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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잔잔해서 행복했던 초저녁 아내는 혈전약과 항생제의 부작용으로 밤새 시달리다가 결국에는 주일예배에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아내를 혼자 놔두고 나가야 하는 마음이 무거웠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다행히도 중간중간에 확인하니 상태가 많이 좋아져서 한시름 놓았습니다. 오후 모임까지 마치고 집에 돌아와 교우들이 챙겨준 것으로 이른 저녁을 먹이고 나니 한국 다녀온 교우, 가까이 사는 교우가 먹을 거리를 들고 잠시 찾아와 환담을 나누었습니다. 듣고만 있어도 집안에 활기가 꽉차는 느낌입니다. 교우들이 돌아가고 아내와 소파에 앉아 창밖을 보는데 해는 점점 서쪽으로 지고 아파트 단지안의 레드우드나무들 사이로 선선한 여름공기가 흘러들어 옵니다. 며칠간 여름답게 아이들 뛰노는 소리, 파티를 하는지 크게 울리던 대화소리, 저녁산책을 나온 개들의 짖는 소.. 2025. 7. 22.
나는 내 어머니의 해피엔드 로맹 가리. 늘 관심이 가는 작가인데 해외에 살다보니 읽어보기가 쉽지 않다. 그저 보관함에 담아두고 있을 뿐이었는데 그의 글귀를 다시 만났다. "전쟁 중 가장 어려운 시기에도 나는 항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느낌을 가지고 위함과 대면하였다. 어떤 일도 내게 일어날 수 없었다. 왜냐하면 나는 내 어머니의 해피엔드이므로." - 로맹 가리, [새벽의 약속] '나는 내 어머니의 해피엔드'라니. 이 감동적인 문장의 짧은 스토리를 아내와 나누었다. 우리는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해피엔드의 존재가 될 수 있으므로 그것이 살아있을 이유, 용기를 내고 살아가야 할 이유가 된다. 다시 로맹 가리의 책목록을 살펴본다. ^^ 2025. 7. 17.
7번째 포럼 올해는 기독연구원 느헤미야의 배덕만 교수님을 모시고 포럼을 가졌다. '방향을 잃은 기독교, 다시 길위에 서다'라는 주제로 토요일 하루동안 각각 '21세기에 초대교회를 생각하다'와 '극우기독교와 한국 기독교의 미래'라는 주제로 4시간이 넘게 강의와 Q&A를 이어갔다. 좋았던 것은 일단 우리 교인들이 많이 참가한 것이다. 비록 여름이라 한국방문등으로 몇가정이 빠졌지만 올 수 있는 이들은 거의 다왔고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목회자는 교우들이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고 그 유익을 누리면 제일 기쁘다. 강의의 내용이 훌륭했다. 교회사 전공학자답게 아주 촘촘하고 통찰력있게, 그리고 끈기있게 강의해 주셨고 질문들에 답변해 주셨다. 그에 화답하듯이 참가자들의 질문도 적극적이었다. 어떤 이들에게는 모르는 것이고, 또 어떤.. 2025. 6. 30.
굳이 모든 것을 다 짊어지고 오랜만에 SJ가 다녀갔다. 우리는 우리대로, 그이는 그이대로 그동안 바빠서 잘 보지 못했는데 문병을 이유삼아 마주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었다. 지난 10년이 조금 넘는 시간동안 그이의 삶을 아는 우리는 어렵지 않게 속깊은 삶을 나눌 수 있다. 이혼, 홀로서기, 새로운 일, 재혼.. 이제사 그이는 조금 안정을 찾았다. 여전히 놓지 못하는 이전의 비지니스의 일로 고민해 하는 그이에게 모든 짐을 다 짊어지고 끌고가지 말라고 하였다. 그이에게만 하는 말이 아니라 결국 나에게도 하는 조언이었다. 무거운 이야기만 한 것은 아니다. 서로 좋아하는 것이 같아서 실컷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이가 20대때 처음 만났는데 50이 되었다. 그이의 인생의 남은 시간들은 좀더 잔잔한 물결같은 인생을 살면 좋겠다. 2025. 6. 12.
성령강림 주일 연합예배 저희 교회는 CRC 교단 소속입니다. 저희 교회가 위치한 팔로알토에는 또 하나의 CRC교회가 있는데 팔로알토 CRC입니다. 1960대초에 시작된 오래된 교회입니다. 캘리포니아의 많은 CRC 교회들이 그렇듯이 중서부의 CRC 출신들이 와서 세운 교회입니다. 우리 교회가 개척되었을때 수 십년만에 CRC 교회가 이 동네에 생겼다고 관심을 표해 주었습니다. 지금도 수요기도회나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 주로 팔로알토 CRC에서 개최합니다. 그 교회에는 오후에 예배드리는 히스패닉 이민자 교회가 있습니다. 이 세 교회가 오늘 성령강림 주일예배를 포함하여 3번 연합예배를 드렸습니다. 모두 성령강림 주일예배였습니다. 각각 영어, 스패니쉬, 한국어를 사용하는 회중이 모여 예배드리니 이처럼 의미있는 주일도 없겠지요. 그때마다.. 2025. 6. 2.
아들 아들이 와서 2주동안 있다가 돌아갔습니다. 재택 근무를 하기에 가능했습니다. 일하면서 엄마를 챙기고, 묵은 짐들도 정리해 주고 깔끔하게 청소까지 해 주었습니다. 덕분에 저도 여유가 생겨 그동안 만나지 못한 교우들도 만나고 한 숨 돌릴 수 있었습니다.아이는 지 엄마와 성정이 닮아서인지 엄마를 세심하게 잘 챙깁니다. 아내가 마음에 쏙 든다고 좋아했습니다. 수고해 준 아들에게 고맙고 배려해 준 며느리에게도 참 감사합니다. 2025. 5.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