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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 교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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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교인들 작년 늦은 여름부터 시작된 교회의 비저닝 모임은 가을이 지나도록 계속 되었다. 그 사이에 아내가 먼저, 그리고 나도 이어서 한국으로 아내의 병간호를 위해 떠났다. 12월말에야 돌아왔는데 교우들이 교회를 잘 지켜주었을 뿐더러 타운홀, 리더쉽 미팅을 가지면서 10년을 지나 11년째로 접어드는 교회의 모습을 그려보고 있었다. 중간중간 이런 과정에 있다는 것을 알려 주었고 내가 돌아온 후 1월에 다시 타운홀 미팅을 가졌는데 우리가 바라는 다음 단계의 교회의 모습을 더할나위없이 만들어 주었다. 더 중요한 것은 그것을 실천하는 것인데 우리 교우들은 정말로 내성적인 사람이 많지만 그럼에도 자기가 맡은 일에 성실한 사람들이다. 그것이 비저닝 모임에도 영향을 준것일까? 말로만 그쳐서는 안되고 내가 섬겨야겠다는 생각들을..
소소한 도서관 지난 가을 내가 속해있던 소그룹에서 무언가 커뮤니티를 위하는 & 아웃리치하는 차원에서 시작한 것이 '소소한 도서관'이었다. 이 지역에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고 알려진 한국학교가 있는데(주로 주말에 한글을 가르치는) 그 곳에 작은 도서관을 마련한 것이다. 도서관이라야 별 것 없이 그저 각자가 가지고 있는 책들을 기증하여 빌려갈 수 있도록 한 구멍가게 수준이지만 나름 QR코드와 입출력 시스템을 마련하여 지난 가을이후로 지금까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가을에 한국에 있느라 가보질 못했는데 돌아와서 1-2월에 한 두번, 그리고 오늘 방문했다. 그동안은 소그룹에 속해있던 교우들이 돌아가며 자원봉사를 하다가 지역의 북클럽에 계신 분들과 연결되어 그쪽에서도 자원봉사를 나오신다. 교회의 한 형제가 이런 책을 통한..
의존과 신뢰 믿음의 사람이 된다는 의미가 곧 옳은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 회복을 추구하는 공동체의 일원이 되는 것(다시, 성경으로, 71) 아이가 엄마를 한참동안 보지 못해서 어제 여기에 올 계획이었는데 코로나에 걸리는 바람에 오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얼마나 서운해 하는지요. 오늘은 아내와 아들이 한 시간도 넘게 통화를 하며 뭐가 좋은지 둘이 전화너머로 웃어 댑니다. 이제 28살이고 결혼도 한 녀석인데 저렇게 엄마를 좋아하고 심지어 의존적이면 어떻하나?하는 걱정이 살짝 들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더 독립적인 사람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독립적'이 된다는 것은 이 시대가 젊은이들에게 요구하는 기대입니다. 한 사람이 독립적이 된다는 것은 옳은 생각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옳다고해서 늘 ..
마무리와 시작 지난 가을이후로 계속되었던 교회 비저닝과 그 팔로우업들이 마무리가 되어가고 있다. 교우들이 솔선수범하여 모임을 주도하고 세심하게 이끌어 나갔다. 여러차례의 리더쉽 모임, 전체교우들과 함께하는 타운홀 미팅이후에 교회는 다양한 사역팀을 시작하고 교우들이 자원하였다. 오늘 한 교우가 '제가 다음 달부터는 해 보려구요'하는 그 한 마디가 얼마나 힘이 되었는지 모른다. 예배후에 일단의 교우들은 예배팀으로, 날이 좋아 한 무리는 친교로, 또 어떤 가족들은 샌프란시스코로,.... 나는 '수건과 대야'라고 하는 운영위원회 모임에 참석했다. 그간의 일들에 대하여 감사하고 또 4월 중순이후로는 새로운 주중의 성경공부들을 시작해 보려 한다. 워낙 신실하고 실력있는 교우들이 많고 그들이 하는 성경공부며, 책 모임등을 지지해 ..
