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이야기

(152)
[천국의 열쇠] 명성이 자자해서 이전부터 읽고 싶었던 A.J. 크로닌의 [천국의 열쇠] 마지막 200페이지를 읽었다. 그동안 밤마다 20-30페이지씩 읽던 중이었는데 마침 다른 약속이 없던 월요일이라 책읽기에 아주 적당했다. 19세기말-20세기초의 스코틀랜드와 중국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속 주인공인 프랜시스 치점 신부의 일생은 소설이라 하기에는 너무나 사실적인 묘사였다. 예전 소설인만큼 극적인 반전이나 혹은 기가막힌 묘사는 없지만 그래서인지 더더욱 매력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이전에 읽은 실화같은 소설, [스토너]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많이했다. 프랜시스 치점 신부는 인생의 후반기 대부분을 중국의 내륙에서 사역을 하는데 그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그저 매일의 일상이 큰 변화는 없으나 소소한 이야기, 책임들, 관계와 그 안에 얽힌..
세상을 뒤흔든 사상 연세대학교에서 사회학을 가르치는 김호기 선생이 문학과 역사, 철학과 자연과학, 정치와 경제, 사회, 문화/여성/환경/지식인의 크게 다섯 분야에서 20세기의 주요한 저작 40권을 선정하여 그 핵심사상을 정리한 책이다. 아는 책들도 있고 처음 들어본 책이나 저자도 있으며 '아, 이런 생각도 있구나'하고 큰 배움이 된 내용들도 있다. 각 책마다 길지 않은 요약과 저자의 생각, 관련된 상황(주로 한국에서의)을 풀어 놓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 세상, 역사의 문제의식들을 붙잡고 씨름한 지식인들의 일생의 역작들을 이렇게나마 훑어볼 수 있는 것은 큰 도움이다. 각 저자의 사상을 확실히 파악하여 정리한 김호기 선생의 노고도 대단하다. 소셜 미디어에서 김호기 선생의 글들이 올라올 때마다 읽어보는데 전공인 사회학뿐..
어떻게 죽을 것인가? 원제목은 Being mortal이다. 그렇다.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 다만 어떤 모습의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는 한 개인뿐 아니라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이다. 저자가 의사이지만 , 환자로서만이 아니라, 인간이 죽음앞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질문을 살아있는 우리 모두에게 던져준다. Assisted living뿐 아니라 assisted death는 어떤 모습을 띄어야 하는가? 백세시대, 유병장수, 안락사, 호스피스 등등 수많은 죽음에 관한 담론들이 넘쳐난다. 그렇기에 찬찬히, 솔직히 필요한 것들을 짚어주는 저자의 통찰이 큰 도움이 된다.
심판대에 선 그리스도 사순절을 지나며 관련된 책들을 읽고 묵상하고 있다. 첫번째의 책은 로완 윌리엄스의 [심판대에 선 그리스도]이다. '내가 바로 그다'라고 말하시는 마가복음의 그리스도가 이 책이 말하려 하는 전체의 메시지를 끌고 가는 것 같다. 그 분은 성공과 힘과 영향력의 자리에서 '내가 바로 그다'라고 하지 않으셨다는 그 말씀. 누가복음의 환대, 요한복음의 진리에 이르기까지 때로는 강렬하게, 혹은 어렵지만 심오하게 법정의 그리스도를 말한다.
산, 산, 산 교우의 직장 동료 여자분인데 백패킹을 좋아할 뿐더러 심지어 무거운 카메라 장비를 지고 올라가 사진을 찍어 매년 달력을 만든다. 매달의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나도 가보았던 곳에 대한 그리움,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동경이 있다. 내가 산을 좋아하는 것을 아시는 지인께서 대만의 산에 관한 책과 그 안에 뉴질랜드 5달러를 끼워 넣어 주셨다. 지폐속의 인물은 에드먼드 힐러리. 에베레스트를 처음 등정한 영국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본래 뉴질랜드 사람이다. 대만은 두 번 가보았는데 세 번째 갈 기회가 있다면 산에 오를 수 있으려나? ^^ 늘 동경하는 네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와 쿰부 히말라야를 읽으며 그 곳을 걷는 상상을 잠시 해본다. 아주 꼼꼼한 설명과 사진때문에 큰 그림과 소소한 필요를 이해하는데 아주 도움이 되는..
어쩌다 거룩하게 그녀의 문신만큼이나 분명하게 용서와 은혜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스스로에게 정직하고 인정하기 싫은, 하지만 누구보다도 은혜가 필요한 자신을 드러내 보인다. 몇 장면에서 감동스러워 울컥했다.
시대를 읽다, 성경을 살다 포항제일교회에서 목회하시는 박영호 목사님의 책이다. 2019년에 코스타가 열리던 시카고에서 3Rs에 대한 통찰을 나눠주시며 인상적인 대화를 나누었다. 이 책에 그때 대화했던 내용들이 오롯이 들어가 있다. 실력있는 신약학자이시면서 또 목회자로서의 양면이 스며 들어있는 책이다. 돌아가신 팀켈러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사이의 미들웨어에 대한 중요성과 그것을 맨하탄에서의 목회에서 실제로 구현해 내셨는데 박영호 목사님의 이 책이 한국적 상황에서의 미들웨어의 아주 좋은 본보기라 할 수 있다. 좋은 책은 또다른 상상을 가능케하는 책인데 이 책이 딱 그렇다. 이 지역의 CRC 한인 목사님들과의 peer-group에서 읽은 책이다.
바울과 은혜의 능력 '은혜'라는 주제로 감동적으로 읽었던 책들을 떠올려 보니 세 사람의 저자가 생각이 났다. 브레넌 매닝, 필립 얀시, 그리고 도널드 밀러. 그 중 최고는 늘 브레넌 매닝이었다. 존 바클레이는 학자인데 이미 [바울와 선물]이라는 아주 학문적인 책에서 '은혜'라는 주제를 다루었다고 한다. 이 책은 [바울과 선물]의 평이한, 그리고 요약된 버전이라고 하는데(그래서 누구나 편히 읽을 수 있다고 서문에 나와 있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무척무척 유익하다. 뭐라 이 책을 소개할까 생각하다보니 Academic version of 브레넌 매닝이라하면 좋겠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