭찬하지만 여전히 가까워지지 않는 거리가 있다. 지나고 보면 그 사람의 진면목을(두부처럼) 발견하게 될 날이 오려니 지금 너무 애쓰지 말아야 한다. 기다려야 한다. ..
마무리와 시작 지난 가을이후로 계속되었던 교회 비저닝과 그 팔로우업들이 마무리가 되어가고 있다. 교우들이 솔선수범하여 모임을 주도하고 세심하게 이끌어 나갔다. 여러차례의 리더쉽 모임, 전체교우들과 함께하는 타운홀 미팅이후에 교회는 다양한 사역팀을 시작하고 교우들이 자원하였다. 오늘 한 교우가 '제가 다음 달부터는 해 보려구요'하는 그 한 마디가 얼마나 힘이 되었는지 모른다. 예배후에 일단의 교우들은 예배팀으로, 날이 좋아 한 무리는 친교로, 또 어떤 가족들은 샌프란시스코로,.... 나는 '수건과 대야'라고 하는 운영위원회 모임에 참석했다. 그간의 일들에 대하여 감사하고 또 4월 중순이후로는 새로운 주중의 성경공부들을 시작해 보려 한다. 워낙 신실하고 실력있는 교우들이 많고 그들이 하는 성경공부며, 책 모임등을 지지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