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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단상

큰 벽 아래에 서서..

지난 10월의 요세미티 방문때 아는 형제가 찍어준 사진입니다. 뒤에 보이는 것이 그 유명한 '엘 캐피탄'입니다. 대장바위라는 뜻이죠. 요세미티에서는 물론 해프돔이 가장 유명하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엘 캐피탄이 요세미티 보다도 더 대단할 겁니다.그 어떤 "이들"은 바로 Rock climber들입니다.미국은 유럽에 비해 암벽등반의 역사가 짧음에도 불구하고 그 기간을 순식간에 단축한 것에는 이 '엘캡'이 기여한 공로가 큽니다. 한 덩어리의 화강암 바위로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크고 높이는 1000미터입니다. 

얼마전에 축구장크기의 바위조각이 떨어져서 사고가 난 곳도 이곳이지만 정작 이 아래에 서면 그 축구장 크기란 것이 전체에 비하면 얼마나 작은지가 실감이 납니다. 저희가 갔던 날도 몇 팀이 바위에 붙어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요즘 한창 인기를 끄는 파타고니아 의류 브랜드의 창립자인 이본 취나드가 70년대에 여기 엘캡을 오르면서 직접 암벽장비를 만들고 거기에서 그 유명한 Black diamond가 시작되었고 patagonia는 블랙 다이아몬드에서 나온 의류회사죠.

이본 취나드의 아내도 어와니 호텔(지금은 마제스틱으로 이름이 바뀐..)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하며 밤마다 고급호텔에서 나온 음식들을가지고 젊은 남자들이 모인 camp 4에 와서 서로 알아가다가 결혼까지 한 사연은 유명합니다.


작년이었던가요?그 어렵다는 여명의 벽(dawn wall)코스를 오른 것이 화제가 되어 오바마 대통령이 축전을 보내고 난리가 난 곳도 이곳입니다. 요세미티밸리안에서 유일하게 예약없이 first come, first serve로 갈 수 있는 캠프장인 camp 4(저는 예전 이름인 sunny side camp ground가 더 좋습니다^^)에 가면 아직도 이 벽을 오르기 위해 장비점검으로 분주한 rock climber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살아있는전설인 Alex Hannold도 운이 좋으면 이 곳에서 볼 수 있을 겁니다.(가족을 데리고는 가지 마십시오.가족 캠핑을 위하여 좋은 곳은 아닙니다.)

저 혼자 서있으면 그냥 그런 사진인데 저 큰 암벽이 배경이 되어 주니 그럴 듯 합니다.우리 인생도 별거 아닌데 하나님이 배경이 되어 주시면 그나마 나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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