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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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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것과 새 것 요즘 JMT, 혹은 백패킹을 가면 눈에 띄는 제품이 있는데 Sawyer squeeze water filter와 smart water bottle이다. 대세가 초경량을 지향하는지라 젊은 사람들을 보면 열에 아홉은 모두 이 제품을 쓴다.상대적으로 나이든 이들은 아직도 카타딘과 날진 물통을 가지고 다닌다. 물론 카타딘 정수기의 필터가 아주 오래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바꿀 필요도 없고 날진 물통 역시 멀쩡한 바에야 새 걸로 교체할 이유가 없다. 다만, 무조건 옛 것이 좋다고 그것만 고집하기에는 새 것들이 주는 유익이 크다는 점이다. 세상 모든 물건이 그렇지만 특히나 무게가 아주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산 속에서야 더더군다나 두 말하면 잔소리다.나이가 들어가면서 안주하거나 고집을 피우거나, 은근히 자기 주장을 ..
생명의 소리 막 새로운 설교 시리즈를 시작한 주일에 JMT백패킹에 나섰다. 사실 동행이 있다고 해도 각자의 속도가 달라 많은 경우는 혼자 걷는다. 쉴때나 이정표를 만날때 서로 기다려주며 안부를 묻고 정작 대화하는 것은 식사 시간이나 저녁 캠프를 치고 나서이다.버밀리온에서 시작한 하이킹은 베어릿지를 바라보며 오르는 지루한 길이었다. 하지만 조용히하기 이를데 없고 그래서 마음도 차분해지는 그런 숲길이었다. 중간에 비를 만났다. 40여분간 쏟아지는 빗속을 걸었다. 그마저도 상쾌하고 기분이 좋았다. 비가 그치고 비옷을 벗느라 잠시 앉아 숨을 돌리는데 갑자기 숲속에서 새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정말로 다양한 종류의 새들이 지저귀기 시작하는데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걷는 내내 쥐죽은 듯이 조용하던 숲이 비가 오니 생명이 ..
2017 2차 JMT 3rd day(MTR~Florence Lake) 오늘은 플로렌스 호수로 나가 우리를 픽업하러 온 JJ를 만나기로 한 날이다. 1시까지 플로렌스 호수 건너편에 온다고 했기에 새벽 5시에 일어났다. 텐트를 정리하고 남은 음식으로 아침을 먹자는 계획이었는데 너무 깜깜하고 주변에 민폐가 될까 싶어 그냥 출발해서 가다가 적당한 곳에서 아침을 먹자고 했다. 어두운 강가에서 물을 채우고 출발하는데 무릎이 아픈 고집사님이 걱정이다. 어제 뮤어랜치와 플로렌스 레이크 갈림길에서 표지판을 제대로 보지 못해서 플로렌스 레이크 가는 길로 접어들었다가 아니다 싶어 돌아나오다 발를 삐끗했단다. 오늘 아침에 보니 트레일도 무난하고 다리를 삘 곳이 아닌데 사람이 마음이 급하면 그리되나 보다 싶다.원래는 뮤어랜치에서 플로렌스 레이크까지 약 4.7마일만 걸으면 거기서 페리를 타고 호수..
2017 2차 JMT 2nd day(Little Italy junction~MTR) 지난 밤 자정 즈음에 비가 그쳤다. 아침이 되니 전날은 눈에 들어오지 않던 캠프 싸이트의 아름다움이 새삼스럽다. 고집사님이 가져오신 포터블 에스프레소 기계로 우아하게 한 잔 마시고 아침을 먹고 출발했다. 출발한지 얼마되지 않아 NOBO로 올라오는 하이커를 만났는데 자기 혼자 어젯밤에 셀든 패스를 8:30경에 넘는데 천둥번개, 비바람에 무서워 죽는줄 알았다고.. ㅠㅠ 잔잔한 메도우를 거쳐 지난 여름 악명높았던 bear creek에 도달하니 아직도 물살이 꽤 세다. 셀든 패스 아래의 Marie lake에 도착해서 점심을 해 먹고 밤새 젖은 침낭과 텐트를 말렸다. 얼마나 아름다운지 이런 곳에서 하룻밤 더 묵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고개에 비하여 seldon pass의 정상은 보잘 것(?) 없다. ㅎ..
