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500 [한국 교회를 위한 카이퍼의 세상 읽기] 다녔던 신학교가 무척이나 근본주의적인 학교였음에도 불구하고 그와는 결이 다른 캠퍼스 선교단체(IVF)의 간사로 섬긴 것이나, 그것이 인연이 되어 코스타를 섬긴 것의 근간에는 기독교 세계관, 더 정확히는 '이 땅에 하나님의 주권이 미치지 않는 곳은 한 뼘도 없다'는 세계관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참 좋아하는 허현 목사님은 나보고 메노나이트같다고 하지만 나는 카이퍼리안이다. ^^소장학자가 쓴 카이퍼의 기독교 세계관을 소개하는 작은 책이 나왔다. 카이퍼가 1인칭으로 말하는 방식을 통하여 칼빈주의 세계관은 교리이기보다는 세계관이라는 주장을 꼼꼼히 펼쳐 나간다. 하나님의 주권과 은혜에 기반한 세계관이라든가, 영역주권론의 의미 등, 이미 큰 그림의 이해에는 달라진 것이 없으나 그 작은 틈들을 꼼꼼히 메워주.. 2024. 7. 16. Perfect days 남가주에 다녀오려던 계획이 아내의 컨디션이 갑자기 나빠져 마지막에 취소할 수 밖에 없었다. 예상치 않은 시간이 생겨 주일 저녁에 차분히 영화 한편을 보았다. "Perfect days" 주인공, 히로야마는 도쿄 공중 화장실의 청소부다. 그의 일상은 변화가 없다. 아침에 캔커피 하나를 마시며 출근하는 동안에는 오래된 70-80시대의 카세트 테이프 팝곳을 듣는다. 그는 정말로 성실하고 꼼꼼히 자기가 맡은 공중화장실들을 청소한다. 점심에는 가까운 신사에서 샌드위치와 우유로 점심을 먹고 오래된 필름 올림퍼스 카메라로 나무 사진을 찍는다. 가끔 오래된 단풍 나무아래에 새롭게 자라는 어린 단풍 나무묘목을 고이 가져와 집에서 키운다. 일이 끝나면 공중 목욕탕에 가서 목욕을 하고 늘 가는 지하철역의 간이 식당에서 식사를.. 2024. 7. 16. 강하고 빠른 개울을 건너는 법 존 뮤어 트레일을 걷다보면 여러가지 불편한 점들이 있다. 일단 나의 경우에는 모기가 가장 힘들고 화장실같은 것은 불편을 감수하겠다고 마음먹었지만 실제에서는 더 힘든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일상의 불편이나 그것을 좀 넘어서는 수준이지, 위협의 수준은 아니다. ‘위협’이라고 할때는 정말로 생명을 잃을 수도 있겠구나 싶은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다.대체적으로 트레일도 잘 닦여져 있고 돌발행동만 하지 않는다면야, 그런 위협을 몇 가지 안된다. 흔히들 물어오는 ‘곰은 없어요?’라고 하는 곰이나 다른 야생동물이 주는 위협을 마주한 적은 없다. 차라리 흔하지 않지만 뱀이나 벌이라면 모를까. 실제로 경험한 가장 기억에 남는 위협은 눈이었다. 7-8월에 눈이라고? 그렇다. 지난 겨울의 적설량에 따라 3000미.. 2024. 7. 11. '당신은 갈 길이 멀어요' 얇은 책인데도, 이전같았더라면 금방 끝냈을 책인데도 한 달이 넘도록 붙잡고 있던 책이었다. 아마도 이 구절을 만나려고 그랬나 보다. 젊은 날의 프레드릭 뷔크너가 이제는 이름도 기억하지 못하는, 그리고 그가 기대했던 대답과는 전혀 다른, 하지만 말그대로 '주목할만한 일상'을 남긴다면 꼭 남겼어야만 했던 한 마디, '당신을 갈 길이 멀어요.' 이제 중년의 시간을 넘어서고 있다. 아직 내가 살아온 인생, 나의 부모, 형제와 얽힌 인생들도 온전하게 풀어내지 못하고 헤매이고 있다. 그것이 나를 붙잡고 있다는 것을 막연하게 느낀다. 어쩌면 지금까지 보다 앞으로 더 '갈 길'이 멀지 모른다. 시간과 사건에서 말이다. 먼저 내 자신에게 이전의 시간들을 풀어 놓을 때, 앞으로의 길이 조금은 익숙한 길이 되지 않을까를 기.. 2024. 7. 9. 아내의 CT 지난 1월에 항암이 끝난 이후로 6개월만에 아내가 CT를 찍었다. 그 사이에 두 번의 피검사를 통하여 종양지수는 정상임을 확인했다. 한국은 항암이후에 3개월마다 CT를 찍는데 미국은 6개월이다. 둘 다 맞다고 한다. ^^한국병원은 선제적으로 검사와 팔로우업을 하는데 미국은 조금 느슨하지만 꼼꼼하다. 토요일아침에 방문한 병원은 한가했고 그 과정마저 순조러웠다. CT후에 주차장으로 나오는데 건너편에 주말 파머스 마켓이 열리고 있었다. 검사때문에 아침을 먹지 못한 아내와 그 곳을 둘러보다가 맛있는 머핀과 스콘을 사주고 딸기와 자두를 사 가지고 왔다. 부디 아내가 건강하기를 바랄 뿐이다. 2024. 7. 7. 2024 코스타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코스타에 다녀왔다. 작년에는 LGS에, 오후에 세미나까지 있어서 바쁜 스케줄이었는데 올해는 LGS만 있어서 조금 수월했다. 덕분에 오후에 다른 강사님들의 세미나도 들어가 배울 수 있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코스타 직전에 교회의 일들로 마음이 편하지마는 않았다. 하지만 작년의 경험이 있어서인지 올해는 작년만큼 힘든 마음은 아니었다. 올해 코스타를 두고 기도하면서 다른 무엇보다도 LGS를 통하여 주시는 책임을 잘 감당하기를 기도했다. 그러던 참에 뜻하지 않은 소식을 들었다. 몇 년전 나의 LGS에 참여했던 사람이 올해 다시 등록하면서 등록팀에 보낸 메일이었다. 짧게 요약하면 그 LGS를 통하여 주신 은혜였다. 그동안 도움이 되기는 하였구나 싶어 마음이 흐뭇했다. 올해 역시 LGS에 .. 2024. 7. 7. 이전 1 ··· 7 8 9 10 11 12 13 ··· 8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