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무척이나 유명한 건축가입니다. 그가 쓴 이 책은 여행기인지, 말그대로 묵상집인지, 알쏭달쏭합니다. 그의 개인적인 삶과 신앙, 건축, 특히나 수도원이 주는 영적인 의미를 너무나 종교적이지 않게, 그러나 영적으로 풀어냅니다. 이 책을 읽다보니 '아, 한번은 가서 하루이틀 자면서 묵상하고 그 안에 젖어들고 싶다'라는 수도원들이 생기네요. 특히나 르 토로네와 라 투르트 수도원이 그렇습니다. 르 토로네 수도원은 아내와 안식월동안에 갔었던 아비뇽과 멀지 않았는데 그런 수도원이 있는지는 몰랐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가능케 한 르 코르뷔지에가 등장합니다. 저자가 마지막까지 붙잡은 화두, '진리란 무엇인가? 평화란 무엇인가?'에 대한 묵상이 마음에 깊이 남습니다.
마음이 신산스러웠던 연말을 지나며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는 그 마음을 이 책속의 수도원에 담아두려 애썼습니다. 쉽지는 않았지만 그 곳에 임재하셨던 그 분께서 이런저런 모양으로, 방식으로 내 영혼가운데도 찾아와 주시고 응답해 주셔서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지인의 블로그를 통하여 이 책을 알게 되고 또다른 가까운 지인은 이 분이 설계하신 경동교회를 다니고 계시니 왜 만나면 대화가 통하는지 어렴풋이 그 이유를 알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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