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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단상

생명의 소리

막 새로운 설교 시리즈를 시작한 주일에 JMT백패킹에 나섰다. 사실 동행이 있다고 해도 각자의 속도가 달라 많은 경우는 혼자 걷는다. 쉴때나 이정표를 만날때 서로 기다려주며 안부를 묻고 정작 대화하는 것은 식사 시간이나 저녁 캠프를 치고 나서이다.

버밀리온에서 시작한 하이킹은 베어릿지를 바라보며 오르는 지루한 길이었다. 하지만 조용히하기 이를데 없고 그래서 마음도 차분해지는 그런 숲길이었다. 중간에 비를 만났다. 40여분간 쏟아지는 빗속을 걸었다. 그마저도 상쾌하고 기분이 좋았다. 비가 그치고 비옷을 벗느라 잠시 앉아 숨을 돌리는데 갑자기 숲속에서 새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정말로 다양한 종류의 새들이 지저귀기 시작하는데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

걷는 내내 쥐죽은 듯이 조용하던 숲이 비가 오니 생명이 그 안에 있었다고 자신의 존재를 알려 온다. 전날 시작했던 설교가 떠올랐다. 에덴동산 중앙으로부터 한 강이 흘러나와 생명을 주고 네 강으로 갈라져 온 땅에 생명의 근원이 된다. 마치 에스겔서의 성전으로부터 흘러 넘치는 물과 같고 예수님이 성전에서 설교하신 '나에게로 와서 마셔라'와 같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생수와 같은 그런 생명의 비였다.

가만히 앉아 새소리를 들으며 그 생명의 소리, 신비함을 느낀 순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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