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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히 사는 이야기

서재

by yosehiker 2025. 3. 14.

우리 교회는 교회 건물을 렌트하지 않고 커뮤니티 센터를 대여해서 사용한다. 시간단위로.. 그러니 교회사무실이 없다. 교회 초창기에 공유 오피스를 얻어 드릴까 하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오고 가는 길이 귀찮고 비용에 비해 그리 유용한 것도 아니라서 거절했다. 교회에 목사의 사무실을 가지고 거기에 자신의 모든 책들을 두고 보는 목회자가 부럽다. 렌트비가 비싼 이 지역에 살다보니 2 베드룸의 방 하나를 서재처럼 사용하지만 그래도 모든 책을 다 가지고 있을 수는 없어서 많은 책들, 아마도 약 600권은 될 성 싶다, 을 팔았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 열심히 인용문구들을 정리해서 보관하지만 어떤 때는 조금 아쉽다. 하지만 이렇게 점점 책도 슬림하게 줄여나가야만 나중에 낭패보지 않겠지. 

지금 돌아보면 어릴 때 막연한 꿈가운데 하나는 서점 주인이 되는 것이었다. 책을 많이 볼 수 있을거란 기대였겠지만 다 그렇듯이 요리사가 요리만 할 수 없고, 서점주인 역시 우아하게 책 이야기만 할 수 없다. 서점 주인은 아니지만 나이를 먹어서도 책 이야기와 그 안에 담긴 지혜를 나누고 싶은데 그러려면 내 집에 우아한 서재가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꿈은 여전히 가지고 있다. 악한 꿈은 아니니 이런 꿈은 괜찮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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