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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히 사는 이야기66

시민 교양의 상실 지난 30년을 미국에 살면서 느끼는 것중의 하나는 영어표현으로 말하자면 same old, same old이다. 그만큼 크게 변하지 않는 것들이 많다. 이건 좋은 점도 있고 그렇지 않은 점도 있는데 사람마다 평가가 다를 것이다. 좋은 것중의 하나는 시민교양이다. 공공예절, 약자에 대한 배려가 꽤 괜찮은 사회라고 느낄때가 많았다. 하지만..... 점점 그 시민요양이 사라지고 있음을 느낀다. 어제도 한국에서 방문한 교우와 함께 점심을 하고 바로 옆의 스타벅스 야외 테이블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지나가던 이가 누군가에게 담배를 끄라고 하는 이야기가 바로 옆에서 들렸다. 건물주위에서 no smoking이라는 표지판이 아주 크게 붙어있는데도 그 옆에서 버젓이 담배를 피우는 어떤 젊은이에게 중년의 남자가 표지판을 .. 2024. 5. 16.
김현회 목사님 소천 지난 주일예배를 마치고 교회에 오신 강사와 함께 시간을 보내던 중 카톡이 왔습니다."목사님 12시경 소천하심" 김현회 목사님의 사모님으로부터 온 카톡이었습니다. 이미 한주전에 오랜동안 앓아오시던 신장때문에 패혈증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하셨고 기도부탁한다고 하셔서 쾌유를 위하여 기도하였습니다. 주중에 다시 연락이 오셔서 항생제가 잘 맞아서 위험한 고비는 넘긴 것 같다고 하여 안심하던 중이었는데 소천소식을 들으니 순간 멍했습니다. 개인적인 만남들, 그 만남때마다 잔잔히 들으시고 대답하시며 명쾌하고도 겸손한 말씀을 나누어 주시던 분, 말 한 마디가 허투르지 않으시던 분. 무엇보다도 그리스도를 닮은 성품과 사랑이 넘치시던 분이었습니다. 아프시면서 목회를 그만 두시고, 멀어서 자주 뵙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목사님.. 2024. 5. 14.
이들과의 대화는 늘 자극적이었다 지난 주말에 우종학 박사가 우리 교회에 와서 포럼을 가졌다. 2001년에 코스타 간사로 조인해서 당시 종학형제, 오승형제를 만났다. 1년에 두 번만나는 간사회의가 끝나고 나면 밤을 새워가며 수많은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교회, 기독교 세계관, 책, 캠퍼스 사역등등.. 당시는 30대 초반이라 먹성도 좋을때라 '폭식조'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리고 늘 새벽이면 복나집을 나와 비행기를 타고 한번도 깨지 않고 서부까지 날아와 비행기가 활주로에 '쿵'하던 순간에 깨던 기억들이 아련하다. 그 당시 그들과 나누던 대화들이 진액이 되어 나를 만드는 활력이 되었다. 지난 주말 저녁 함께 식사하며 나누던 깊이있는 대화들이 20년도 훌쩍 넘은 그 순간의 데쟈뷰로 다가온다. 2024. 5. 11.
즐거운 대화 일의 전환기를 겪고 있어 쉬는 교우와 만나 즐거운 대화를 나누었다. 부모님, 세대간 차이, 카뮈, MZ세대, 오에 겐자부로에서 황석영과 조정래의 태백산맥, 30대의 바램과 소명, 이리저리 튀는 대화들속에 그간 잘 살아온 교우의 여정을 확인하며 앞으로도 그렇게 아름답게 살아가기를, 다만 조금은 가볍게 살아가기를 기도해 주어야 겠다. 2024. 3. 20.
두부 어릴때 두부를 좋아하지 않았다. 두부뿐 아니라 묵도 싫어했다. 아마도 그 물컹한 식감을 좋아하지 않았던 것 같다. 지금은 두부와 묵이 좋다. 어느틈에 이것들이 좋아졌는지 모르지만 지금은 이것들이 식탁에 오르면 손이 간다. 좋아하지 않던 것이 시간이 지나면 좋아진다. 그러니 좋아하지 않는 것을 너무 가까이하려 애쓰려 하지 말아야 한다. 억지로 가까이하려 하면 나도 모르게 정신깊이에 그것에 대한 거부감이 더 강하게 자리잡기 때문이다.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아쉽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 사람도 그렇지 않을까? 옳고 선하고 모두가 칭찬하지만 여전히 가까워지지 않는 거리가 있다. 지나고 보면 그 사람의 진면목을(두부처럼) 발견하게 될 날이 오려니 지금 너무 애쓰지 말아야 한다. 기다려야 한다. .. 2024. 3. 19.
물러남 정치도, 단체도, 교회도 물러나지 못하고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이들이 있다. 그리고 그 곳이 나의 도움을 필요로 하기에 어쩔 수 없이 발을 들여놓게(빼지 못하고) 되었다 말한다. 스스로 서지 못하고 여전히 도와달라 말하는 이들의 절박함과 본인의 어떤 생각이 합쳐져 그럴 것이다. 그 생각이 무엇인지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한다. 또 타이밍의 문제일뿐 언젠가 우리 모두는 조용히 사라진다. 선과 악의 구별은 아니지만 분별과 어리석음의 잣대로 나의 인생, 관계들,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 하나님이 바라시는 것, 나의 욕망, 왜곡된 의로움... 가만히 하나님앞에 서서 자신을 점검하면 내가 있어야 할 자리가 보인다. 2024. 3.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