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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 Master's voice 2년전 안식월에 한국방문 중 강릉의 소리박물관에 들른 적이 있다. 개인의 소장품이라고 하기에는 그 어마어마한 양의 축음기, 각종 소리관련 물건들, 그 뒷 이야기가 감동적이었다. 구경을 마치고 나오는 기념품 가게에 설립자의 아내되시는 분이 계셨고 그 뒤에 바로 이 그림(코르크로 만든)이 있어서 냉큼 사왔다. 그 이후로 우리 집의 한구석에 자리하고 있다. 이 그림에 얽힌 이야기는 바로 여기https://www.segye.com/newsView/20220110512275에서 볼 수 있다. 날이 갈수록 이 그림속의 주인공, 니퍼를 보고 있노라면 그렇게 더 깊이, 그리고 간절히 사모하여 주님의 음성을 가까이 듣고 분별하며 살아가는 인생이기를 소망하는 마음이 크다. 2024. 6. 21.
나방과 걸음 새벽 2시 반, 너무 덥고 땅에서 올라오는 지열까지 더하여 잠자기는 글렀습니다. 이런 줄 알고 새벽에 출발하려 했던 거지요. 익숙한 텐트이고 이미 출발할 준비를 하고 잠자리에 들어서 정리가 어렵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헤드램프를 켜고 얼마지나지 않으니 나방들이 텐트로 달려들기 시작합니다. 손으로 그 녀석들을 헤치며 겨우 정리를 하고 깜깜한 산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불빛을 쫓아 나방들이 달려듭니다. 손으로 나방을 흩으려니 걸음걸이가 휘청거립니다. 잘 포장된 길이 아니라 울퉁불퉁한 돌길이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한쪽은 낭떠러지이니 잘못하면 콜로라도 강으로 떨어져 흔적도 없이 사라질 판입니다. 대충 손으로 휘저으며 더 중요한 것은 내 걸음에 집중하는 일입니다. 앞으로 나아가는 일입니다. 살아간다는 일도 비슷하지 .. 2024. 6. 17.
나는 이 길을 '포로시 트레일'이라고 부르리라 2008년에 이 길을 하루에 걸었는데 정말이지 하루만에 끝내야 한다는 중압감에 무얼 봤는지 모르게 걸었다. 한번쯤은 다시 걷고 싶었고 특히나 Bright angel campground에 묵고 싶었고 phantom ranch의 그 유명한 레모네이드도 마시고 싶었다. 2월 중순에 우연히 Bright angel에 한 자리가 난 것이 눈에 띄여서 곧바로 예약을 했다(너무 경쟁이 치열해서 잠시 생각하다 보면 사라지고 만다). 그리고 마침 예약한 날은 내 생일 당일이었다. 그 핑게로 아내에게 허락을 받을 수 있었다. ^^ 하루 일찍 출발해서 라스베가스에서 아침으로 설렁탕을 먹고 운전해서 그랜드 캐년까지 약 4시간 반 거리. Mather campground에서 하루 묵는다. 누구가 다 간다는 뷰 포인트는 그동안 수없.. 2024. 6. 14.
몬트레이-퍼시픽 그로브 월요일은 아내와 근교의 바닷가에 다녀왔다. 몬트레이를 다녀왔는데 정확하게는 퍼시픽 그로브다. 이 동네는 몬트레이에 붙어있는, 좀더 반도의 끝에 있는 한적한 동네이다. 그래도 몬트레이의 번화가인 canary row까지 2-3마일이니 마음만 먹으면 해안길을 따라 걸어서라도 갈 수 있는 거리이다. 아내와 바닷가 공원을 많이 걷다가 존 덴버를 기리는 동판을 만났다. 그가 경비행기를 타다가 추락하여 죽은 것은 알았지만 그 장소가 여기 몬트레이인줄은 몰랐다. 몬트레이하면 존 스타인벡이다. 마침 아내는 [분노의 포도]를 읽고 있어서 둘이 앉아 그 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기회가 된다면 다른 책, canary row도 읽어보면 좋겠다.조금 떨어진 골목길에 있는 식당에서 클램 차우더와 피시앤칩을 먹고 한적한 바닷가.. 2024. 6. 11.
[신] 철학과 신학을 전공한 저자의 내공이 빛을 발하는 책이다. 올해 개인적으로 벽돌책읽기 프로젝트를 하는데 가장 먼저 넘어야 하는 책이었다. 철학, 신학, 다른 종교나 신화들, 심지어 과학에 이르기까지 신에 관한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데 참 유익하고 다시 펼쳐볼 부분들이 꽤 된다. 2024. 6. 9.
Mission peak 프리몬트에 있는 미션픽에 올랐다. 거의 6-7년만인거 같다. 곧 있을 거사(?)를 앞두고 한번쯤 테스트 하이킹을 할 필요가 있었다. 왕복 6.2마일에 elevation gain이 2200피트가량이니 딱 필요한 만큼의 하이킹이다. 올라가는데 1시간 57분, 내려오는데 1시간 10분이 걸렸다. 정말이지 햇볕을 피할 곳이라고는 한 군데도 없는 트레일을 걸으며 상념들을 흘려 보내고 생각을 정리했다. 머리는 뜨거웠지만 마음이 가라앉았다. 그거면 충분하다. 2024. 6.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