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580 말씀이 일하시니 원제목은 By the Word worked. 플레밍 러틀리지의 설교에 관한 얇은 책이다. 어느 신학교에서의 설교관련 초청 강연을 옮긴 내용이다. 아주 오랜동안 여운이 남을 명저이다. 변화산 사건에서 더 이상 베드로에 관한 것이 아닌, '그리스도'에 관한 설교를 듣고 싶다는, 그리고 예수 케리그마가 아닌 그리스도 케리그마에 설교의 모든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그녀의 가르침은 정신이 번쩍 들게한다. 포스트 모던의 시대상과 핵심 사상들에 대한 정리, 묵시적 상상과 설교, 현실과의 연결은 탁월하다. 나의 설교가 어디로 갈지 방향을 잃었다고 여겨질 때 다시 펼쳐볼 책이다. 2026. 8. 25. 건축의 기본 '건축가가 좋은 집을 설계하고 짓기 위해서는 당연히 그 집에 사는 이들의 삶에 대하여 애정과 존경을 가져야 하고, 이는 우리의 삶에 대한 지극한 관심의 토대위에서 가능한 일이다.' - 승효상 영적인 건축의 한 축을 담당하는 목회자의 자세 역시 그러해야 할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건축이 아닌 그 안에 살아가고 살아갈 사람들의 형편을 늘 고려하는 것. 2026. 7. 1. 찬실이는 복도 많지 준비하던 영화가 감독이 급사하는 바람에 엎어진 PD 찬실이. 생계가 막막해 후배 여배우의 가사도우미를 하는 찬실이. 연애를 해 본지도 오래되었고 나이만 먹어가는 생활이 불안한 찬실이.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일을 계속해야 하나 고민하는 찬실이. 그래도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소중한 것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찬실이. 장국영(?)과 대화하며 꿈을 잃지 않는 찬실이. 콩나물을 다듬고 화분을 옮기며 하루하루 더불어 삶을 살아가는 찬실이. 그녀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어 오늘도 숨쉬며 살아가는 찬실이. '홍콩에를 갔나?' 대사에 빵 터지며 웃다가, '사람도 꽃처럼 다시 돌아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에서 나를 울게 만든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 나는 이런 영화가 참 좋다. 2026. 6. 9. 사는 건 "사는 건 시소의 문제가 아니라, 그네의 문제 같은 거니까. 각자 발을 굴러서 그냥 최대로 공중을 느끼다가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내려오는거야."페북에서도 두어번 인용한 적이 있는 김금희 작가의 [경애의 마음]의 한 구절입니다. 그전에는 이 구절을 생각할 때 늘 '지금, 여기'의 삶과 연관지어 생각했습니다. 성취, 비교, 좌절이 반복되는 이 생애에서 자기의 삶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라는 메시지로 사람들과도 나누곤 했습니다.아내를 보내고 나니 이 구절을 '죽음이후의 삶'과 연관지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내는 나름의 발을 굴러 그렇게 자기만의 그네를 타고 서서히 내려왔습니다.(실제로도 그네를 참 잘타던 사람이었습니다)아내의 인생을 이렇게 조각조각 회상하지만 일관되게 최선을 다했던 사람으로 기억합니다... 2026. 6. 6. 월요일, 처음 걷는 길 월요일이고 6월의 첫 날입니다. 늘 가던 랜초 산안토니오로 갑니다. 날씨가 초봄으로 접어들어 걷기에 딱 좋습니다. 오르막동안 기도하며 걸었습니다. 아내와 수없이 왔던 곳입니다. 늘 걷던대로 걸으면 2시간이면 마칩니다. 반환점에서 좀더 가보기로 했습니다. 조금 오르막이라 살짝 힘들고 그 이후로는 사람이 없어 살짝 무섭기도 합니다. 산사자가 나온 적도 있는 곳입니다. 그래도 길은 예상했던 것보다 평탄합니다.걷다가 제 발을 보았고 자연스레 ‘발’에 관한 것으로 기억이 옮겨갑니다. 아내는 투병내내 발이 붓곤해서 제가 많이 주물러 주었습니다. 늘 고마워했습니다. 아내의 발을 주무르고 만지며 그 감촉을 제 마음에 꼭 담았습니다. 지금도 그 감촉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나중에 천국에서 아내를 다시 만나면 그 발을 만.. 2026. 6. 4. 책들과 함께.. 어릴때는 현실이 두렵고 피하고 싶을 때 책속으로 빠져 들었습니다. 책을 읽는 순간만큼은 그 현실속에 있지 않고, 상상의 나래속에서 또다른 나를 그려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떤 때 책은 내 게으름의 표현이기도 했습니다. 해야 할 일이 쌓여있지만 책속으로 나를 밀어넣어 그 일들을 애써 무시하기도 하였습니다. 아내가 떠난 후로는 아무래도 그 상실을 메꿔줄 책들에 손이 갑니다. [바움가트너], [나는 사별하였다], [나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습니다], [슬픔을 위한 시간]..... 책들이 나로 하여금 현실을 마주하게 하는 순간이 많아 힘들지만 그래도 꾸역꾸역 읽습니다. 그리고 한 걸음만 더 하는 심정으로 발을 내딛습니다. 책들에게 고맙습니다. 2026. 6. 1. 이전 1 2 3 4 ··· 9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