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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립공원 & 트레일

Mt.Whitney(8월, 2012년)

작년에 준비부족으로 분투를 삼켜야 했던 Mt.Whitney를 올해 다시 도전했다. 잘 알려져 있는대로 이 산은 알래스카를 제외하고는 미국과 캐나다를 통틀어 가장 높은 산이다(알래스카에는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에베레스트에 오른 고상돈씨가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맥킨리 산이 있다. 이 산은 전문 등반가들이 오르는 산이다)

Mt.Whitney는 쉽지는 않지만 준비만 잘 한다면 오를 수 있는 산이다. 높이는 피트로는 14500피트이고 미터로는 약 4400미터이다. 작년에는 1박 2일에 오르려다 컨디션 조절로 실패했다. 그래서 올해는 찬수형제가 미리 퍼밋을 신청하고 2박 3일로 예정을 했다. 그래도 실제로는 3박 4일이다. 산행을 시작하는 휫트니 포탈에서 하루 자면서 몸도 고소(?)에 적응을 시키고 준비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2년동안 함께 했던 팀원중 2사람이 함께 하지 못했다. 찬수 형제와 내가 둘이 오르기에는 퍼밋도 아깝고 약간 무리도 되서 급히 멤버를 찾았는데 10여년전에 엘에이에서 함께 교회를 다니던 지훈형제가 함께 하게 되었다. 지훈형제의 아내와 처형은 지금도 시카고 코스타에서 어린이 코스타를 몇년째 섬기는 신실한 자매들이다.^^ 일단 첫날을 휫트니 포탈에서 잤다. 여기도 거의 백두산 정상높이인데 지훈형제가 모두의 롸이드를 위해 1200마일밖에 운전하지 않은, 새 차나 다름없는 폭스바겐 GT 인가 하는 차를 가지고 왔는데 전자식 장치가 많아서 인지 캠프장 중간에서 시동이 꺼지는 해프닝을 겪었다. 

작년의 경험이나 올해 다른 산에서 경험했듯이 산행을 시작하는 첫날의 처음 식사가 참 중요하다. 적당한 탄수화물과 단백질은 기대이상의 힘을 발휘한다는 사실을 알기에 유명한 휫트니 포탈 스토어의 아침을 주문했는데.. 이것은 무엇인가? 도저히 질려서 먹을 수 없는 크기의 팬케잌이 나왔다.

가격대비 너무 크다. 커피와 쥬스에 먹고 각각 35파운드 가량의 배낭을 메고 출발했다.


휫트니 정상까지는 11마일이다. 고도로는 6000피트 가량을 올라야 한다. 우리의 첫날의 목표는 6마일 지점에 있는 Trail Camp이다. 여기는 12000피트에 위치하고 있는 캠프인데 작년에는 11500피트에서 약간의 고소와 체력저하로 물러섰다. 아침 8시 40분경에 출발해서 10000피트지점에 있는 Outpost camp에서(여기는 내려오다 들으니 산사자가 출몰했다고 한다) 점심을 한국에서 공수해 온 바로 비빔밥으로 해결하고 계속해서 올랐다. 흔히들 산에 오르면 함께 한 사람들과 얘기도 하고 더 알아가는 기회가 된다고 하는데 육체적으로는 고생을 하니 육체가 친해지는 면은 있지만 실제로 대화는 하지 못한다. ㅠㅠ 더군다나 여기처럼 3000미터를 넘어가면서는 배낭의 무게와 산소의 부족을 경험하기 시작하면서 그냥 서로에게 짐이 되지 않도록 조심할 따름이다. ^^ 오후 4시가 넘어도 아직 트레일 캠프에 도착하지 못했다. 작년에 물러섰던 11000피트 지점에 도착하기 얼마전에 아내가 특별히 챙겨준 에너지 드링크를 마셨더니 마지막 1시간 가량동안 힘들이지 않고 트레일 캠프에 도착할 수 있었다. 감사하게도 미리 30분전에 도착한 지훈, 찬수 형제가 텐트를 쳐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사진에서 보이는 텐트가 나의 텐트이다. 벌써 구입한지가 몇년이 되었고 나와 여러군데를 동행하였다. 텐트옆의 작은 검은 통이 bear can이다. 곰의 음식 공격에 대비하여 모든 냄새나는 음식과 샴푸 같은 것들은 이 안에 보관해야 한다. 좀 꾀를 부려 냄새가 절대로 샐 염려가 없는 냉동건조음식 봉투 같은 것들은 그냥 배낭에 보관한다. 8월임에도 불구하고 날씨는 해가 지자 곧바로 섭씨 0도로 떨어진다. 산을 얕잡아 보면 큰 코 다친다. 생명과 직결된다. 그 동안에 사 모았던 모든 장비들의 대부분을 이번 휫트니 등반에 사용했다. 꼬꼬면과 바로 비빔밥, 김 등으로 저녁식사를 마치고 내일을 위하여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무거운 배낭을 지고 올라오느라 체력소모가 심해 과연 내일 정상등정에 성공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된다. 주변의 20여개의 다른 텐트들 역시 일찍 잠자리에 드는 분위기다.


