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랜드에 4년간 살았던 적이 있다. 하던 사역이 여기저기 다녀야 하는 일이라 참 운전을 많이 했다. 그나마 운전을 좋아해서 지루하지 않게 다녔다. 메릴랜드에서 한인들이 많이 사는 북버지니아를 지나 남쪽으로 달리려면 95번 하이웨이를 타거나 아님 좀 오래 걸려도 29번 지방도로를 따라 샬로츠빌까지 내려가서 거기서 리치몬드를 거쳐 노스캐롤라이나까지 다니는 여정을 택하곤 했다.
가장 아름다운 대학도시가운데 하나인 샬로츠빌도 좋지만 그 길에 있는 쉐난도어 국립공원이나 그 아래의 모든 산들을 일컫는 Blueridge mountains을 가을에 달리자면 그 황홀한 단풍에 취할때가 많았다. 그래서 어떤 때는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좀 무리를 해서라도 산행을 했던 기억도 있다.
그 유명한 존 덴버의 Take me home, country roads는 바로 이 길들에 관한 노래이다. 이 블루마운틴에 관한 책으로 유명한 것은 다름아닌 애니 딜라드의 Pilgrim at Tinker Creek(자연의 지혜)이다. 1974년, 그녀의 나이 29세에 썼다는 이 놀라운 책은 일상의 작은 것을 한 순간도 놓치지 않고 바라본 기록이다.
유진 피터슨 목사님의 책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이름, 애니 딜라드. 그래서 누구인가 관심을 가졌는데 이제서야 읽었으니 그동안 참이나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것일까? 간단한 문장 하나도 여간 섬세하지 않고는 쓸 수 없을 것 같은 글들을 대하며 왜 유진 피터슨 목사님의 설교집의 제목이 As Kingfishers catch fire(물총새에 불이 붙듯)인지 알 것만 같다(이 구절 또한 제러드 맨리 홉킨스 시인의 글에서 가져온 것으로 안다)
초록은 동색이라는 말이 있다. 위대한 저자와 책들은 서로 통하는게 있는가 보다. 이 책은 침묵과 마음의 안식을 요구하는 책이다. 분주해서는 결코 읽을 수 없다. 차분히 앉아 음미하며 상상하듯 읽는다면 참 좋을 책이다.(책과 더불어 메릴랜드의 동네공원에서 흔히 만나던 풍경들, 그리고 하퍼스 페리의 가을 사진을 곁들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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