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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히 사는 이야기65

쓸쓸해 보이지만 마음이 가는 사진 포르투를 대표하는 상벤투역에서 도우루 강변으로 내려가는 길은 내리막길입니다. 몇 년전 아내와 그 길로 천천히 걷다보니 젊은 사진작가가 거리에 자신이 찍은 사진들을 팔고 있었습니다. 그 가운데 유난히 마음에 들어 구입한 사진 한 점입니다. 저 멀리 포르투 대성당이 보이고 이미 중년을 훌쩍 넘어선 남자가 쇠락한 포르투의 골목길을 걷습니다. 그의 손에는 무엇을 들고 있는 것일까요? 점심을 싸가지고 갔던 도시락 가방인지, 하루일을 마치고 아내가 부탁한 먹거리일지, 혹은 하루의 피로를 달래줄 포르투 와인 한 병일런지요? 안개는 자욱하고 홀로 걸어가는 그 남자를 지긋히 바라보자니 눈물나올만큼 쓸쓸하지만 우리네 인생이 언제가는 저렇게 혼자남아 걸어야 하는 하루라는 것을 말해 줍니다. 뒷모습이라 그저 짐작할 뿐이지만 .. 2025. 4. 7.
아들의 기도 엄마가 새로운 약으로 항암치료를 받으러 간다는 걸 알고 아들이 전화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거의 매일 전화해서 엄마와 다정다감한 대화를 나누는 아들입니다. 전화끝에 엄마를 위해 기도해 주겠다고 하면서 한국말로 간절히 기도합니다. 아들의 기도를 전화를 통하여 듣는 부모는 참 행복한 부모입니다. 그래서인지 오늘 항암도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2025. 4. 1.
네 번째 항암제와 치료 지난 12월부터 사용하던 두 가지의 면역항암치료제가 듣지 않았습니다. 아내의 3월 CT결과는 암이 커지고 전이되었습니다. 실망스럽고 힘들어서 자주 눈물이 나옵니다. 아내와 붙잡고 울었습니다. 다음 주부터 새로운 항암제로 치료를 이어갑니다. 이 항암제의 부작용이 크게 나타나지 않으면 새로운 표적항암제와 병행합니다. 이제는 치료약의 옵션도 거의 없습니다. 척추쪽에도 암이 번진 것이 보여서 MRI를 찍고 필요하면 방사선 치료도 해야 합니다. 하루에 하나씩만 생각하려 합니다. 이번에는 정말 약이 잘 들어서 치료에 차도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2025. 3. 30.
쇼핑 겨울동안 아내가 필요하다고 하는 것들을 구입했습니다. 겨울 신발도 사고 세일하는 다운파카와 자켓도 샀습니다. 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쿠션이 좋은 운동화도 한 켤레 마련했습니다. 애플와치가 죽어버려서 교인을 통해 직원할인가로 새 것도 하나.. 모두 아내가 회복한 후에 더 건강히 누리고 살아가라는 마음에서 장만했습니다. 그래야 저도 더 힘을 내서 아내의 간병을 도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25. 3. 29.
기운이 없어도 주초에 아내가 항암주사를 맞았다. 두 가지를 섞어서 맞는 것이라 부작용도 그만큼 심하다. 아파서 우는 아내를 보면 너무 마음이 힘들고 슬프다. 그런 아내를 보고 있자니 마음의 여유가 없다. 그래도 이 아침에 아내와 더불어 고통가운데 있는 지인들을 위해 기도한다. 한 마디라도 간구한다. 그래야 아내를 위해 기도해 주시는 분들의 사랑의 빚을 조금이라도 갚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2025. 3. 21.
아들의 방문 미시간에 사는 아들이 방문했습니다. 항암하는 엄마를 위로하고 격려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며느리도 마침 이직중간에 쉬는때라 올 수도 있었지만 자기를 챙기느라 시어머니가 마음쓸까봐 오지 않았습니다. 며느리의 마음이 고맙습니다. 저녁이면 조용한 집이 아들과 아내의 조잘거리는 대화로 꽉 채워집니다. 의외로 아들은 성정이 엄마를 많이 닮아서 말도 많고 섬세합니다. 마침 아내의 종양의사와의 약속도 잡혀 있어서 아들도 동행해서 의사를 만나도 대화해서 좋았다고 합니다. 그저 대화하고 짜장면 먹고 설렁탕 먹고하는 일상이지만 그것자체가 행복입니다. 늘 나를 붙잡고 산책을 하던 아내가 젊은 남자가 더 든든한지 그리로 곧바로 갈아타네요.^^ 2025. 3.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