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오전에 교회를 가느라 4호선 지하철을 탔다. 이상하다싶을만큼 50대후반에서 60대후반 혹은 70대 초반의 남자들이 많았다. 관악산이 가까우니 등산객들? 아니다. 한국의 등산인들은 나름의 복장이 있다. 그런데 지하철을 가득채운 이 분들은 등산과는 거리가 먼 모습들이다. 다만 많은 분들이 모자를 쓰시기는 했다.
속으로 짚히는 것이 있기는 하였으나 속단하지는 않았다. 이윽고 그 역에 다다르자 그 많던 남자분들이 거의 다 내렸다고 할만큼 지하철안이 텅 비어버렸다. 지하철이 정차한 동안 역은 이미 에스컬레이터를 타려고 길게 줄을 선 남자분들이 눈에 띈다.
그 역은 과천 경마장역이었다. 양극화된 사회, 노년의 준비가 되지 않은 사회, 여전히 한 방으로 인생을 역전하려는 마음이 가득한 사회를 주일 아침에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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