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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178

산티아고, 포르투갈길에 관한 책 지사 근무로 젊은 시절에 살았던 포르투갈에서 14살의 딸을 교통사고로 잃고 다시 그 곳을 찾아 간다는 건 어떤 마음일까? 결코 그 마음을 헤아릴 수 없다. 이제는 나이가 먹어 다시는 아이를 추억하며 포르투갈에 올 수 없다는 마음으로 저자의 부부는 포르투갈을 찾고 추모예배후에 산티아고까지의 길을 걷는다. 그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어볼 의미가 있었다. 모든 산티아고 기행문이 그렇듯 누구나 자기의 이야기, 자기의 목소리를 들려줄 뿐이다. 하나로 묶어지는 그런 산티아고는 없다. 많이들 찾지 않는 포르투갈길이어서 궁금했고 길 자체에 대한 의문이 많이 풀렸다. 몇 년전 아내와 포르투를 갔을 때 유유자적하며 포르투 시내를 걷던 중 대성당에 들렀다. 그곳에서 만난 산티아고 순례길을 상징하는 노란 조가비. 오랜 친구를 만.. 2025. 4. 2.
이처럼 사소한 것들 안식하는 월요일 한나절에 끝내기 적당한 분량이라 읽었다. 처음 시작부터 계속해서 드는 생각은 '이 책 뭐지?' 중간까지는 '스토너'와 중첩이 되었다. 인간의 삶, 아니 일상이란 어떤 것일까? "늘 이렇지, 펄롱은 생각했다. 언제나 쉼 없이 자동으로 다음 단계로, 다음 해야 할 일로 넘어갔다. 멈춰서 생각하고 돌아볼 시간이 있다면, 삶이 어떨까, 펄롱은 생각했다. 삶이 달라질까 아니면 그래도 마찬가지일까-- 아니면 그저 일상이 엉망진창 흐트러지고 말까?..... 내일이 저물 때도 생각이 비슷하게 흘러가면서 또다시 다음 날 일에 골몰하리란 걸 펄롱은 알았다." 딸들에 대한 기대와 걱정, 아내와의 소소한 사랑과 갈등, 일속에서 겪는 기쁨들, 걱정들. 나의 일상이나 주변의 일상들이 이것과 뭐 그리 다르겠나 싶으.. 2025. 3. 11.
A Little Handbook for Preachers - Mary Hulst 아이가 칼빈 대학교에 입학하던 날, 신입생과 부모들이 함께 예배를 드렸다. 학교의 교목이 설교를 하는데 얼마나 은혜로운 설교를 하는지 설교자인 내 자신도 정말로 감동적이었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이런 설교를 4년 내내 채플에서 들을 수 있는 내 아들은 복되다!!' 그런 기대는 꼭 부모의 바램대로는 되지 않는 거 같다.^^ 나중에 들으니 교목인 Mary Hulst는 이미 꽤 유명한 설교자라고 알려진 분이었다. 그녀가 쓴 [A Little Handbook for Preachers]라는 책을 아주 조금씩 읽었다. 10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데 아주 편하고 적절한 설명과 예화로, 논리로 각각의 챕터가 다루는 설교의 스타일들을 풀어나가는데 무척 유익하다. 가장 익숙한 회중들인데도 아직도 설교도중에 내 두 손을.. 2025. 3. 11.
나는 점점 보이지 않습니다 저자는 망막색소변성증이라는, 점점 시력을 잃게 되어, 결국은 실명하게 되는 병을 앓고 있다. 그는 결혼을 했고 귀여운 아이가 있다. 우연치않게 시작한 책이었는데, 그리고 잠자리전에 편히 읽자고 집어들었는데 읽는내내 힘들었다. 시력을 잃어간다는 것(갑작스럽게, 혹은 천천히), 그 상실과 여전히 '한가지'만을 잃어 버렸기에 살아가야 할 인생이 있다는 것, 길을 찾고 문을 열고 요리를 하고, 심지어 목공까지.. 그것이 상실, 장애인지, 아님 그저 하나의 '불편함'인지 계속 질문을 던진다. 개인의 이야기를 넘어 이것은 다른 약함을 가진 이들의 저항의 역사를 보여주고, 연대를 말하며 세심한 배려를 요청한다. 동시에 인간적인 '욕구'를 가감없이 털어놓고 결국에는 반드시 지게 될 싸움이라는 현실과 그 현실에서 자기 .. 2025. 3. 4.
나는 세계와 맞지 않지만 시인, 진은영이란 분이 쓴 산문집이다. 그가 책을 통하여 만난 시인, 소설가, 비평가, 철학자..들의 사상과 이야기들, 경험들에서 건져올린 지혜들이다. 저자는 책읽기에 대하여 이렇게 말한다. "독서란 위대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기 위해서 하는 것." 책이 없었다면 어떻게 살았을까, 어떤 인간이 되었을까를 상상해 보면 끔찍하다. 그래서 책(들)에게 고맙다. 이름을 처음 들어보는 작가들이 많다. 그래서 새로운 세상, 경험을 접할 수 있어 참 좋았다. 저자가 좋아한다는 폴란드 시인, 즈비그니에프 베르베르트의 [생애]란 시가 이 책이 우리에게 주는 많은 것을 짧지만, 강하게 보여준다. 어떻게 아내에게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할 수 있을까나의 모든 힘은긴장하고 있었노라고 어리석은 짓 하지 않고 꼬임에 속지 .. 2025. 2. 16.
나라 권력 영광 2016년 트럼프의 미국대통령 당선은 충격이었다. 그리고 2024년에 다시.. 늘 미국의 백인 복음주의자들이 그를 왜 지지하는지가 궁금했다. 그들의 속마음이 말이다. 저자인 팀 앨버타는 [애틀란틱]의 기자이고 미시간에서 오랜동안 목회했던 목사의 아들이다. 소위 복음주의자이다. 그의 취재의 결과가 [나라, 권력, 영광]이다. 미국 자체를 숭배하는 기독교 민족주의, 그리고 자신들이 '포위되었다'는 두려움, 그것은 기만과 미혹으로 복음주의자들을 이끈다. 그 생생한 속살과 같은 이야기는 충격적이다. 우리는 고작해야 제리 팔웰과 리버티 대학교, 러셀 무어, 그리고 조금 더 관심있는 사람은 에릭 메텍서스 정도를 알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챨리 커크, 데이빗 프렌치, 줄리 로이스, 레이첼 델홀랜더, 그외에도 여러 .. 2025. 1.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