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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단상

고딕 성당과 산봉우리들(우연의 일치)

“고딕 성당을 설계했던 이들은… 메아리가 울려 퍼질 만큼 엄청난 아치들이 인간의 거주지로는 말이 안 된다는 사실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 성당들은 보통의 집이나 상점과는 달리, ‘우리의 규모에 맞추어' 지은 것이 아니었다. 이는 그 성당들이, 음악을 연주할 때 말고는 우리가 보통 닿을 수 없는 신비로운 하늘의 세계를 불어일으키도록 계획되었기 때문이다.”(시편, 톰 라이트, 41)


“산군 전체가 결정암 특히 화강암으로 되어 있음을 누구나 아는 바다…. 그것은 한 개의 거대한 결정체다. 모두가 고딕 양식으로 통일되어 있으며 1000, 1500, 2000미터가 되는 대성당으로 가득한 가공의 도시와도 같다…. 멀리 높은 곳에서 하늘과 땅이 닿은 듯하고 선과 색의 조화가 완벽하며 그것은 위대한 음악으로 변했다. 나는 적막에 둘러싸여 조용히 귀를 기울였다.”(에밀 자벨 & 귀도 레이)

시편에 관한 책과 산에 관한 책을 동시에 읽고 있는데 이렇게 가슴떨리는 문구들이 있다. 아래의 산에 관한 인용은 몽블랑에 대한 것이지만 자주 가는 요세미티 역시 화강암으로 이어진 봉우리들로 둘러쌓여 있으니 비슷한 느낌이다.


이번에는 기회가 된다면 조용히 엘 캐피탄을 바라보면서, 그 고딕양식의 바위덩어리가 하나님과 내가 만나도록 돕는 자연속의 고딕 교회인 것으로 상상하며 조용히 시편의 노래를 부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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