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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히 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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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리지 털어내기 20여년간 묵혀있는 아내의 *한항공의 마일리지가 다음 달이면 소멸된다. 만 마일이 조금 넘는 정도이라 겨우 제주도 왕복티켓이 나오지만 갈 수가 없는 형편이니 어떻게 쓸까 알아보니 이마트나 교보문고에서 바우쳐를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이 바우처의 사용이 별로이다. 소비자의 천국이라는 미국에서는 가령 만 마일=100불의 바우쳐를 받는다면 그것이 사용가능한 스토어에서 100불의 현금가치로 쓸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은 조금 다르다. 매번 만원의 바우처를 1200이나 1400마일마다 발행해 주는데 이마트에서는 7만원이상을 사야 만원짜리 바우처를 사용할 수 있다. 즉, 10만원어치의 바우처를 이마트에서 다 사용하려면 내 돈 70만원을 써야하는거다. 그래서 교보문고로 가니 한번의 구매(기프트등의 아이템에는 적용안됨...
반가운 만남 2 주말에 몇 사람이 아내의 문병을 왔다. 한 커플은 우리와 함께 신앙생활을 하다가 한국으로 귀국한 이고 다른 이는 오랜동안 궁금했으나 어디 사는지 외에는 그 자세한 소식을 모르던 지인이었다. 그는 지금은 북유럽에 살고 있고, 그래서 그 곳에서의 단조롭지만 나름 애쓰며 살아가는 삶에 대하여 나누었다. 요리를 하고 사진을 찍고, 한국문화에 관심을 가진 이들과 모임도 갖는다고 했다. 그러고 보니 소설도 열심히 읽는다고. 그런 그의 삶이 반가웠다. 미국에서의 삶, 사람들과 인연들을 잠시 이야기하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갔다. 그가 건넨 책은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란 책이었다. 많은 이들이 한번쯤은 크리스마스 카드에서 그녀의 그림을 보았을법한, 잘 알려진 애나 모지스 할머니의 인생이야기를 담담히 써내려간..
새 성경, 새롭게 된 성경 아내는 성경읽기를 좋아하는데 특히나 구약을 참 사랑한다. 구약읽기는 메시지가 참 좋다. 메시지 성경을 좋아하는 아내를 위해 큰 글자로 된 성경을 선물하니 참 좋아한다. 내 성경은 10년이 되었다. 교회를 개척하며 우리 교회는 새번역본으로 통일했는데 그 성경이 10년이 되니 겉표지가 헤어진다. 한국에는 이런 성경겉표지를 바꿔주는 곳들도 있다. 큰 맘먹고 가죽으로 바꿨는데 아주 마음에 든다. 비용은 3만원정도하는데 새로운 성경을 구입해도 이 가격이다. 이전 성경에서 "새번역 성경"이라 씌여진 부분은 헤어지지가 않아서 잘라서 붙여주는 센스를 발휘해 주었다. 이 성경으로 앞으로 10년을 더 사역하면 목회에서는 은퇴다. 그때까지 함께 잘 가보자꾸나.
반가운 만남 이번 한국체류에 도움을 주신 김태정 목사님과 목사님의 아주 오랜 친구이신 이일형 장로님을 뵈었다. 장로님과 처음 만난 것이 2004년 NC gpKOSTA였다. 그후로 라스베가스, 오클라호마, 플로리다 등등 여러 지역 리더쉽 수양회를 같이 섬겼다. 그때 장로님이 40대의 팔팔한(?) 나이셨고 나도 30대였는데........ 그 분의 제자도와 성경묵상을 향한 열정을 옆에서 보며 큰 배움과 도전이 있었던 시간들이었다. 그 후, 장로님은 한국으로, 나는 교회개척으로 뵐 기회가 없었는데 팬데믹 기간동안 우리 교회가 줌으로 가졌던 신앙강좌에서 '돈과 그리스도인'에 대하여 강의해 주셨고 이젠 공직에서 물러나셨지만 여전히 강의등으로 바쁘시다. 광화문에서 만나 더할나위없는 가을 날씨아래 광화문을 걷다가 앞으로는 경복궁,..
