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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MT(존 뮤어 트레일)

연약함

Pinchot pass를 넘어 텐트를 치고 저녁을 준비했다. 기도를 하는데 자연스레 우리의 연약함을 인정하고 또 그럼에도 이 자리까지 안전하게 도우신 하나님의 은혜와 돌보심을 찬양하였다.
Pinchot pass의 반대편에서 여기까지 오는 하루가 힘들었다. 계속 고도를 올려야 했고 고소가 지속되었다. **형제가 먼저 고개가 보이는 지점에 도착하더니 나보고 여기서 기다리라 했는데 그 말마저 헷갈려서 더 지나쳤다가 돌아올 만큼 기운이 빠졌다. 그나마 **형제가 출발하기전에 나와 토니 목사의 텐트를 져주겠다고 하는 바람에 그는 자그마치 텐트 3개를 지고오는 괴력을 발휘하고 있던 중이었다.(모냥새빠지는 일이지만 자그마치 텐트를 져준다니 왠 횡재인가!)
아무런 의욕없이 쉬고 있는데 저멀리서 3사람이 보인다. 이런.. **형제가 김 목수의 배낭을 지고 김 목수는 겨우 하이킹 폴만 쥐고 터벅터벅 걷고 있다. 아래에서부터 고소가 와서 다리에 힘이 풀리고 겨우 왔다는 것이다.
그런 우여곡절을 거쳐 고개를 넘어 텐트를 쳤으니 어찌 연약함의 고백이 절로 나오지 않겠는가?
기도를 마치고 식사를 하는데 **형제가 말한다. "세 분은 연약함을 경험하셨지만 저는 저의 강함을 경험한 날입니다. 제가 생각해도 스스로 너무 강인한 거 같아요."
그 순간, 영화, [기생충]의 송강호의 대사가 떠올랐다.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
연약함의 고백은 또다른 기도로 이어진다. "주님, 다 계획이 있으셨군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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