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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mney rock trail - Point Reyes 이 길은 언제나 좋다.
앞 사람의 먼지 산길을 걷다보면 앞 사람과 붙어가는 것이 곤욕일때가 있습니다. 바로 신발먼지때문입니다. 돌길에서는 괜찮은데 고운 흙으로 다져진 길은 먼지가 많이 납니다. 그럴때에는 20미터가량 뒤떨어져서 걷곤 합니다. 인생도, 사역도 그렇습니다. 가까운 사람이고 좋은 사람이지만 사람사이를 불편하게 만드는 먼지같은 것들이 생기면 굳이 가까이 하지말고 조금 거리를 두다보면 어느새 오해와 서운함, 조금 미운 감정도 사라집니다. 그럴때 다시 걸음을 재촉하여 함께 걸으면 됩니다.
골이 깊은 곳 매주가는 동네산에는 살짝 깊은 골짜기가 있습니다. 흔히 골이라고도 하죠. 깊이는 다를 지언정 어느 산에나 골은 있습니다. 골이 깊은 곳은 서늘합니다. 찬바람이 불고 눈이나 얼음도 늦게 녹습니다. 하지만 여름에 골로 들어가면 시원합니다. 땀을 씻어 냅니다. 겨울을 앞두고 골을 걸으니 한기가 듭니다. 사람도 인생의 골, 감정의 골, 상실의 골이 깊으면 그 사람과의 만남에 한기만 남습니다. 옷깃을 여미게 되고 빨리 그 골을 나오고 싶습니다. 새삼스레 자연과 사람이 닮았음을 깨닫습니다.
생각은 평탄할 길을 걸을때 해야 한다 높은 산을 오를 때는 그냥 오르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음악을 듣는 것도 도움이 된다. 높이 오르면서 동시에 무언가 의미있는 일을 하겠다고 스스로에게 화두를 던지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평탄한 길을 걸으며 그간 분주하고 바빠서 하지 못했던 생각들을 정리하고 마음을 추스리는 것이 지혜로운 방식이다.
걷기를 생각하는 걷기 독일의 언론인이 썼다. 로마까지의 여정이라 했으나 대부분은 독일에서의 걷기이다. 예전에 프랑크푸르트의 괴테 하우스에 갔을때의 경험이 겹친다. 괴테 하우스에서 조정래의 태백산맥 문학관과 박경리 기념관을 생각했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네 산하의 길들과 장소들을 그려낸 책이 있을 것이라 기대하게 된다.
2021 JMT #4 오늘은 JMT를 벗어나 비숍 패스를 넘어야 하는 날이다. 가는 길 어디에서인가 야영을 하면 내일 오전이면 끝난다. JJ&HY 부부가 데리러 오기로 했다. 아침에 일어나니 사슴가족이 가까이 다가온다. 왠지 기분좋게 시작하는 하루다. 2마일을 내려와 Le conte junction에서 비숍을 오른다. dusy basin에 도착하니 2시 무렵이라 점심을 해먹고 다시 오르는데 길이 힘들다. 저녁 5시에 비숍패스 정상에 도착했는데 이런 전화기 신호가 잡혀서 아내와 잠시 통화를 하고 길을 재촉하여 비숍 호수까지 가서 텐트치려하는데 바람은 심하게 불고 이미 적당한 자리는 사람들이 있다. 패스정상에서 주차장까지가 6마일이라 내친김에 내려가자고 하니 김목사님도 오케이! 내려오다 보니 날은 저물고 헤드램프를 켜고 가는데 ..
2021 JMT #3 오늘은 무척 많이 걸었다. 아침 7:30무렵부터 저녁 6시까지 꼬박 걸린 하루다. 총 거리는 14마일이다. 에볼루션 호수 아래에서 하루 일정을 시작했는데 이미 고도가 만피트를 넘은 지점이라 숨이 가빴다. 에볼루션과 사파이어 호수, 그리고 wanda 호수(존 뮤어의 큰 딸 이름이다)를 지나 뮤어 패스 정상에까지 이르는 길이 너무 길었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와보고 싶었던 곳이라(뮤어패스) 감격스러웠지만 힘들기도 했다. 2시에 도착하여 둥지냉면을 찬 물에 부어놓고 기다리며 사진찍고 먹고 다시 출발하니 2:50이다. 우리가 거의 마지막 사람들이었고 패스 남쪽의 헬렌 호수(존 뮤어의 둘째딸)를 지나 정말로 힘든 돌길을 끝도 없이 내려오다 보니 어느새 그 유명한 monster rock에 도달했는데 이게 왠 일인가!..
2021 JMT #2 오늘은 화요일이다. 어디까지 갈까 고민하다가 에볼루션 호수는 무리라 여겨져 맥클루어 메도우를 지나 2마일가량을 더 가서 일찍 하루를 마감했다. 그런 바람에 존뮤어 트레일을 하며 처음으로 옷도 제대로 빨고 목욕도 하고 실컷 대화도 나누는 여유로운 시간을 가졌다. 그 무시무시하다는 에볼루션 크릭이 가뭄으로 물이 줄어 건너기 수월하다. 엘에이에서 오신 한인 부자를 만났는데 함께 백패킹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