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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단상

골이 깊은 곳

매주가는 동네산에는 살짝 깊은 골짜기가 있습니다. 흔히 골이라고도 하죠. 깊이는 다를 지언정 어느 산에나 골은 있습니다. 골이 깊은 곳은 서늘합니다. 찬바람이 불고 눈이나 얼음도 늦게 녹습니다. 하지만 여름에 골로 들어가면 시원합니다. 땀을 씻어 냅니다. 겨울을 앞두고 골을 걸으니 한기가 듭니다. 사람도 인생의 골, 감정의 골, 상실의 골이 깊으면 그 사람과의 만남에 한기만 남습니다. 옷깃을 여미게 되고 빨리 그 골을 나오고 싶습니다. 새삼스레 자연과 사람이 닮았음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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