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그림, 영화, & 음악

Out of Africa

누운김에 쉬어 간다고 오랜만에 아내와 저녁에 영화를 보았다. Out of Africa. 이제는 기억도 안 날만큼 오래전에 보아서 메릴 스트립과 로버트 레드포드가 나오고 남자가 여자의 머리를 감겨주던 장면, 어마어마한 초원(아마도 응고롱고로가 아닐까?)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의 장면등이 어렴풋이 다시 기억이 났다.
사랑도 사랑이지만 그것보다는 메릴 스트립의 삶을 대하는 태도가 보인다. 나에겐 그녀가 처음 아프리카에 발을 디디던 날, 남성전용사교클럽에서 무시당하던 장면과 영화의 마지막에 같은 사교클럽에서 그 많은 남자들이 메릴 스트립을 존경과 더불어 배웅하던 장면사이의 그녀의 인생이 눈길을 끈다.
힘들게 커피밭을 일구어 개척하고 열매를 맺었지만 그것을 가져가시는 하나님에 대한 어떤 원망도 없이 훌훌 털고 가방을 싸는 그녀. 20세기 초반의 덴마크 여자가 낯선 대륙의 삶을 지내다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는 장면은 이제 디아스포라로서 이 땅에서 30년째 살아가는 나에게 어떤 소리를 들려준다.

'그림, 영화, & 음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올리브 나무 아래  (0) 2023.12.16
"돈"이 역할을 하는 두 영화  (0) 2023.12.15
무반주 첼로 모음곡 by 바흐, 그리고 카잘스  (0) 2023.08.07
녹턴 by 찰리 헤이든  (0) 2023.08.07
헤어질 결심  (0) 2023.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