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이야기

하얼빈

by yosehiker 2023. 8. 6.
오늘 산호세는 화씨로 106도였다(섭씨로 바꾸어 보니 41도다).
어디에 갈 엄두도 나지 않고 찾아온 교우커플을 만나는 일외에는 조용히 월요일의 책읽기에 집중했다.
내가 김훈작가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한국을 다녀온 이가 "하얼빈"을 선물해 주었다. 틈을 내지 못하다가 어젯밤과 오늘 내친 김에 읽었다.
길게 말하지 않고, 믿는대로 실천하는 안중근의 모습을 그렸다. 얼마나 사실적인 고증을 했는지 모르지만 작가의 일생에 걸쳐 쓰고 싶었던 말들이었다고 하니 그 사실성 여부는 중요치 않을 것이다.
다만 "내 처가 하루 먼저 왔더라면 내가 총을 쏘기 어려웠을 게다"(257)라는 그의 말이 마음에 남는다. 정말로 아내와 자식들을 먼저 만났더라면 그는 이토에게 총부리를 겨누지 못했을 것인가? 아내와 아이들을 부탁하는 그의 마음이 애절하다.
"제가 이토의 목숨을 없앤 것은 죄일 수 있겠지만, 이토의 작용을 없앤 것은 죄가 아닐 것입니다...... 이토를 쏠 때, 이토를 증오하는 마음으로 조준했습니다. 쓰러뜨리고 나서, 신부님께 세례 받던 날의 빛과 평화가 떠올랐습니다."(272-73)
안중근은 세례받은 천주교인인데 교회(신앙)과 국가, 구원과 하나님 나라,
기독교 윤리와 성품에 대한 질문으로 우리를 이끈다.
(책을 읽고나니 하얼빈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 그리고 건강이 좋지 않다는 김훈작가가 회복하여 다른 책을 써주시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책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람의 권력, 하나님의 권력  (0) 2023.08.06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  (0) 2023.08.06
자연의 지혜  (0) 2023.08.06
오색사막 순례 이야기  (0) 2023.08.06
대럴 존슨  (0) 2023.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