챙겨야 할 준비물들을 다시 점검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주변의 부산한 소리로 잠이 일찍 깼다. 벌써 옆 텐트의 찬수, 지훈 형제는 일어난 분위기다.

밖에 나와 보니 벌써 그 악명높은 97 스위치백에 사람들이 보인다. 커피와 오트밀, 과일캔등으로 아침식사를 마치고 내가 약 15분 먼저 스위치 백에 붙었다. 트레일 캠프는 6마일 지점에 있고 고도는 12000피트다. 여기서 Trail junction까지는 약 2.5마일이고 고도가 13000피트가 약간 넘었던 것 같다. 그리고 트레일 정션에서 정상까지가 또 2마일. 얼마 안걸리네 하겠지만 올라와 보시라! ㅎㅎ 이 코스는 Switch-back이라고 불리는 지그재그길을 올라야 하는데 누구는 97개라고 하고 또 누구는 99개라고 하는데 97개가 대개 정설이다. ^^ Trail junction은 요세미티에서 시작한 존 뮈어 트레일과 휫트니 트레일이 만나는 곳이다. 대개 존 뮈어 트레일을 끝내는 이들이 여기 트레일 정션에 자기들의 짐을 내려놓고 휫트니 정상을 올랐다가 휫트니 포탈로 내려감으로 220마일의 대장정을 끝낸다. 그래서 Trail juction에서 만나는 존 뮈어 트레일 하이커들은 남달라 보이고 존경스럽다. 


9시 가량 시작해서 점심 즈음에 trail junction에 도착해서 참치 샌드위치를 급하게 만들어 먹고 다른  종류의 granola bar로 배를 채우고 마지막 2마일 가량의 경사면을 올라가는 정상 등정에 나섰다. 정상을 약 30분 남겨놓고 우박이 쏟아진다. 우박이 아니라 동반되는 천둥번개가 걱정이었는데 다행히 천둥번개는 없었다. 정상에 도착하니 우리가 거의 마지막이다. 너무 추워서 약 10분동안 머물면서 사진찍고 방명록에 이름을 남기고 돌아섰다. 사실 스위치백을 오르면서 정상에 오를 수 있을까, 트레일 정션까지가면 성공이겠구나 하는 생각을 나도 하고 동행한 이들도 했는데 정상을 밟을 수 있어 감사했다.

다시 캠프로 돌아오니 거의 저녁 6시다. 남은 꼬꼬면과 음식들 약간, 그리고 비빔밥, 햣 초콜릿 등으로 겨우 뱃속을 채웠는데 고소로 밤새 찬수 간사가 끙끙거린다. 주일 아침 다시 오트밀로 아침을 먹고 짐을 챙겨 휫트니 포탈로 내려오니 1시 가량되었다. 3일동안 씻지 못해서 가장 그리운 것은 샤워. 아랫동네인 Lone Pine의 호스텔에서 5불주고 잊지 못할 샤워를 하고 맥도날드에서 그리웠던 햄버거와 소다를 먹고 마시고(we deserve it! ㅎㅎ) 엘에이로 돌아오니 지훈 형제의 아내인 지혜 자매와 아내와 민혁이가 코리아타운까지 마중나왔다. 지훈형제가 산행성공을 축하와 단백질 보충, 또 내년에 자신을 꼭 산행에 끼워달라며 팔색삼겹살에서 맛난 삼겹살을 대접해서 모두들 즐겁게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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