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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사랑 밖의 모든 말들

by yosehiker 2023. 8. 7.
그녀가 쓴 소설, '경애의 마음'의 한 구절은("사는 건 시소의 문제가 아니라 그네의 문제 같은 거니까. 각자의 발을 굴러서 그냥 최대로 공중을 느끼다가 시간이 되면 그냥 서서히 내려 오는거야. 서로가 서로의 옆에서 각자의 그네를 밀어내는거야.") 여전히 내 마음속 깊이 남아있는 몇 안되는 글귀들중의 하나이다. 그래서 그녀가 끈 산문집이라고 했을 때 무조건 읽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믿고 싶은 바를 확인해 주는 글들이라 그런지 몰라도 작가는 나를 평안하게 한다. 나도 알 수 없는 내 마음을 깔끔하게 정리해 주는 것이 작가의 몫중의 하나일테니 말이다.
- "사랑은 우리에게 남은 최후의 온기"(책 중에서)
- "용서해주는 것, 서툴렀던 어제의 나와 그 사람에게 더이상 책임을 묻지 않는 것. 우리는 그런 어제 때문에 너무 많은 것을 잃고 고통을 겪었고 심지어 누군가는 여기에 없는 사람들이 되었지만 그건 우리의 체온이 어쩔 수 없이 조금 내려간, 하지만 완전히 얼지는 않았던 시절의 이야기다... 여전히 부끄러움을 느끼지만 힘들다면 잠시 시선을 비껴서 서로를 견뎌주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되돌릴 수가 있다. 근데 그러면 어떻게 되는 거지? 우리가 서로를 견디며 왜냐고 묻는 대신 대화를 텅 비운 채 최선을 다해 아주 멀리 멀어지지만은 않는다면?"(책 중에서..)
(사랑이 최후의 온기라 믿지만 여전히 서툴고 미성숙한 나는 사랑대신 나를 증명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적이 얼마나 많은가?)
- "무릇 문학이란, 작가란 우리 눈앞에 펼쳐지는 혼란스러운 변화의 가운데에서도 그런 세계의 건재함에 예민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 세상 변화의 이면에 자리하는 허무와 그것의 무용함에 대해 마음속에 항상 간직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러니까 식탁의 크기가 아니라 그 식탁에 모여 앉아있는 이들의 채워지지 않는 허기와 그늘에 대해 말이다."(책 중에서)
(목회도 이와 같은 것 같다)
이미 본 "윤희에게"와 "인터스텔라"를 다시 보아야겠다는 마음, 영화, "매기스 플랜"을 구해 보고 싶다는 마음, 그리고 에밀리 디킨슨의 삶을 그린 "조용한 열정"을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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