힘빼고 하는 설교 이 교회의 개척목사로 섬긴지 11년째이다. 여전히 설교는 힘들고 어려운 일이다. 돌아보면 늘 설교때마다 힘이 들어갔다. 준비한 설교를 잘 전달하는 일도 어려웠다. 그래서 내가 전하려고 했던 것이 제대로 전달되었는지 스스로 의구심이 들때도 있었다. 10년이 지나 그저 편안히, 긴장하지 말고, 하지만 담담히 말하려는 바를 전하고자 조금(?) 마음 먹었을 뿐인데 한결 설교시간이 편해졌다. 내 설교의 변천사를 스스로 세심하게 관찰하려 한다. 어떻게 변해왔고, 또 어떻게 되어져 가는지 말이다. 이제 10년이면 사역을 마무리한다. 그 사역의 많은 부분이 설교이다. 그러니 설교를 빼놓고는 사역을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되, 배움과 변화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하는데 배움은 여전하되, 변화는 더디다.
수요 기도회 교회가 시작되고 1년후쯤 시작된 수요 기도회. 처음에는 교우의 회사 사무실(정확히는 회의실)에서 조용히 기도하는 모임이었다. 형식도 없고, 찬양도 없고, 말씀나눔도 없이 기도가 주목적이었다. 기도회전에 다른 교우의 회사 식당에서 함께 저녁을 먹고 기도회에 참석하는 소소한 재미도 있었다. 그러다가 동네의 교회를 빌려 수요일마다 모인다. 형제, 자매 각각 2-3명이 참석하여 조용히 기도하고 돌아가던 모임. 팬데믹때는 모일 수 없어 내가 먼저 온라인에서 모이자고 제안하여 온라인 기도회로. 그리고 팬데믹이 잦아들고 기도에 부담을 갖던 형제가 찬양을 인도하고 기도모임을 인도하기를 자청하여 또 1년 넘게 지속되던 모임. 그 형제 가족이 교회를 떠나고.. 다시 내가 인도한다. 한 주간의 말씀 묵상가운데 은혜로웠던 묵..
BSK 연합모임 주말에 BSK라고 하는 성경공부 모임의 정기 연합모임에 참석했다. BSK는 Bible Study in Korea라고 알고 있는데 원래는 약 25년전에 워싱턴 D.C에서 일하시던 이일형 장로님이 시작하신 성경공부 모임인 KBS(Korean Bible Study)가 전신이다. KBS를 통하여 인생이 바뀌고 믿음의 성장을 이룬 사람들을 많이 목격했다. 그들중에 한국으로 귀국한 사람들이 중심이 되어 서울의 곳곳에서 소그룹으로 성경공부를 한다. 간사라고 불리는 형제, 자매들의 헌신으로 여전히 풍성한 성경공부를 하고 있는데 교회밖의 '평'신도가 인도하는 모임이라면 이단시비가 붙는 한국교계의 상황을 고려하자면 더더욱이 어려움이 크다는 것이 대화에서 느껴졌다. 코로나를 지난 후 이렇게 다시 연합모임을 가지기 시작한 것..
교회 자랑질 한국에 나온지 두 달이 되어간다. 원래 한달의 일정으로 나왔는데 중간에 교회에서 연락이 왔다. '제발 오시지 말고 사모님 곁에서 간병하라고..' 아내도 나를 필요로 해서 그렇게 하기로 하였다. 두 달동안 두 어번 비디오로 설교를 보내준 것을 제외하고는 교우들이 돌아가며 설교를 한다. 수준높고 은혜롭다. 연말을 맞아 늘 하던 나눔의 행사들, 사역들도 잘 해 나간다. 목사가 없으면 당장이라도 교회가 큰 일날 것 같지만 우리 교회는 그럴 일은 전혀 없다. 우리는 누구나 만나고 헤어진다. 교우들과도 마찬가지이다. 나도 언젠가는 이들과 헤어질 것이다. 그러나 내 인생가운데서 이런 교회와 사람들을 만난 것은 결코 잊을 수 없는 일이다. 또 연락이 왔다. 더 있으란다. 하지만 염치가 있지, 돌아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