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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SK 연합모임 주말에 BSK라고 하는 성경공부 모임의 정기 연합모임에 참석했다. BSK는 Bible Study in Korea라고 알고 있는데 원래는 약 25년전에 워싱턴 D.C에서 일하시던 이일형 장로님이 시작하신 성경공부 모임인 KBS(Korean Bible Study)가 전신이다. KBS를 통하여 인생이 바뀌고 믿음의 성장을 이룬 사람들을 많이 목격했다. 그들중에 한국으로 귀국한 사람들이 중심이 되어 서울의 곳곳에서 소그룹으로 성경공부를 한다. 간사라고 불리는 형제, 자매들의 헌신으로 여전히 풍성한 성경공부를 하고 있는데 교회밖의 '평'신도가 인도하는 모임이라면 이단시비가 붙는 한국교계의 상황을 고려하자면 더더욱이 어려움이 크다는 것이 대화에서 느껴졌다. 코로나를 지난 후 이렇게 다시 연합모임을 가지기 시작한 것..
올리브 나무 아래 볼 일이 있어 광화문쪽에 나갔다가 시간이 좀 남아 서촌을 걸었다. 우연히 카페와 갤러리를 겸하는 곳을 지나는데 박노해 사진전이 무료로 열리고 있는 중이었다. 박노해씨가 요르단, 팔레스타인, 시리아등을 다니며 주로 올리브나무과 그 곁의 삶들을 주목하여 찍은 사진들이었다. 변하지 않는 건 자연과 사람, 생명과 같은 것이 본질임을 잔잔히 알려주는 사진들이었다. 하는 것도 없이 마음만 분주한 한국체류중에 잠시 차분해지는 시간이었다. 그 중 마음에 드는 사진을 엽서로 만든 것을 사 가지고 나왔다. 한참 동안 내 방 어딘가에 놓여있고 오래 바라보게 될 것 같다.
"돈"이 역할을 하는 두 영화 마틴 스코시지 감독의 Killers of Flower moon을 보았다. 런닝 타임이 장장 3시간이 된다. 오클라호마의 미국 인디언인 Osage족을 중심으로 그들의 땅에서 발견된 석유와 돈, 백인들의 탐욕과 살인을 여실히, 그리고 탄탄한 연출로(& 영화음악으로도..) 그려낸다. 이미 "아이리쉬맨"으로 3시간 이상되는 그의 영화에 길들여진터라 견딜만했지만 조금은 줄여도 되겠다 싶음직 했다. 호평을 받았을뿐 아니라 오스카 남우주연상으로도 이름을 알린 영화, The Whale도 볼 수 있었다. 한국에 오니 넷플릭스가 추천해 준 영화인데 궁금했던 차에 너무 흥미롭게 보았다. 초고도비만인 주인공과 그의 딸, 죽은 애인의 여동생, 이혼한 아내, 전도자... 다양한 관계의 상처를 가지고 살아가는 이들을 통하여 관객에..
교회 자랑질 한국에 나온지 두 달이 되어간다. 원래 한달의 일정으로 나왔는데 중간에 교회에서 연락이 왔다. '제발 오시지 말고 사모님 곁에서 간병하라고..' 아내도 나를 필요로 해서 그렇게 하기로 하였다. 두 달동안 두 어번 비디오로 설교를 보내준 것을 제외하고는 교우들이 돌아가며 설교를 한다. 수준높고 은혜롭다. 연말을 맞아 늘 하던 나눔의 행사들, 사역들도 잘 해 나간다. 목사가 없으면 당장이라도 교회가 큰 일날 것 같지만 우리 교회는 그럴 일은 전혀 없다. 우리는 누구나 만나고 헤어진다. 교우들과도 마찬가지이다. 나도 언젠가는 이들과 헤어질 것이다. 그러나 내 인생가운데서 이런 교회와 사람들을 만난 것은 결코 잊을 수 없는 일이다. 또 연락이 왔다. 더 있으란다. 하지만 염치가 있지, 돌아가야지.....