2017 2차 JMT 1st day(VVR~Little Italy junction 조금 못미쳐..) 지난 7월에 뮤어 랜치까지 내려가서 JMT의 반을 마치려고 했던 계획이 무산된 후 내심 아쉬웠다. 또 1년을 기다려야 하나? 아내가 이렇게 하다가 언제 끝내냐면서 한번 더 다녀오라고 격려해 준다. 신이 나서 다시 준비를 한다. 버밀리온 밸리에서 뮤어랜치 구간은 씨에라 포레스트에서 관리해서 그리고 우편으로 신청서를 보내니 일주일만에 확인편지가 왔다. 아무래도 9월 중순이니 신청자가 좀 없는 모양이다.JJ와 엘에이의 고집사님께 연락을 해서 3사람으로 계획을 잡았다. 주일예배후 막 시작한 겨자씨 모임까지 마치고 가느라 출발이 늦었다. 퍼밋을 픽업해야하는 시간까지 못 맞출거 같아 미리 레인저 사무실에 전화를 걸어 night pick-up을 부탁해 놓았다.신나게 길을 달리는데 JJ가 갑자기 회사에 일이 생겨 못갈..
Almaden Quick silver county park(8월, 2017년)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몇 번밖에 가보질 못했다. 그 몇번도 여기를 잘아는 사람과 가느라 주택가에 차를 세우고 따라가서 어디가 어딘지 다시 찾아가기는 힘들다.정식으로 웹싸이트에서 입구를 찾아 차를 세우니 이른 시간이 아닌데도 차가 많이 없다. 이 공원과 산은 예전에는 수은광산이 가까이에 있어서 이름이 quick silver라고 어디선가 읽은 거 같다. 차를 타고 다니며 멀리 보이던 라이오 송신탑(?)이 가까이에 보인다. 2차 대전때 진주만 공습을 받은 미국이 일본이 태평양을 건너 본토에까지 공격해 오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에 공습을 알리는 목적으로 세운 탑이라고 한다.처음 시작부터 아주 많이 오르막길이다. 하시엔다 트레일을 따라 오르는데 사람도 별로 없고 그나마 몇사람도 주로..
Ranch San antonio open space(7월, 2017년) 다음 주면 짧게나마 다시 JMT에 들어가야 하는데 지난 여름이후로 완전히 손을 놓고 전혀 하이킹을 하지 않았다. 지난 주말의 살인적인 더위가 살짝 물러가고 아침이 되니 조금 선선하다.아내가 자기의 새로 산 하이킹 신발도 테스트할 겸 나에게 잠시 걷고(?)오자고 한다. 물, 에너지 바와 자두를 챙겨 가까운 Rancho San Antonio open space로 향했다. 사람들이 무척 많다. PG&E trail로 시작하며 wild cat trail로 잠시 들어 섰다가 high meadow 트레일로 오르다가 내려왔다. 중간에 사슴, 야생칠면조, 심지어 방울뱀까지 만나며 말이다.. ㅎㅎㅎHY이 지난 JMT에서 먹어 보라고 권한 에너지 바를 이제사 먹어보는데 대박 맛있다. 아내와 아주 즐거운 산행을 마치고 돌아온..
2017 JMT 4th day(Quail meadow~VVR) 아침 일찍 정리를 하는데 자그마한 일본 남자 하이커가 다가온다. 우리가 일본 사람들인줄 알았다 보다. 인사를 나누고 더듬더듬한 영어로 우리에게 부탁한다. 자기는 남쪽으로 가는데 저쪽에 북쪽으로 가는 일본 여성 하이커가 있는데 혼자가면 위험하니 혹시 너희가 북쪽으로 가면 같이 동행해 달란다. 우린 일정이 그렇지는 않지만 가서 위험한 지점들을 얘기해 주겠다고 했다.가보니 여성 하이커가 혼자 텐트를 정리하고 있다. 자그마한 여자인데 원래 우리와 같이 맘모스에서 출발했는데 오는 길에 물에서 전화기를 잃어버려 지금 다시 맘모스로 가서 전화기를 새로 마련하고 다시 내려 온단다. 왜 그래야 하는지(아마 전화기에 GPS 지도를 넣으려고 하는게 아닐까? 대화가 원활하지 않다) 모르겠지만 대단한 멘탈이다.결과적으로 이 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