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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점점 보이지 않습니다 저자는 망막색소변성증이라는, 점점 시력을 잃게 되어, 결국은 실명하게 되는 병을 앓고 있다. 그는 결혼을 했고 귀여운 아이가 있다. 우연치않게 시작한 책이었는데, 그리고 잠자리전에 편히 읽자고 집어들었는데 읽는내내 힘들었다. 시력을 잃어간다는 것(갑작스럽게, 혹은 천천히), 그 상실과 여전히 '한가지'만을 잃어 버렸기에 살아가야 할 인생이 있다는 것, 길을 찾고 문을 열고 요리를 하고, 심지어 목공까지.. 그것이 상실, 장애인지, 아님 그저 하나의 '불편함'인지 계속 질문을 던진다. 개인의 이야기를 넘어 이것은 다른 약함을 가진 이들의 저항의 역사를 보여주고, 연대를 말하며 세심한 배려를 요청한다. 동시에 인간적인 '욕구'를 가감없이 털어놓고 결국에는 반드시 지게 될 싸움이라는 현실과 그 현실에서 자기 .. 2025. 3. 4.
실리콘 밸리와 공동체 교우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정말로 여기, 실리콘 밸리의 회사들은 업무강도가 높다. 회사로부터의 기대, 같은 팀원들로부터의 기대도 못지 않다. 그만큼 일하지 못하는 동료, 부하직원, 심지어 매니저에게도 가차없는 잣대를 들이댄다. 그러니 자신의 기준이나 기대에 못미치는 이들에 대한 평가는 살벌하다. 그 평가는 자신을 향하기도 한다. 성실하고 객관적인 이들이기에 자기 자신에게도 엄격하다. 그래서인지 성실히 일하고 기대에 부응하려 노력한다. 인간은 연약한 존재이다. 회사에서 길들여진 생각과 방식을 교회로 가져오기도 한다.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회사의 프레임을 은혜의 공동체인 교회에 들이댄다. 자신의 바램만큼 성장하지 못하는 다른 형제자매들을 견디지 못한다. 그들을 비난하고 경멸한다. 물론 마음속으로 그렇게 .. 2025. 3. 3.
나는 세계와 맞지 않지만 시인, 진은영이란 분이 쓴 산문집이다. 그가 책을 통하여 만난 시인, 소설가, 비평가, 철학자..들의 사상과 이야기들, 경험들에서 건져올린 지혜들이다. 저자는 책읽기에 대하여 이렇게 말한다. "독서란 위대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기 위해서 하는 것." 책이 없었다면 어떻게 살았을까, 어떤 인간이 되었을까를 상상해 보면 끔찍하다. 그래서 책(들)에게 고맙다. 이름을 처음 들어보는 작가들이 많다. 그래서 새로운 세상, 경험을 접할 수 있어 참 좋았다. 저자가 좋아한다는 폴란드 시인, 즈비그니에프 베르베르트의 [생애]란 시가 이 책이 우리에게 주는 많은 것을 짧지만, 강하게 보여준다. 어떻게 아내에게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할 수 있을까나의 모든 힘은긴장하고 있었노라고 어리석은 짓 하지 않고 꼬임에 속지 .. 2025. 2. 16.
어떻게 하면 몇 달째 한 형제와 요한복음을 일대일로 공부하고 있다. 이제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는데 그 가운데 무시할 수 없는 질문이 등장했다. 어떻게 하면 복음을 받아들이고 믿음 생활을 시작할 수 있을까? 복음은 강요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힘이 있지만 강제로 잡아끌지 않는다. 복음과 그 안에 드러나신 그리스도는 인격적이다. 복음은 exclusive하다. 그 선포가 그렇다. 그러나 복음을 들을 뿐 아니라 그것을 자신의 인생과 엮어서 고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모든 순간은 inclusive해야 한다. 세상의 문제들, 고통과 그 위에 놓여있는 악. 당연히 어떤 한 개인이 그것을 일으킨 당사자가 아닐 수 있다. 오히려 꽤 괜찮은 인생, 도덕적이고 선한 사람이 많다. 그런데 성경은 그것을 교만이라고 한다. 그.. 2025. 2. 13.
나라 권력 영광 2016년 트럼프의 미국대통령 당선은 충격이었다. 그리고 2024년에 다시.. 늘 미국의 백인 복음주의자들이 그를 왜 지지하는지가 궁금했다. 그들의 속마음이 말이다. 저자인 팀 앨버타는 [애틀란틱]의 기자이고 미시간에서 오랜동안 목회했던 목사의 아들이다. 소위 복음주의자이다. 그의 취재의 결과가 [나라, 권력, 영광]이다. 미국 자체를 숭배하는 기독교 민족주의, 그리고 자신들이 '포위되었다'는 두려움, 그것은 기만과 미혹으로 복음주의자들을 이끈다. 그 생생한 속살과 같은 이야기는 충격적이다. 우리는 고작해야 제리 팔웰과 리버티 대학교, 러셀 무어, 그리고 조금 더 관심있는 사람은 에릭 메텍서스 정도를 알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챨리 커크, 데이빗 프렌치, 줄리 로이스, 레이첼 델홀랜더, 그외에도 여러 .. 2025. 1. 28.
브뤼셀로 입성하는 예수 연말에 게티센터를 방문했을 때 인상적으로 한참을 바라보았던 그림입니다(오래 바라보고 있으니 아들이 찍어 주었습니다)제임스 앙소르의 '브뤼셀로 입성하는 예수'라는 그림인데 그림속의 군중들은 예수께 주목하지 않고 각자의 시선이 다른 곳을 향하고 있습니다. 정치, 종교, 대중의 관심이 각자의 주장에 따라 독선적이고 이기적인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것을 풍자적으로 그려낸 그림입니다. 그것을 보여주는 문구가 "Dogmatic fanfare always succeeds"입니다. 그 문구는 화가가 당시 벨기에의 정치화/이념화되어버린 종교(당연히 기독교지요)에 대한 경멸의 표현이라고 하네요. 자연스레 갈 길을 모르고 헤매는 지금의 교회를 떠올리게 됩니다. 연말, 연초로 이어지는 한국의 계엄, 내란, 혼란스러움, 다음 .. 2025. 1.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