옥수동에서 주일 오전에 옥수동엘 갔다. 옥수역 부근의 한 아파트에서 몇 가정이 모여 예배를 드리는 모임에 설교를 하러 간 것이다. 모임을 주도하는 형제는 미국에서부터 아는 형제이고 정신적인 지주역할을 하시는 목사님은 이제는 은퇴하셨으나 여전히 현역처럼 의욕넘치시는, 한국 캠퍼스 사역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름 석자를 남기신 분이다(아쉽게도 전날 넘어져 다치시는 바람에 모임에 오지 못하셨다. 그래서 온라인으로나마 그 분의 간증이 담긴 책이 캠퍼스 사역을 시작하던 무렵의 나에게 얼마나 큰 힘과 도전이 되었는지에 대한 감사의 말씀을 전했다) 그전 교회에서의 갈등이나 아픔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니 잠시 대화의 주제로 등장하기는 했으나 그것보다는 이들이 세워갈 교회에 대한 관심이 더 많았다. 처음 본 이들이라 더 깊이 ..
팔복 by 전성민 캐나다에서 가르치시고 활동하시는 전성민교수님께서 안식년기간동안 쓰시고 출간한 책을 보내 주셨다. 무려 [팔복].. 팔복을 담고 있는 산상수훈은 하나님 나라의 윤리/삶의 태도를 가르치는 예수님의 가르침의 백미라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개척초기에 이 팔복을 가지고 강해설교를 하였다. 존 스토트에서, 달라스 윌라드.. 그외에도 쟁쟁한 신학자들의 팔복사이에서 구약학자이시자 한국적 상황/디아스포라 상황가운데서 활동하시는 전 교수님의 이 저서가 귀하게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해 본다.
우육면관 미국의 아들에게 보내야 할 서류가 있어 동네에서 공증을 받고 그 서류가 확실함을 다시 입증하기 위해 광화문의 재외동포청 민원센터에 가서 아포스티유(국가간 서류 공증협정)를 받았다. 다시 그걸 들고 광화문 우체국으로 가서 국제우편으로 보내기 전에 점심을 먹으러 이 곳에 들렀다. 원래 면 종류를 좋아하고 더군다나 타이베이에서의 융캉 우육면의 인상이 강했던지라 이 곳이 기대가 되었다. 북경, 상해, 칭다오, 란저우, 서울, 타이베이의 우육면집 78군데를 들러보고 최종적으로 칭다오의 유명한 우육면 가게에서 비법을 전수받았다고 한다. 11시에 도착하니 앞에 3 사람. 들어가서 bar에 한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 우육면특을 주문했는데 고기가 일반보다는 고기가 좀더 다채롭게 올라간다는 점이 다르다. 이 한 그릇에서..
깜놀 주일 오전에 교회를 가느라 4호선 지하철을 탔다. 이상하다싶을만큼 50대후반에서 60대후반 혹은 70대 초반의 남자들이 많았다. 관악산이 가까우니 등산객들? 아니다. 한국의 등산인들은 나름의 복장이 있다. 그런데 지하철을 가득채운 이 분들은 등산과는 거리가 먼 모습들이다. 다만 많은 분들이 모자를 쓰시기는 했다. 속으로 짚히는 것이 있기는 하였으나 속단하지는 않았다. 이윽고 그 역에 다다르자 그 많던 남자분들이 거의 다 내렸다고 할만큼 지하철안이 텅 비어버렸다. 지하철이 정차한 동안 역은 이미 에스컬레이터를 타려고 길게 줄을 선 남자분들이 눈에 띈다. 그 역은 과천 경마장역이었다. 양극화된 사회, 노년의 준비가 되지 않은 사회, 여전히 한 방으로 인생을 역전하려는 마음이 가득한 사회를 주일 아침에 확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