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히 사는 이야기66 아들의 방문 미시간에 사는 아들이 방문했습니다. 항암하는 엄마를 위로하고 격려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며느리도 마침 이직중간에 쉬는때라 올 수도 있었지만 자기를 챙기느라 시어머니가 마음쓸까봐 오지 않았습니다. 며느리의 마음이 고맙습니다. 저녁이면 조용한 집이 아들과 아내의 조잘거리는 대화로 꽉 채워집니다. 의외로 아들은 성정이 엄마를 많이 닮아서 말도 많고 섬세합니다. 마침 아내의 종양의사와의 약속도 잡혀 있어서 아들도 동행해서 의사를 만나도 대화해서 좋았다고 합니다. 그저 대화하고 짜장면 먹고 설렁탕 먹고하는 일상이지만 그것자체가 행복입니다. 늘 나를 붙잡고 산책을 하던 아내가 젊은 남자가 더 든든한지 그리로 곧바로 갈아타네요.^^ 2025. 3. 15. 서재 우리 교회는 교회 건물을 렌트하지 않고 커뮤니티 센터를 대여해서 사용한다. 시간단위로.. 그러니 교회사무실이 없다. 교회 초창기에 공유 오피스를 얻어 드릴까 하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오고 가는 길이 귀찮고 비용에 비해 그리 유용한 것도 아니라서 거절했다. 교회에 목사의 사무실을 가지고 거기에 자신의 모든 책들을 두고 보는 목회자가 부럽다. 렌트비가 비싼 이 지역에 살다보니 2 베드룸의 방 하나를 서재처럼 사용하지만 그래도 모든 책을 다 가지고 있을 수는 없어서 많은 책들, 아마도 약 600권은 될 성 싶다, 을 팔았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 열심히 인용문구들을 정리해서 보관하지만 어떤 때는 조금 아쉽다. 하지만 이렇게 점점 책도 슬림하게 줄여나가야만 나중에 낭패보지 않겠지. 지금 돌아보면 어릴 때 막연한 꿈.. 2025. 3. 14. 구름낮은 날 오랜만에 아내와 랜초를 찾았습니다. 바쁜 스케줄에, 겨울비가 오기도 해서 한 주를 걸렀습니다. 바닥이 약간 축축하기는 하지만 캘리포니아의 겨울답게 먼지는 전혀 없고 공기를 더할 나위없이 상쾌합니다. 야생 칠면조와 사슴들이 뛰노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그리 높지 않은 산인데도 조금 오르니 오전의 안개가 발아래로 휘감아 돕니다. 아내와 산책하는 2시간 남짓은 오롯이 대화에만 집중하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늘 목적지로 삼는 정상(?)에 올라 바나나와 팥죽 봉지를 나눠 먹고 내려옵니다. 감사한 하루입니다. 다음 주는 연말휴가로 엘에이에 다녀오니 새해가 되어야 다시 찾게 될 것 같습니다. 2024. 12. 21. 시편 140편과 탄핵 한 주동안 일상의 일들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기도가운데 조국을 생각하였고 공의가 바로 서기를 바랬다. 지난 밤에 마음졸이며 늦도록 결과를 기다리다가 탄핵투표의 결과를 보고 잠이 들었다. 오늘 아침묵상에 주신 말씀, 더할나위없이 적절하고 위로와 용기가 되는 말씀이다. 갈 길이 남아 있지만 불의한 자들이 그 불의함으로 심판받기를 바랄 뿐이다. ---------------------------------------------------------------140:1 여호와여 악인에게서 나를 건지시며 포악한 자에게서 나를 보전하소서 140:2 그들이 마음속으로 악을 꾀하고 싸우기 위하여 매일 모이오며 140:3 뱀 같이 그 혀를 날카롭게 하니 그 입술 아래에는 독사의 독이 있나이다 (셀라)140:4 여호와여 .. 2024. 12. 15. 괜찮지 않지만 괜찮은 아내의 상태로 괜찮지 않았습니다. 순간순간 울컥하는 마음을 어쩌지 못합니다. 하지만 기도합니다, 말씀을 읽습니다. '내 영혼을 소생시키시고 자기 이름을 위하여 의의 길로 인도하시는' 그 분을 신뢰합니다. 그래서 괜찮지 않지만 괜찮습니다. 내일부터는 완전히 새로운 항암제로 치료를 시작합니다. 최선을 다해보자고 아내와 기도하고 다시 이 싸움을 계속하려 합니다. 2024. 12. 9. 마음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를 추수감사절 연휴에 시작하여 꾸역꾸역 끝냈습니다. '꾸역꾸역'이라 함은 그 책이 주는 무게와 감정이 전달되어서이기도 했고 또 제 마음이 그 감정들을 받아들이기에는 심란했기 때문입니다. 다시 한 주가 시작되고 마음에 대하여 생각합니다. '무릇 지킬만한 것보다 네 마음을 지키라', '내 마음이 확정되었사오니', '사방으로 우겨쌈을 당하는 것같은 마음이라도 하늘을 바라 봅니다', '마음이 상한 자를 돌보시는 주님' 이런 구절들이 눈에 들어오며 차분해지는 마음을 경험합니다. 그 마음을 잃지 않도록 기도의 자리로 나아갑니다. 그래야 그나마 버틸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24. 12. 4. 이전 1 2 3 4 5 ··· 1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