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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이 뜸한 길 발길이 뜸한 길은 가시와 엉겅퀴로 막힌다(아바의 자녀) 기도의 길, 말씀의 길, 사랑의 길, 섬김의 길, 화해의 길.. 아름답고 선한 길들인데, 그래서 ‘걸어야지’라고 생각은 하지만 걷지 못하고 있는 길들이 있지는 않은지요? 너무 오랜동안 걷지 않아서 아예 길이 있었음을 기억도 하지 못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오랜동안 걷지 않아서 어색하지만 아름다운 길들의 공통점은 금방 나와 길이 하나가 되도록 우리를 맞아 준다는 것입니다.
목회자 이중직에 관한 단상 신학교를 졸업하고 안수를 받고 지역교회를 섬기는 대신 캠퍼스 사역을 선택했다(이미 섬기고 있던 캠퍼스 사역을 그만두지 않고 계속 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래서 포기한 것들이 있었다. 풀타임사역이라야 가능하던 영주권도, 건강보험도(그때부터 40대 중반에 교회개척을 할때까지 건강보험이 없었다. 그 사이에 크게 아프지 않은 것이 은혜였다), 그리고 좀더 재정적으로 안정될 수 있었던 것도 그 중 하나였다. 신대원을 다니던 막바지에 닥친 IMF로 경제적으로 힘들어서 야간 주유소 알바도 해보고, 지금은 일본에서 미군 군목으로 있는 친구 목사를 쫓아 페인트칠도 해보고(이거 진짜 힘들다), 여름에는 흑인지역에서 교복파는 일도 열심히 했다. 교회를 개척하고 나서는 일하는 교우들의 심정을 이해해 보겠다고 막 시작된 음식..
요세미티 당일 치기 월요일이 Juneteenth이고 연방공휴일이라 어쩔까 하다가 그래도 길을 나섰다. 가는 길에 차가 없어 다들 주말에 갔다가 나오는구나 싶었는데 막상 공원으로 들어서니 지난 30년을 이 곳을 다니면서 처음 보게되는 광경과 마주쳤다. Parking inside park is full. 어찌어찌 엘캐피탄아래의 길거리에 차를 주차하고 3마일을 걸어 lower fall아래에 도착해서 쉬고 잠시 즐기고...왕복 400마일을 하루에 다녀온 길이지만 아내와 오가는 길에 대화하고 노래듣고 하는것만으로도 힐링이 된 하루. 최근에 이래저래 좀 다운되어 있었는데 다녀오길 잘했다. 지금까지 본 요세미티중에서 가장 물이 많고(모든 메도우가 물에 잠겼다) 그래서인지 모든 것이 푸르르다. 아주 이례적으로 7월까지도 폭포에 물이 많을..
예배와 영혼의 질서 예배는 질서를 부여하시는 하나님의 현존을 거기에 모인 사람들과 함께 조용히 끈질기게 증언하는 것이다(유진 피터슨, 부활을 살라) 열역학 제 2법칙의 엔트로피의 증가에 대하여 교우로부터 명쾌한 설명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자연은 무질서를 향하여 증가하지, 질서를 향하여 모이지는 않는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하나님이 계시지 않는 곳은 혼돈과 공허가 있을 따름입니다(창 1장) 그 무질서를 질서로 바꾸신 분은 하나님입니다. 지금도 세상은 자기 나름의 논리와 이성으로 꾸려지는 것같지만 그 곳에 하나님이 없으면 무질서가 지배할 따름입니다. 그것이 나 자신과 세상의 모습입니다. 예배는 우리가 의지적으로 하나님께로 돌아가겠다는 몸부림입니다. 거기에서만 질서와 평안, 지혜가 있기 때문입니다
기도 불멸의 극작가 사무엘 베케트는 우리에게 조언한다. ‘다시 실패하라. 그리고 실패가 더 낫다.’ 우리는 ‘다시 기도하자, 그리고 기도가 더 낫다’가 되도록 노력하자.. 어떤 기도든 간에 그것이 끝난 뒤 찾아오는 조용하고 깊은 호흡은 또 다른 형식의 아멘이다(가벼운 삶의 기쁨) 예전에는 정말로 실패를 소중한 자산으로 여기던 때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21세기는 한번의 패를 잘못 놓으면 온 인생을 망친다는 생각이 팽배해서 누구도 실패하지 않으려 합니다. 그런데 기도는 다릅니다. 기도가 놀라운 것은 시대와 상황을 막론하고 기도하기 전보다 기도한 후가 휠씬 낫다는 사실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기도하면서 나를 도우시는 나의 친구되신 주님과 그분의 신실하신 사랑을 확인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정말로 ‘그렇게..
2023 수양회 김도현 목사님과 함께 한 수양회. 목사님의 말씀은 담백했으나 더할 나위없이 진실했고 뒤에서 수고한 교우들의 섬김이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노동 성령께서 감동하는 노동이란 자동적으로 윤리적인 요소를 동반한다(벤 위더링턴 3세) 우리 모두 자기에게 맡겨진 노동을 합니다. 우리는 옆을 볼 수 없도록 눈이 가려진채로 앞만 보고 걸어야하는 말처럼 일할 수도 있고, 주변을 돌아보며 노동할 수도 있습니다. 주변을 돌아본다는 것은 마음을 쓴다는 것입니다. 윤리의 마지막은 사랑이라고 믿습니다. 노동에 사랑이 더해진다는 것은 주변을 돌아본다는 뜻입니다. 성실히 일하되 사랑이라는 조미료를 첨가하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사랑이 없다면 아무런 맛이 나질 않습니다.
함박눈 함박눈이 내립니다/함박눈이 내립니다/모두 무죄입니다(고은) 참 기막히게 아름다운 시입니다. 고은이란 시인이 지은 시입니다. 장 바니에란 분이 계십니다. 중증 장애인들을 위한 데이브레이크 공동체를 세우고 일평생을 섬긴 분입니다. 존 하워드 요더라는 학자는 [예수의 정치학]이란 책으로 기독교 윤리에 너무나 큰 영향을 미친 분입니다. 각각 자신의 세계에서 그 시와 섬김, 학문으로 대단한 성취를 이룬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모두 성적인(sexual) 범죄로 말년에 지탄을 받은 이들입니다. 그래서 그들의 시와 영성에 관한 책과 통찰을 주는 해석들을 읽어야 할지, 내다 버려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세상에는 알 수 없는 것, 여전히 이해할 수 없는 것 투성이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는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