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히 사는 이야기65 긴 싸움 오늘 의사와 비디오 콜을 하는데 아내가 지금 받고있는 면역+표적 항암은 몇 번(6번을 예상했는데)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1년은 지속된다는 것이었다. 의외의 말이기는 했으나 그렇다고 그리 놀라지는 않았다. 그렇게 해서라도 치유될 수 있다면 말이다. 이제 남은 것은 열심히 기도하고 운동하며 일상을 사는 것이다. 그 가운데 부작용없이 지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오늘 시편 113편을 묵상하며 '해뜨는데부터 해지는데까지 주님을 찬양한다'는 구절을 읽으며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해가 뜨고 지는 것, 그것은 우리의 일상과 순간 모두를 포함하는데 돌아보니 아내의 발병과 치료과정에서 하나님이 그러하셨다는 것을 다시 깨달았다. 2024. 10. 3. Life Fitness 아파트에 작게나마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걷는 것을 좋아하기에 주로 트레드 밀에서 운동합니다. Life Fitness라는 브랜드를 달고 있는 제품입니다. Life를 Fit하다.. Fit하다는 잘 들어맞는다, 또 요즘에는 보기에 좋다라고 일상용어에서 사용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눈의 초점을 Life Fitness에 맞추고 걸으면 그 문구가 흔들리지 않고, 초점이 흐려지면 글씨도 흔들립니다. 트레드 밀을 평평하게 하고 걷건, 혹은 경사지게 조정하고 걷건 중요한 것은 초점이 흐려지지 않는 것입니다. 인생의 여정, 하나님과 동행한다고 하는 신앙의 길도 같습니다. 영혼의 눈이 흔들리거나 흐려지지 않고 한 방향에 초점을 맞추었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그런 마음입니다. 2024. 8. 27. 메릴랜드의 인연 메릴랜드에 4년을 사는동안 가장 가깝게 지낸 부부는 김성모/아영 부부입니다. 이미 그전에도 코스타사역으로 알고 지냈지만 한 건물에서 일하며 함께 사역을 고민하고 가족이 모여 삼겹살을 구워먹고 힘들고 피곤한 일이 있을 때마다 부부끼리 모여 웃고 대화하며 삶을 나누는 관계로 살았습니다. 메릴랜드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가족입니다. 12년전에 교회를 개척하러 떠난 후로는 서로 기회가 없어 만날 수 없었습니다. 오랜만에 김성모 목사를 만났습니다. 아영 사모님과 함께 볼 수 없어 아쉬웠지만 아이들, 주변 사람들, 사역 이야기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아침을 보냈습니다. 지금은 빌립보 교회에서 시작한 [만나며, 사랑하며], 줄여서 '만사 제자훈련'을 가르치고 전하는 일에 헌신하며 살아갑니다. 다음 번에는 예전처.. 2024. 8. 24. 한 몸을 이루어 살아가는... 아내의 수술이후로 더더욱 이 시간들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에 대하여 아내와 대화를 많이 나누고 있습니다. 한 사건, 한 순간에 머물지 말고 작년의 암발병에서부터 지금까지 중요한 순간들마다 하나님의 도우심의 손길에 대하여 나눕니다.그렇습니다. 축복이 아니라 고난이, 질병이 우리를 단단하게 하고 하나님을 향한 신뢰와 그 분의 은혜에 의지하게 한다는 말씀은 진리입니다. 우리에게 다가오는 모든 것들조차도 담담히 받아들이며 감당할 마음과 힘주시기를 간구하였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가장 먼저 기도하기는 아무 일없기를, 수술로 끝나서 사모님을 위해서 기도한 교회 아이들의 기도가 응답되었음을 함께 기뻐하는 것입니다. 30년을 넘게 같이 살았는데 남녀가 부모를 떠나 한 몸을 이루었음을 요즘처럼 더 깊이 깨닫고 몸과 마음으.. 2024. 8. 15. 아내의 기도 수술이 끝난 후에 아내는 저에게 자신의 기도를 얘기해 주었습니다. 아내는 '어릴때부터 엄마의 사랑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살아온 내 남편이 늙어서는 아내때문에, 아내가 아파서 힘들고 어려운 인생이 되지 않도록 저의 수술이 잘되게 해 달라'고 주님께 간절히 기도했다고 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는데 마음속 깊은 곳에서 차고 올라오는 눈물과 감사가 있었습니다. 남모르는 남녀가 만나 30년을 넘게 살았습니다. 참 신비로운 일입니다. 그 신비를 더해가는 것은 서로를 향한 긍휼과 안타까움으로밖에 표현할 수 없는 사랑입니다. 며칠이 지나고도 아내의 기도가 불쑥불쑥 나의 내면으로 예고없이 찾아와 울컥하게 합니다. 아내의 간절한 기도처럼, 그렇게 건강하기를 저도 간절히 기도드릴 따름입니다. 2024. 8. 5. 지난 일주일 딱 일주일전인 수요일. 의사를 만나고 힘든 이야기들을 들었다. 그리고 오늘. 정확하게 7일이 지났고 이틀전에 수술을 했고 오늘 퇴원을 했다. 아내와 나, 모두 심란한 목요일을 보내고 주말동안 시편의 말씀들과 기도, 그리고 하나님이 평안을 주셨다. 마지막으로 시편 23편을 함께 읽으며 기도하고 수술대에 눕는 아내가 '푸른 초장에 눕는 것같으며 쉴만한 물가로 인도함을 받는 것'같은 시간이 되기를 둘이 손붙잡고 간절히 기도했다. 교우들의 릴레이 기도, 마음졸이는 4시간 50분. 그리고 수술이 잘 됐다는 의사의 말에 눈물부터 터져 나왔다. 앞으로의 시간들, 어찌 채워질지 모르나 감사하고 감사하다. 2024. 8. 1. 이전 1 2 3 4 5 6 7 ··· 1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