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행 단상

하이킹 폴

오랜동안 애용하던 Leki pole을 잃어버리고 다시 REI pole을 사용하고 있다. 구입한지 14년쯤 된 것인데 요세미티의 Glen Aulen을 시작으로 그랜드 캐년, Baldy, half dome… 여러 곳을 나와 함께 했다.


지팡이는 경사가 급한 곳을 오를 때, 미끄러운 길을 걸을 때, 물을 건너야 할때, 그리고 올라갈 때보다는 내려오는 길에 필수적이다. 예전에는 하이킹을 시작하면 무조건 지팡이를 찍으며 앞으로 나아갔지만 이제는 짧게 줄여서 그냥 손에 들고 걷는 경우가 많고, 정 힘들때는 배낭에 꽂아서 내려오곤 한다.


Alta peak 트레일에서 그렇게 내려오다가 곰을 만났다. 가장 먼저 한 일은 배낭에 꽂혀있던 지팡이를 꺼내들어 소리나게 치고 정말로 그 녀석이 내 눈앞에 나타나면 그 지팡이를 높게 쳐들어 내가 너보다 훨씬 크다는 걸 보여주어야 하는 일이었다.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지날 때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한다’는 시편 23편의 말씀은 이젠 하이킹을 갈때마다 늘 사용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몸의 일부처럼 언제나 챙기는 그 지팡이의 가치와 필요를 다시 기억하게 한다.

'산행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배낭의 허리  (2) 2018.03.14
이상한 조합  (0) 2018.03.14
참 다른 친구  (0) 2018.03.13
고딕 성당과 산봉우리들(우연의 일치)  (0) 2018.02.19
곰통(bear resistent canister)  (0) 2018.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