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죽었다고 할머니들이 길거리에 앉아 울던 1979년 10월에 나는 초등학교 5학년을 마쳐가고 있었고 살던 곳은 전라남도 장흥이었다. 가족의 고생스러운 일로 인하여 1년의 시골살이를 마쳐가던 참이었다. 그리고 그 당시에는 무슨 일인지 몰랐지만 12.12 저녁에 어른들이 복잡한 표정으로 '무슨 일이 난 것 같다'는 말을 하던 것이 기억나는데 그때는 이미 다시 서울로 올라와 있었다. 그러니 10.26과 12.12사이에 분명 광주를 거쳐 올라왔을 것이다.
1980년 5월 역시도 세상에 관심이 많았던 초등학교 6학년이 들여다보던 신문은 평온했지만 세상은 그렇지 않다는 걸 말해주고 있었다. 가족중의 누군가가 광주에 갔다가 아주아주 어렵게, 겨우 빠져 나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이 아직도 희미하게 기억난다.
이제사, 드디어 [소년이 온다]를 읽었다. 어떤 소설은 읽는 것으로 끝나지만 이건 다르다고 읽는내내 생각했다. 수십년을 돌아 다시 광주에 갈 기회가 있다면 그 도시가 다르게 다가올 거 같다. 이런 이야기를 써준 작가에게 고맙다.
'책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독교를 생각하다- Christianity considered] by John Frame (0) | 2023.08.06 |
---|---|
리더의 고독 (0) | 2023.08.06 |
아버지의 해방일지 (0) | 2023.08.06 |
사람의 권력, 하나님의 권력 (0) | 2023.08.06 |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 (0) | 2023.08.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