좋은 형님들과 동역자 아내가 2차 항암을 받기 위해 입원하고 하루 여유가 있어 지인들을 만나 뵈었다. 가장 먼저 뵐 분은 김경수 간사님. 이젠 안수도 받으셨고 단체의 대표시지만 나에게는 늘 처음 뵙던 때의 호칭인 간사님이다. 한국왔다는 전화를 드리니 시간이 맞아 서재석 대표님도 함게 뵙기로.. 서대표님 역시 young 2080 출판부 대표를 하시던 시절에 만났으니 호칭은 대표님이시다. 한 분은 여전히 활발히 사역중이시고, 다른 한 분은 은퇴하셨으나 그간의 경험으로 말씀 묵상 사역을 돕고 계신다. 공익경영센터가 있는 낙원상가 주변의 삼계탕(돌아가신 송해 선생의 단골집이라고)으로 점심을 하고 찻집으로 자리를 옮겨 교회, 사역, 건강...등의 주제로 대화를 나누고 일이 있으신 김경수 간사님은 사무실로 복귀하시고 이후로도 핫플인 익..
한 순간에 확~~ 무너진다 유전적인 요인에, 팬데믹에 집에 갇혀있는 바람에 확찐자가 되어 찾아온 것이 당뇨였다. 작년 봄에 주치의로부터 당뇨판정을 받고 지난 1년반동안 노력을 해서 이제는 약을 끊어도 될 정도로 칭찬받는 '당회원'이었다. 한국에 오려던 준비를 하던 주일, 한 형제가 나를 조용히 부르더니 '목사님, 제가 몸에 붙여서 실시간으로 당을 재는 패치를 3개 샀는데 저와 **, 그리고 목사님이랑 세 명이 붙이고 관리하면 어때요?'라고 하기에 한국다녀와서 하자고 했다. 그만큼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의 맛집들을 너무 얕잡아 보았나 보다. 당치수를 재는 도구를 가져와서 아침마다 혈당을 체크하는데 지난 1년반동안 보지 못한 숫자들이 나온다. 당관리는 아침마다 뜨는 숫자만큼 경각심을 주는게 없는데 놀라면서도 먹거리에 손이 가고..
미로슬라브 볼프 저명한 신학자인 볼프가 이 지역에서 대중강연을 했는데 그전에 점심시간에 지역 목회자들을 위한 시간을 따로 가졌다. '믿음과 일'에 관한 주제였는데 사실 볼프뿐 아니라 이런 류의 강연이 대개 저자의 책들에 있는 내용들을 요약하여 말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이런 대면 강연에 참석하는 이유는 그 자리에서 오가는 대화들에서 얻는 통찰때문인데 이번 볼프의 강연 역시 기대한 대로였다. 나름 열심히 노트를 적었는데 설교나 가르침에 반영이 될 거 같다. 흔히 저자가 곁다리로 이야기하는 것들이 등장할 때 흥미를 더하는데 볼프 역시 그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좋아하는 듯 싶었다. 그 유명한 존 스토트의 [현대사회의 문제와 그리스도인의 책임]에서 자신이 믿음과 일에 관한 배움을 얻은 것을 이야기하던 중에 튀빙겐에서 ..
밥상 내가 섬기는 교회는 목회자 부부인 우리가 가장 나이가 많다. 교회의 어른 장로님이나 권사님이 계시지 않는다. 기도해 주시고 지혜를 나눠 주시며 묵묵히 섬겨 주시는 어른들이 계시면 좋겠다 싶은 생각을 하지만 모든 것이 자연스러워야 하니 고집부리거나 무리할 일은 아니다. 잠시 들른 교우의 집에 장로님과 권사님이 와 계신다. 차를 나누며 교회, 신학, 노년, 자녀들... 온갖 이야기를 나누니 시간이 훌쩍이다. 다른 약속이 있어 일어서는데 혼자 있다고 이것저것 챙겨주시는 권사님의 손길이 정성스럽고 감사하다. 저녁에는 또다른 가정을 방문했다. 늘 미국에 오시면 따로 시간을 내서 만나뵐 만큼 가까운 권사님이신데 자매의 어머님이시다. 분란을 겪는 한국의 모교회 이야기, 미국교회에서 목회하는 큰 사위 이야기, 건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