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그림, 영화, & 음악

Living

일본의 명감독 구로사와 아키라의 '이키루'라는 영화가 원작이다. 새롭게 만들어진 영화는 영국을 배경으로 한다. 한국에서 개봉해서 그 곳에 있을동안 기회가 되면 보려 했으나 개봉관이 별로 없어 그러질 못했다. 미국에 돌아와 넷플릭스에 있는 것을 발견했다. 오랜동안 런던시의 public works의 공무원으로 살던 주인공은 아들내외와의 관계도 원만하지 못하고 직장에서도 변함없으나 고지식한 사람이다. 자신의 생명이 얼마남지 않은 것을 알고 나서는 묵혀 두었던 동네 버려진 땅에 놀이터를 만드는 일에 매진한다. 

그리고 장면은 그의 장례식으로, 그를 회고하는 직장동료들의 회상으로, 그의 기억을 일터에서 이어가자는 동료들의 다짐으로 이어지지만 그러나 세상이 그렇듯이 시간이 지나며 그 다짐은 잊혀진다. 실제 그와는 잠깐동안 일했던 신입직원의 기억속에서 그는 우리의 인생이 보잘 것 없는 작은 것들을 위하여 애쓰다가 끝나는 것이 대부분이고 그것들도 곧 잊혀지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몇 사람의 인생속에서 기억될 수 있다면 그것으로 값어치는 충분하다는 이야기를 남긴다. 

많은 대사없이, 표정과 몸짓과 노래와 장면으로 이 영화를 아름답게 만들었다. 새해를 시작하며 하나님이 주신 말씀이 고전 9:1이다. "여러분은 주님 안에서 내가 일해서 얻은 열매가 아닙니까?" 작은 공동체를 섬기며 어떤 때는 무기력과 능력없음과 우울함에 빠져 들기도 하지만 오늘 본 이 영화와 말씀은 서로 공명되며 나에게 다시 살아갈 힘을 준다. 

'그림, 영화, & 음악' 카테고리의 다른 글

  (0) 2024.01.09
올리브 나무 아래  (0) 2023.12.16
"돈"이 역할을 하는 두 영화  (0) 2023.12.15
Out of Africa  (0) 2023.08.07
무반주 첼로 모음곡 by 바흐, 그리고 카잘스  (0) 2023.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