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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 교회 이야기

젖은 빨래를 비틀듯이

by yosehiker 2023. 8. 26.

최종원 교수님의 [수도회, 길을 묻다]라는 책을 가지고 북클럽을 하고 있다. 미국전역과 한국에서도 들어오는데 10명정도 되나? 다만 사정들이 있어 매주 6-7명정도가 꾸준히 참석한다. 교회의 형제가운데 이 북클럽에 특별한 애정을 지닌 형제가 인도하는데 책이 관심이 있어 나도 참여하고 있다. 

수도회의 시작부터 각기 다른 수도회의 시작과 흥망은 그 시대의 산물임을 책을 통하여 배우고 있다. 결국 본래의 취지에서 벗어나서 제도화되고 부유하게 되며 완고한 성격을 갖게되는 수도회들은 역사의 뒷길로 사라진다. 수도회의 흥망을 읽다보면 아무래도 지금의 개신교와 교회에 대한 이야기들과 연결하여 대화가 이어지게 된다. 

모든, 성공한(?), 그리고 건강한 개혁의 시작은 수도회(원)이건, 교회이건 그 구성원들의 충분한 대화와 그 대화속에 담긴 진실성이 담보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코스타에서 교회관련 상담을 할때나 비슷한 고민으로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눌때 목회자인 나는 "아주 현실적으로 본인(소위 평신도)의 대화의 의지와 본심이 전달되려면 교회내에서 크레딧을 얻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을 하곤 한다. 다시 말해, 진실되게 교회안에서 이런저런 모양의 섬김을 통해 그 사람이 공동체를 사랑하는 마음이 전달될 때 목회자나 교회의 리더쉽이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대화가 가능케되는 장이 형성된다는 뜻이다. 

그것은 '그러니 섬기지 않는 사람은 말도 하지 말라'는 뜻으로 해석되어서는 안되고 그저 한 성도의 대화의 진의와 태도가 확인될 수 있는 길은 평소의 모습으로 보여주어야 한다는 말이다.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이 있지만 백짓장은 그냥 혼자 들어도 된다. 하지만 젖은 빨래는 혼자서 짜는데 한계가 있다. 손아귀의 힘이 딸린다. 한쪽(교인)이 힘을 주어 비틀어 짠다면 다른 쪽(목회 리더쉽)도 역시 그에 부응하여 힘주어 빨래를 짜야한다. 그것없이는 빨래가 마르기를 기대하는 것이 요원하듯이, 교회의 개혁과 변화는 더딜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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