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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단상

해줄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산에 가면 분명히 드러나는 것이 있는데 힘이 좋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입니다. 무거운 배낭도 그리 힘들어 보이지 않고 앞으로 쭉쭉 나
아갑니다. 반대로 배낭의 무게에짖눌려 힘든 고갯길을 오르는 이가 있습니다. 저는 물론 후자입니다.
힘들어하는 이를 위하여 해줄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힘든 내가 정 도움이 필요할 때보이거나 들릴 수 있는 거리정도에 있는 것. 배낭을 잘 고쳐매도록 도와 주는 일, 혹 잊었을까봐'물 좀 마셔요. 간식 좀 드세요, 저기 참 아름답죠?' 하고 조금의 여유를 주는 일, 실없는 농담으로몇 초간이라도 웃음짓게 만들어서 힘듦을 잊을 수 있도록 해 주는 일 정도입니다. 또, 하루를 마치고 텐트를 칠 때 물을 대신 떠다준다던가, 텐트치는 일의 한쪽 귀퉁이를 잡아주는 일..하지만 그렇게 함께 있어주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릅니다. 그런 동행자가 있으면힘들어도 꾸역꾸역 걷게 되고 마지막 목적지에 도달하게 되더라구요.
누군가의 인생에 함께 한다는 것은 문제해결보다는 함께 그 문제안에 있어주는 것이겠지요?
 
(사진은 작년 여름 백패킹의 마지막 날 30파운드 넘는 배낭을 메고 총 17마일-27킬로미터, elevation gain을 3천피트 넘게 오르고 내려와 완전히 뻗어버린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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