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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소년이 온다

by yosehiker 2023. 8. 6.
대통령이 죽었다고 할머니들이 길거리에 앉아 울던 1979년 10월에 나는 초등학교 5학년을 마쳐가고 있었고 살던 곳은 전라남도 장흥이었다. 가족의 고생스러운 일로 인하여 1년의 시골살이를 마쳐가던 참이었다. 그리고 그 당시에는 무슨 일인지 몰랐지만 12.12 저녁에 어른들이 복잡한 표정으로 '무슨 일이 난 것 같다'는 말을 하던 것이 기억나는데 그때는 이미 다시 서울로 올라와 있었다. 그러니 10.26과 12.12사이에 분명 광주를 거쳐 올라왔을 것이다.
1980년 5월 역시도 세상에 관심이 많았던 초등학교 6학년이 들여다보던 신문은 평온했지만 세상은 그렇지 않다는 걸 말해주고 있었다. 가족중의 누군가가 광주에 갔다가 아주아주 어렵게, 겨우 빠져 나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이 아직도 희미하게 기억난다.
이제사, 드디어 [소년이 온다]를 읽었다. 어떤 소설은 읽는 것으로 끝나지만 이건 다르다고 읽는내내 생각했다. 수십년을 돌아 다시 광주에 갈 기회가 있다면 그 도시가 다르게 다가올 거 같다. 이런 이야기를 써준 작가에게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