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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semite on my mind

Tuolumne meadow, and Glen Aulin(8월, 2006년)

즐겨 찾는 요세미티는 크게 밸리와 하이시에라로 구별된다. 보통 사람들이 요세미티에 다녀 왔다고 하면 밸리를 일컫는다. 거기에 유명한 요세미티 폭포며 안셀 아담스 갤러리며 vernal, nevada fall로 가는 수많은 트레일들이 시작한다. 
요세미티를 다녀오는 사람들의 아마도 90% 가량은 이 곳, 밸리를 방문하는 것이다. 

요세미티 국립공원을 포함하여 세코이야, 킹스캐년을 둘러싸고 있는 것이 바로 씨에라 산맥이다. 요세미티의 뒷쪽, 고산지대를 흔히 하이씨에라라고 부르곤 하는데 그 곳은 120번 하이웨이(이곳이 하이씨에라의 동서를 가르며 그 유명한 395번 하이웨이와 만난다)를 통해서 갈 수 있다. 
누구냐 차타고 가면 되는 것 아니냐고 묻겠지만 '갈 수 있는' 시즌이 제한되어 있다. 보통 6월말까지 눈이 쌓여 있어서 7월에나 원활히 차량 소통이 되며 이르면 10월이면 다시 눈이 쏟아져 차량 통행이 제한되는 곳이다. 

가장 방문하기 좋은 계절은 7월-8월이다. 그러나 평균 고도가 9000 피트 이상이기에 언제나 날씨 변화에 민감해야 하며 한여름에도 두꺼운 옷을 준비해야 하는 곳이다(2005년 방문때 너무 고생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기회가 되어 2006년에 다시 이 곳에서 캠핑/하이킹 할 기회를 가졌다. 

우리가 묵은 캠핑장은 White wolf다. 여기서 대표적인 캠핑장중의 하나인데 이 곳 역시 점심때까지만 도착하면 캠핑싸이트를 얻을 가능성이 많다. 참고로 가장 큰 곳은 Tulumne meadows 캠핑장인데 약 200싸이트가 넘고 그 중 반은 예약, 반은 first-come, first-serve로 이용할 수 있다.


캠핑장에서 텐트를 치고 첫 날을 지냈다. 유난히 그 해에는 곰이 활동이 많았다. 그래서 인지 밤새도록 레인저가 돌아다니며 마취총으로 곰을 잡으려고 애를 썼지만 결국에는 잡지 못하고 지금까지의 경험중 가장 큰 곰을 가장 가까이에서 목격했는데 campfire도중 아내뒤로 지나가는 정말로 큰 곰을 목격했다. 그 이유로 특별히 조심한다고 했는데도 너무 어두워서 버리지 못한 쓰레기가 조금 남았던 모양, 이상한 기분에 밤 2시 경에 잠을 깼는데 우리 텐트에서 약 15미터떨어진 곳에 곰이 와 있었다. 부스럭, 부스럭거리기를 약 40분, 그 40분동안 공포에 질려 뜬 눈으로 가만히 누워 있는데 옆의 아내와 민혁이는 아랑곳하지 않고 잘 자기만 한다. 얼마나 큰 곰이었는지를 그 다음날 곰이 남겨 놓은 흔적(?)으로 확인하다.


두번째 날은 하이킹을 다녀오다. Tulumne meadows 입구에서 시작하여 Glen Aulin(아름다운 계곡이라는 뜻) 밑에까지 다녀오는 왕복 약 14마일의 하이킹 코스다. Hiking pole을 왜 샀느냐고 구박(?)하던 아내는 그 하이킹에서 이것이 없었으면 거의 돌아오기가 불가능할 정도로 Hiking pole의 덕을 톡톡히 보다. 하이씨에라와 Tulumne meadow의 아름다운 계곡과 물소리, 늘 그렇듯이 가는 길에 먹는 점심.. 특히나 밸리와는 다른게 하이킹 트레일에 너무 사람이 없어서 아주 한적하게 하이킹을 즐길 수 있었다.


그러나 돌아오는 길에 멀리서 보이던 뭉게구름이 30분만에 먹구름으로 변하더니 천둥번개(산에서는 정말 위험하다. 아내와 민혁이를 데리고 조금 과장하자면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로 위기감을 느꼈다. 공기돌 크기 정도의 우박이 떨어지는데 춥다는 민혁이-저체온증이 오면 큰 일이다-에게 옷을 벗어주니 그 우박을 그대로 맞았다. 추위와 두려움에 8월의 하이씨에라는 공포스러웠다.


그 유명한 Tenaya lake에 백 불 주고산 보트를 띄워 놓고 놀다.. 정말 좋았던 시간들. 천국에 가면 이렇지 않을까 하는 거룩한 상상력을 키워준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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