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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 교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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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유혹 교회 초창기부터 2세들을 위하여 짧은 설교를 준비해서 전한다. 물론 영어로.. 이제 아이들이 커가니 내용과 표현에서 더 고심을 하게 된다. 단순한 번역 AI로는 DeepL이 최고다. 이전에 했던 아이들 설교를 DeepL에 넣고 양방향으로 번역을 해 보았다. 정말 탁월하다. 그러니 한국말로 설교를 쓰고 영어로 옮기고 싶은 유혹이 살짝 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old-fashion style로 스스로 끙끙대며 매주 짧은 영어 설교를 준비하고 있다.(여담이지만 그냥 사무적인 이메일이나 공문서 등에는 DeepL을 적극 활용하시라) 돈을 내고 구독하는 뉴스레터가 있다. 몇 가지 분야에 전문화된 뉴스레터인데 내용이 좋다. 거기서 뉴욕 타임즈의 에즈라 클라인의 인공지능에 관한 글을 옮겨 실었다. 무지무지무지 유용한 글..
고호의 편지 "보다시피 네 편지는 잘 받았어. 정말 고맙다.. 특히 동봉된 100프랑 지폐, 고마워.... 다만 내 발목을 잡았던 건, 캔버스와 월세였어. 전에도 언급했다시피 타세 상점의 캔버스가 야외 작업에서 마음에 안드는 점이 너무 많아. 앞으로는 일반용을 써야겠기에, 틀까지 포함해서 캔퍼스 천을 50프랑어치를 샀어. 큰 크기가 내 작업에 잘 어울려." - 빈센트 반 고호, 1888년 6월 15일과 16일 고호는 형이고 테오는 고호의 4살 아래 동생입니다. 그들은 생전에 약 600통이 넘는 편지를 서로 나누었습니다. 고호가 죽고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테오도 지병인 심장병으로 사망했습니다. 지금 그 둘은 오베르 쉬아즈에 나란히 묻혀 있습니다. 고호와 테오는 단순한 형제사이 이상이었습니다. 여러모로 괴팍하고 힘들었던..
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 한국에 육아를 목적으로 나간 교우 가정가운데 형제만 들어와서 짐정리를 하고 있다. 그 와중에 연락을 주어 커피 한 잔을 앞에 놓고 만났다. 부모됨, 육아, 한국생활, 30대(그리고 40, 50대 남자들)남자의 인생, 변화가능성(50이 넘으면 로고스의 측면은 바꾸기 힘들지만 자신이 정말로 사랑하는 것들, 예를 들어 자녀, 배우자.., 과의 관계가 망가지는 것을 목격하면 에토스, 파토스의 영역은 바뀔 수 있음을 나누었다), DeepL, AI 설교, 교회의 미래, 직장생활, 교회의 2세 사역, 설교와 성찬, 그리고 그 두가지를 가로지르는 성육신의 의미, 베이지역에서의 청빈의 의미(많은 이들에게는 그것은 공유와 선물의 모습이 될 거라고 했다)까지 폭풍대화를 나누고 헤어졌다. 부디 태평양을 오가는 인생여정가운데 ..
순종 베네딕토 수도회가 가르치는 침묵, 환대, 청빈, 순종의 네 가지 가치들가운데 침묵, 환대, 청빈은 굳이 공동체가 없어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이다. 하지만 순종은 그렇지 않다. 베네딕토 수도회는 수도원장에게의 순종을 하나님께로의 순종이라고 가르치지만 그 순종의 진정한 의미는 자신의 영적 교만함을 잠재우는 덕목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순종은 순종을 할 구체적인 대상이 없다면 결코 배울 수 없는 것이다. 심지어 순종을 하면 그 안에 침묵해야 할 때, 환대해야 할 때, 청빈해야 할 경우를 자연스레 몸에 익히게 된다.
