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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semite on my mind

요세미티(5월, 2016년)

근 한달 사이에 요세미티를 두번이나 다녀오게 되었다. 저번은 번개였다면 이번에는 원래 계획되어있던 휴가였다. 둘이만 다녀오는 캠핑이라 모든 것을 미니멀하게 준비했다. 첫날은 집에서 준비해간 김치찌게로 저녁을 먹고 아침도 죽과 오징어젓으로 간단하게, 둘째날 저녁은 햇반과 즉석 북어국, 쏘세지 볶음등으로 아주 훌륭하게 즐겼다.


책을 읽고 많이 걷자는게 목표였다. 아내는 죽을만큼 걷고 싶다고 했는데 정말로 죽을뻔했다. ㅠㅠ 얼마나 피곤했던지 둘다 9시간이나 깨지않고 숙면을 취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했던 것은 요세미티 밸리를 한바퀴도는 valley loop trail이었다. 커리빌리지에서 시작해서 요세미티 빌리지, 폭포를 지나 엘캡까지 도달한 후에 여기서 브라이들 베일폭포까지 가서 돌아오는 15마일짜리가 있고 엘캡에서 지름길로 가로질러 돌아오는 10마일짜리 코스가 있는데 처음에는 호기롭게 15마일을 목표로 시작했으나 도저히 힘들어서 견디지 못하고 10마일로 축소.. 그래도 아내가 많이 힘들어했다(이 코스는 거의 평지이고 아내는 지난번 헨리코우에서도 경사가 있는 8마일도 했는데 본인도 이번에는 이상하게 힘들다고 한다).


원래는 3박 4일 일정으로 간 것인데 수요일에는 비가 온다하고 화요일 오후 이후에는 별로 할 일도 많이 없어서 화요일 아침에 모든 짐을 꾸리고 커리 빌리지로 와서 아내는 책을 읽고 나는 잠시 upper yosemite fall trail에 다녀왔다. 이 트레일은 유명한 요세미티 폭포(전세계에서 네번째로 높고 미국에서는 가장 높다. 전체 높이는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을 두개 합하고 조금더 높은 것이라고 한다)꼭대기까지 가는 트레일인데 왕복 7마일이다.


15년전쯤에 가보고 그후로 가본적이 없어 트레일에 대한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기다리는 아내를 마냥 놔둘수는 없어 중간의 폭포가 보이는 view point까지만 다녀왔는데 시간만 있다면 어렵지 않게 다녀올 수 있는(물론 중간이후로는 경사가 급격하게 가파라진다) 트레일이다. 아내가 싸준 사과를 먹으며 폭포를 구경하고 내려와 아내와 함께 점심을 먹고 산호세로 귀가!

2016년의 화두가 ‘개척’이었는데 요세미티는 여전히 다니는 곳만 다닌다.  새로운 곳을 가야할 때가 된 것 같기는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