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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국과 사랑 아내가 아프니 교인들이 음식을 해온다. 교회의 초창기에도, 그리고 지금도 거의 막내나 다름없는 JH가 끓여온 맑은 소고기 뭇국. 고기를 볶은 것이 아닌, 오래 고아서 우려낸 국물이라 맑고 진하다. 그가 막 결혼하고 우리 교회에 왔으니 살림도, 음식도 서툴렀을 것이다. 이제 10여년의 세월이 지나 이만큼 끓여낸 그의 정성과 사랑에 놀란다. 보고 배우며 늘어가는 것이 살림이고 요리라면, 몸으로 먹는것도 그러할진대 영혼으로 먹는 것은 다들 솜씨가 늘어가고 있는 것일까? 그렇게 보여주며 나누는 인생을 살고 있는가? 맑은 소고기 뭇국앞에서 진지하다. 2024. 8. 3.
지난 일주일 딱 일주일전인 수요일. 의사를 만나고 힘든 이야기들을 들었다. 그리고 오늘. 정확하게 7일이 지났고 이틀전에 수술을 했고 오늘 퇴원을 했다. 아내와 나, 모두 심란한 목요일을 보내고 주말동안 시편의 말씀들과 기도, 그리고 하나님이 평안을 주셨다. 마지막으로 시편 23편을 함께 읽으며 기도하고 수술대에 눕는 아내가 '푸른 초장에 눕는 것같으며 쉴만한 물가로 인도함을 받는 것'같은 시간이 되기를 둘이 손붙잡고 간절히 기도했다. 교우들의 릴레이 기도, 마음졸이는 4시간 50분. 그리고 수술이 잘 됐다는 의사의 말에 눈물부터 터져 나왔다. 앞으로의 시간들, 어찌 채워질지 모르나 감사하고 감사하다. 2024. 8. 1.
하나님 나라 복음 기초 여름에는 '겨자씨'라 불리는 소그룹들도 방학이다. 많은 교우들이 아이들 방학을 맞아 한국방문등으로 분주하다. 그참에 몇몇 교우들과 예언서 읽기를 했다. 이사야, 예레미야, 예레미야 애가, 에스겔까지 읽고 뒤이어 모든 교우들을 대상으로 하나님 나라 복음 기초 성경공부를 하고 있다. 주일 예배후에 각자 준비해 온 비빔밥을 먹고 내 강의를 듣고 질의하는 방식이다. 원래 4번을 계획했는데 3번이면 대략 마칠 수 있을 거 같다. 팬데믹이후로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은 처음이고 그 사이에 조인한 교우들도 있어서 우리 교회가 믿는바를 가르친다는 의미가 있다. 여전히 하나님 나라 복음은 어떤 이들에게는 낯선 내용들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공부하고 나눌수록 이것이 예수가 전하고자 했던 복음의 핵심이라는 것이 확연히 드러.. 2024. 7. 24.
명치끝이 떨리는.. 명치끝이 살살 떨린다. 흥분되거나 기대되는 일이 있어서가 아니다. 오히려 정반대이다. 마가복음 6장을 묵상한다. '안심하라, 나이니 두려워하지 말아라.' 그리고 그 분은 제자들이 타고있던 배에 오르신다. 그러자 바람이 잔잔해진다. 나의 명치끝도 잔잔해 지기를. 2024. 7. 23.
6월, 2024년 Crane flat 캠프장이 오랜 보수끝에 문을 열었다고 해서 하룻밤이라도 다녀올까 했는데 아무래도 밸리에서 거리가 약간있고 무엇보다도 아내에게 송충이의 추억이 있어 취소했다. 마침 하우스키핑의 리버 사이드에 자리가 있어 간단히 집에 있는 먹거리만 가지고 다녀왔다. 아무것도 한 것 없이 그저 강가에서 이야기하고 하늘과 강물을 바라보고 사람들을 쳐다 보았다. 낯익은 샤워장에 가니 20년전의 나와 아들처럼 젊은 아빠와 아이들의 대화도 우리 부부에게 즐거움을 준다. 세상은 바뀌고 우리도 늙어가지만 그 곳은 여전했다. 2024. 7. 22.
날다, 떨어지다, 붙잡다 로드레이 공중곡예단과 헨리 나우웬의 우정, 그리고 가장 중요한 통찰은 이미 다른 책을 통해 읽은 적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출간되었을때(비록 본인이 완성하지도 못한 책이지만) 주저없이 구입한 이유는 그 구체적인 이야기들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기대대로 그 자세한 만남의 이야기들과 더불어 나에게 역시 나를 붙잡으시는 하나님의 손길, 그리고 그 하나님의 손길로 쓰임받은 공동체의 손길을 깨달을 수 있었다. 아마도 공중곡예단처럼 많은 3회전이나 도약은 내 인생에서 많이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내 분야의 묘기랄 것도 없는 발구름 몇 번과 모험과 도전을 끝내고 내 손을 뻗을 때 그 분이 나를 안전하게 붙잡아 주실 것이라는 믿음은 여전히 내가 배워가야 하는 여정이다. 2024. 7.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