마치고, 시작하고.. 교우들 6명과 함께했던 한달간의 시편묵상을 마쳤다. 형제들이 참여하여 나름 적극적으로 묵상을 나누었던 것이 인상적이고 좋았다. 다음 주부터는 2명의 자매들과 요나서 성경공부를 시작한다. 주일에 계시록의 일곱 교회 시리즈를 나누고 있는 중인데 그 다음 주제가 아웃리치이다. 요나서 성경공부가 어떤 도움과 자극을 줄런지 두고 볼 일이다. 다음 주면 우리 교인들+미국/한국의 형제자매들과 함께 했던 책읽기를 마친다. [수도회, 길을 묻다] 여러가지 통찰을 던져준 좋은 책이었다. 9월이면 새로운 소그룹이 시작한다. 이번에는 모임을 이끌지 않고 한 모임에 참석한다. 내가 선택한 모임은 [교회 너머의 교회]를 함께 읽고 나누고 가능하면 주변으로 나가 아웃리치를 시도해 보는 모임이다. 그렇게 가을이 성큼 다가왔고 그 와..
[박영선을 통과해야 유진 피터슨에 이른다] 거의 30년전쯤에 Th.M에 유학오신 목사님이 토요일마다 성경공부를 인도하셨는데 집에서 멀지 않아서 그 모임에 참석한 적이 있다. 기억하기로 그 분이 남포교회의 부목사이셨던 거 같다. 그 분을 통하여 박영선 목사님의 성함을 처음 들었다. 그 후로 많이들 아는 목사님의 책들을 읽으며 은혜와 깨달음을 얻었다. 박영선 목사님은 한국교회가 다시는 갖기 힘들만큼 독특한 설교자이시고 목회자이신 것 같다. 간접적으로 듣기로는 젊은 시절보다 나이가 드시면서 훨씬 더 부드러워지셨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박영선 목사님이 유진 피터슨의 어느 책에 대한 서평/추천에서 극찬하신 것을 본 적이 있다. 두 분의 생각과 목회를 참 좋아하는 나로서 그 말씀이 무슨 뜻인지 알 것 같다. 두 분은 각자의 방식으로, 목회의 현장에서 일..
젖은 빨래를 비틀듯이 최종원 교수님의 [수도회, 길을 묻다]라는 책을 가지고 북클럽을 하고 있다. 미국전역과 한국에서도 들어오는데 10명정도 되나? 다만 사정들이 있어 매주 6-7명정도가 꾸준히 참석한다. 교회의 형제가운데 이 북클럽에 특별한 애정을 지닌 형제가 인도하는데 책이 관심이 있어 나도 참여하고 있다. 수도회의 시작부터 각기 다른 수도회의 시작과 흥망은 그 시대의 산물임을 책을 통하여 배우고 있다. 결국 본래의 취지에서 벗어나서 제도화되고 부유하게 되며 완고한 성격을 갖게되는 수도회들은 역사의 뒷길로 사라진다. 수도회의 흥망을 읽다보면 아무래도 지금의 개신교와 교회에 대한 이야기들과 연결하여 대화가 이어지게 된다. 모든, 성공한(?), 그리고 건강한 개혁의 시작은 수도회(원)이건, 교회이건 그 구성원들의 충분한 대화..
10년마다 주시는 은혜 2013년에 이 곳에 교회를 개척하기 위해 올 때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를 경험했다. 그것은 마치 까마귀를 통하여 먹이시는 하나님의 공급하심같은 것이었는데 그런 일들을 통하여 하나님이 우리의 결정(교회개척)을 기뻐하신다는 확신을 가졌다. 10년이 지났다. 닭을 10년을 튀기면 통닭에 대하여 전문가가 되는데 목회는 여전히 어렵다. 그런데 그것과 상관없이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와 깨달음이 있었다. 그것은 내가 누구인가를 알게 하시고, 변화시켜 주신 은혜다. 10년전처럼 강렬한 간증은 아닐지 몰라도, 잔잔하게 임한 하나님의 은혜로 다시 힘을 얻는다. 10년마다 반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