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히 사는 이야기

반가운 만남 2

yosehiker 2023. 11. 13. 21:19

주말에 몇 사람이 아내의 문병을 왔다. 한 커플은 우리와 함께 신앙생활을 하다가 한국으로 귀국한 이고 다른 이는 오랜동안 궁금했으나 어디 사는지 외에는 그 자세한 소식을 모르던 지인이었다. 그는 지금은 북유럽에 살고 있고, 그래서 그 곳에서의 단조롭지만 나름 애쓰며 살아가는 삶에 대하여 나누었다. 요리를 하고 사진을 찍고, 한국문화에 관심을 가진 이들과 모임도 갖는다고 했다. 그러고 보니 소설도 열심히 읽는다고. 그런 그의 삶이 반가웠다. 

미국에서의 삶, 사람들과 인연들을 잠시 이야기하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갔다. 그가 건넨 책은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란 책이었다. 많은 이들이 한번쯤은 크리스마스 카드에서 그녀의 그림을 보았을법한, 잘 알려진 애나 모지스 할머니의 인생이야기를 담담히 써내려간 책이다. 굳이 '담담히'라고 표현한 것은 19세기 말(1860년)에 태어나 20세기의 반 이상을 살아간 할머니의 일상의 삶이 너무 육체적으로 힘들고 또 사랑하는 많은 이들(자녀 5명을 포함) 잃은 상실의 슬픔을 너무나 차분하게 써 내려가서였다. 

토요일이 만남이후 주일은 작년 방문에도 부탁받았으나 가지 못했던, 친구가 담임목사로 섬기는 교회에서 설교를 했다. 지내고 있는 평촌에서 그 교회까지 지하철을 타고 한참이라 오가는 길에 이 책을 읽기 시작하여 단숨에 마무리했다. 

시대도, 상황도, 사는 땅도 각기 다르게 살아간다. 그러나 모지스 할머니처럼 나의 사랑하는 사람들도 늦은 때란 없다고 말하며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삶이기를 바란다. 우리 부부가 사랑하는 북유럽의 그 지인도 포함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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