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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wilderness trail 누군가 이 험한 곳까지 들어와 수고하여 길을 냈다. 그 길을 통해 물건을 나르는 일을 하면서삶을 이어가는 사람들도 있다. 너무 좁거나 혹은 돌이 굴러 떨어질 위험이 있어 노새가 앞으로 가질 못한다. 노새도 무섭기는 매한가지다. 저 길에서 노새들을 만났다면 그 누구라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그냥 서서 기다려야 한다. 그만큼 좁은 길이다. 40여분을 노새를 세워놓고 두 몰이꾼이 바위를 치우고 길을 보수한다. 그래봐야 10여미터 남짓이지만 멀리서 그 광경을 쳐다본다. 가까이 온 행렬에 손을 흔들어 주고 안전을 기원한다. 이 길을 마쳤으니 그 다음 목표는 어디냐고 묻는 이들이 있다. PCT를 시작하면 좋겠다, 꼭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어보면 좋겠다.... 등등 하지만 이젠 좀 짧은 길들, 가서 한참을 멈추어 .. 2023. 8. 6.
자연의 지혜 메릴랜드에 4년간 살았던 적이 있다. 하던 사역이 여기저기 다녀야 하는 일이라 참 운전을 많이 했다. 그나마 운전을 좋아해서 지루하지 않게 다녔다. 메릴랜드에서 한인들이 많이 사는 북버지니아를 지나 남쪽으로 달리려면 95번 하이웨이를 타거나 아님 좀 오래 걸려도 29번 지방도로를 따라 샬로츠빌까지 내려가서 거기서 리치몬드를 거쳐 노스캐롤라이나까지 다니는 여정을 택하곤 했다. 가장 아름다운 대학도시가운데 하나인 샬로츠빌도 좋지만 그 길에 있는 쉐난도어 국립공원이나 그 아래의 모든 산들을 일컫는 Blueridge mountains을 가을에 달리자면 그 황홀한 단풍에 취할때가 많았다. 그래서 어떤 때는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좀 무리를 해서라도 산행을 했던 기억도 있다. 그 유명한 존 덴버의 Take m.. 2023. 8. 6.
Golden Staircase JMT를 걷다보면 남쪽방향으로 가는지, 아님 북쪽으로 가는지에 따라 똑같은 패스를 넘어도 힘든 정도가 다르다. 그러나 대개는 한번 쉬우면 다른 한번은 힘들기 마련이니 같은 처지다 싶어 서로의 안녕과 무사를 빌어주며 인사한다. Mather pass를 넘어 Palisades lake에서 자고 시작한 금요일 아침. 드디어 그 유명한 Golden Staircase에 첫 발을 내딛는다. 끝이 없는 것 같은 스위치백과 도대체 누가 이 돌들을 깔아서 그나마 길의 모양이라도 냈을까 싶은, 그래서 까딱 잘못하면 발목이 나갈것 같은 내리막길을 가는데 북쪽에서 올라오는 이들을 만난다. 대개는 그저 인사정도로 지나치지만 이 길은 다르다. 오르는 이들의 힘듦이 느껴지기에 조금만 힘내라고 하며, 혹은 꼭 물을 채우라고 인사하며 .. 2023. 8. 6.
오색사막 순례 이야기 한 때 내가 무척이나 좋아했던 도널드 밀러의 그 '한 때'를 시작한 책이다. 원서는 오래전에 사서 흥미로운 부분을 읽다가 책읽기 좋아하는 며느리에게 주었는데 Myoung-ho Ok 전 복상 편집장님이 새로 시작하신 출판사(잉클링즈)에서 이렇게 예쁘게 나왔네. 도널드와 그의 친구, 폴이 달린 그 길들은 무척이나 익숙한 길이고 그래서 그들이 상상하고 보았던 것들이 어떤 것인지 그려진다. 노래와 농담과 친구와 가난을 동행삼아 하나님을 느껴 가는 이 시간들은 얼마나 복된가! 젊은 그들도 그 시간들이 다시 올 수 없음을 이미 깨닫고 있었고 이제 그들 역시 남들과 같은 삶을 살아가지만 한 때의 그 여정이 지금의 그들을 만들어 주었음을 의심치 않는다. - 그 때의 그들을 만났더라면 정말이지 맛있는 햄버거와 밀크/초콜.. 2023. 8.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