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526 굳이 모든 것을 다 짊어지고 오랜만에 SJ가 다녀갔다. 우리는 우리대로, 그이는 그이대로 그동안 바빠서 잘 보지 못했는데 문병을 이유삼아 마주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었다. 지난 10년이 조금 넘는 시간동안 그이의 삶을 아는 우리는 어렵지 않게 속깊은 삶을 나눌 수 있다. 이혼, 홀로서기, 새로운 일, 재혼.. 이제사 그이는 조금 안정을 찾았다. 여전히 놓지 못하는 이전의 비지니스의 일로 고민해 하는 그이에게 모든 짐을 다 짊어지고 끌고가지 말라고 하였다. 그이에게만 하는 말이 아니라 결국 나에게도 하는 조언이었다. 무거운 이야기만 한 것은 아니다. 서로 좋아하는 것이 같아서 실컷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이가 20대때 처음 만났는데 50이 되었다. 그이의 인생의 남은 시간들은 좀더 잔잔한 물결같은 인생을 살면 좋겠다. 2025. 6. 12. 성령강림 주일 연합예배 저희 교회는 CRC 교단 소속입니다. 저희 교회가 위치한 팔로알토에는 또 하나의 CRC교회가 있는데 팔로알토 CRC입니다. 1960대초에 시작된 오래된 교회입니다. 캘리포니아의 많은 CRC 교회들이 그렇듯이 중서부의 CRC 출신들이 와서 세운 교회입니다. 우리 교회가 개척되었을때 수 십년만에 CRC 교회가 이 동네에 생겼다고 관심을 표해 주었습니다. 지금도 수요기도회나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 주로 팔로알토 CRC에서 개최합니다. 그 교회에는 오후에 예배드리는 히스패닉 이민자 교회가 있습니다. 이 세 교회가 오늘 성령강림 주일예배를 포함하여 3번 연합예배를 드렸습니다. 모두 성령강림 주일예배였습니다. 각각 영어, 스패니쉬, 한국어를 사용하는 회중이 모여 예배드리니 이처럼 의미있는 주일도 없겠지요. 그때마다.. 2025. 6. 2. 아들 아들이 와서 2주동안 있다가 돌아갔습니다. 재택 근무를 하기에 가능했습니다. 일하면서 엄마를 챙기고, 묵은 짐들도 정리해 주고 깔끔하게 청소까지 해 주었습니다. 덕분에 저도 여유가 생겨 그동안 만나지 못한 교우들도 만나고 한 숨 돌릴 수 있었습니다.아이는 지 엄마와 성정이 닮아서인지 엄마를 세심하게 잘 챙깁니다. 아내가 마음에 쏙 든다고 좋아했습니다. 수고해 준 아들에게 고맙고 배려해 준 며느리에게도 참 감사합니다. 2025. 5. 24. 마처 세대 부모님을 부양하는 마지막 세대, 자녀의 부양을 받지 못하는 처음 세대를 줄여서 '마처 세대'라고 한다는 군요. 지금의 50대와 60대 초중반의 세대를 가리키지만 40대로 확대해도 이상하지 않다 싶습니다. 형제 몇 사람을 회사로 찾아가 만났습니다. 소위 '심방'이죠. 참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었습니다. 부모님, 자녀뿐이겠습니까? 40-50대가 되면 배우자, 건강, 자아, 직업까지 전방위로 고민거리가 몰려오는 시기인 것 같습니다. "예전에 목사님이 40대의 남자, 한밤중에 일어나 도시의 불빛을 바라보며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를 생각한다라는 구절을 인용하셨을때는 다가오지 않았는데 지금은 무슨 뜻인지 알 거 같아요"라고 고백합니다. 목회란 무엇일까? 바울과 바나바가 사역을 시작하고 회당에서 복음을 전하자 그 다음.. 2025. 5. 24. 단 한 번의 삶 & 죽을 때까지 유쾌하게 김영하의 [ 단 한 번의 삶]과 같은 글쓰기를 좋아합니다. 그저 '좋아합니다'라는 정도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도 그렇게 나의 삶의 특정한 순간들, 사건들, 관계들을 글로써 풀어 낼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겠습니다. 그런 점에서 김영하의 글이 고개를 끄덕이게 하고, 가슴뛰게 하며 나를 돌아보게 한다면, 김혜령의 [죽을 때까지 유쾌하게]는 어떤 모양으로든 상실을 맞닥뜨려야 하는 모든 이가 마주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말합니다. 개인적으로 곱디 곱던 할머니도 치매로 고생하시다가 돌아가셨습니다. 그 곱고 정갈하며 자기 앞가림에 말이나 행동에서 빈틈이 없던 분이 무너져갔던 것을 그때는 몰랐으나 지금 돌아보니 참 처절했습니다. 저자의 아버님도 그런 것 같습니다. 저는 그저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간병하며 느.. 2025. 5. 14. 십계명 설교 소설가 김영하는 '책은 읽으려고 사는 것이 아니라 사놓은 책중에서 골라서 읽는 것'이라는, 웃음이 나오기도 하지만 나름 통찰있는 생각을 그의 책에서 나누었습니다. 사놓고 한참이나 보지 못하고, 볼 기회가 없고, 동기유발이 되지 않은(당장 가르치거나 설교해야할 이유나 필요가 없는) 책들이 책장에 한가득입니다. 그 중 하나가 십계명에 관한 책들인데 이번에 십계명 시리즈 설교를 하면서 찬찬히 읽고 있습니다. 사놓은 책중에서 골라서 읽는 것이라는게 증명되기도 하지만 책은 또 부동산이기도 하니 1)그만 사고, 2)가지고 있는 책은 열심히 읽고, 3)나눠줄 책과 간직할 책을 잘 구분해야 하는데 일단 #1에서부터 실패입니다. 요즘에는 신학책보다는 에세이, 소설, 시집에 더 눈길이 갑니다. 2025. 5. 4. 이전 1 2 3 4 ··· 8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