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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MT(존 뮤어 트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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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또 같이 이번 여정의 일행은 모두 4명이었지만 나는 거의 혼자 걸은 것이나 다름없다. 세 사람은 상대적으로 나보다 체력이나 속도가 좋은 사람들로 입증된 이들이라 나로 인하여 전체일정이 늦어지면 안되겠다 싶은 마음이었다. 주로 패스 정상에 오른 때, 저녁과 아침을 먹을 때 함께 했다. 점심도 에너지바등으로 때운 날이 반정도 된다. 좀더 많이 대화도 하고 같이 사진도 찍고 그랬으면 좋았으련만 모든 것을 누릴 수 없다면 꼭 선택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다행히 나로 인하여 일정이 늦어지지는 않았다. 김 목수는 작년에, 토니 목사는 평소에, **형제는 오가는 길에 나눈 찐한 대화로 그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Mather pass 정상에서...)
곰통 - 공개적인 음모론? 이전의 경험들을 돌아보면 결국 배낭의 무게가 중요하다. 그래서 누구와 함께 가느냐를 고민했는데 이미 검증된, 체력이 뛰어난, 나보다 한 살이라도 어린 사람들과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럼 아무래도 내가 져야 할 배낭의 무게가 줄어들 수 있겠다 싶어서였다. 대부분은 개인짐들이고 결국 줄일 수 있는 것은 곰통(bear canister)이다. JMT 구간은 곰이 출몰하는 지역이라 모든 음식, 향기/냄새나는 물건들은 이 곰통안에 넣어야 한다. 드라이 푸드로만 넣어도 곰통 자체의 무게가 5파운드 이상 나간다. 곰통을 안져도 된다는 것은 정말 어마어마한 혜택이다. ^^ 네 사람의 음식을 곰통 3개에(큰 사이즈) 넣으면 충분하겠다는 감이 왔다. 가기전부터 나의 이 음모론을 공개적으로 동행들과 나누었다. 다만 하루를 ..
JMT, 드디어 마쳤다! 2022 [존 뮤어 트레일 - 걷는 자들의 꿈+사서 고생+*고생] 25-6년전쯤에 우연히 REI에서 보았던, 당시에는 이름도 생소했던 존 뮤어 트레일. 공식적인 코스인 220마일에 추가로 92.5마일을 더해 총 312.5마일(502킬로미터)을 몇 년에 걸쳐 걸었다. 3천 5-6백미터의 고개를 7개, 4천미터급도 하나를 넘었다. 이번 주에 걸은 것만 64마일(102킬로)이고 들고나는 고개를 포함해 자그마치 5개의 3500미터급을 오르고 내렸다. 그리고 어제로 마쳤다. 존 뮤어 트레일은 나에게는 좌절, 기쁨, 실망, 피로, 아픔, 환희.. 모든 것을 경험케 했다. 살아가는 것을 걷기에 비교한다면 둘 다 한 번쯤은 그래도 걸어볼 만한 길이다. 이제는 땀에 절은 배낭을 벗고 텐트를 정리하며 한 챕터를 접는다. 모든 것이..
2021 JMT #4 오늘은 JMT를 벗어나 비숍 패스를 넘어야 하는 날이다. 가는 길 어디에서인가 야영을 하면 내일 오전이면 끝난다. JJ&HY 부부가 데리러 오기로 했다. 아침에 일어나니 사슴가족이 가까이 다가온다. 왠지 기분좋게 시작하는 하루다. 2마일을 내려와 Le conte junction에서 비숍을 오른다. dusy basin에 도착하니 2시 무렵이라 점심을 해먹고 다시 오르는데 길이 힘들다. 저녁 5시에 비숍패스 정상에 도착했는데 이런 전화기 신호가 잡혀서 아내와 잠시 통화를 하고 길을 재촉하여 비숍 호수까지 가서 텐트치려하는데 바람은 심하게 불고 이미 적당한 자리는 사람들이 있다. 패스정상에서 주차장까지가 6마일이라 내친김에 내려가자고 하니 김목사님도 오케이! 내려오다 보니 날은 저물고 헤드램프를 켜고 가는데 ..
2021 JMT #3 오늘은 무척 많이 걸었다. 아침 7:30무렵부터 저녁 6시까지 꼬박 걸린 하루다. 총 거리는 14마일이다. 에볼루션 호수 아래에서 하루 일정을 시작했는데 이미 고도가 만피트를 넘은 지점이라 숨이 가빴다. 에볼루션과 사파이어 호수, 그리고 wanda 호수(존 뮤어의 큰 딸 이름이다)를 지나 뮤어 패스 정상에까지 이르는 길이 너무 길었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와보고 싶었던 곳이라(뮤어패스) 감격스러웠지만 힘들기도 했다. 2시에 도착하여 둥지냉면을 찬 물에 부어놓고 기다리며 사진찍고 먹고 다시 출발하니 2:50이다. 우리가 거의 마지막 사람들이었고 패스 남쪽의 헬렌 호수(존 뮤어의 둘째딸)를 지나 정말로 힘든 돌길을 끝도 없이 내려오다 보니 어느새 그 유명한 monster rock에 도달했는데 이게 왠 일인가!..
2021 JMT #2 오늘은 화요일이다. 어디까지 갈까 고민하다가 에볼루션 호수는 무리라 여겨져 맥클루어 메도우를 지나 2마일가량을 더 가서 일찍 하루를 마감했다. 그런 바람에 존뮤어 트레일을 하며 처음으로 옷도 제대로 빨고 목욕도 하고 실컷 대화도 나누는 여유로운 시간을 가졌다. 그 무시무시하다는 에볼루션 크릭이 가뭄으로 물이 줄어 건너기 수월하다. 엘에이에서 오신 한인 부자를 만났는데 함께 백패킹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2021 JMT #1 올해 JMT는 플로랜스 호수에서 출발하여 비숍패스를 넘어 south lake trailhead로 나오는 코스다. 이 구간이 까다로운 것은 교통때문이다. 씨에라 산맥의 동서를 잇는 168번 도로는 말그대로 씨에라 산맥에 막혀있다. 누군가는 플로랜스 호수까지 우리를 태워주던가 아니면 롸이드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 다행히(?) 작년에 내가 태워다 주었던 커플이 올해 우리의 롸이드를 자청하는 바람에 걱정없이 올 수 있었다. 다들 산호세 우리집을 출발하여 프레즈노를 거쳐 prather ranger station에서 오후 늦게 퍼밋을 픽업하고 다시 쉐이버 레이크에 들러 저녁에 먹을 피자를 주문했다. 여름이고 많이들 백신을 맞아서인지 아무도 마스크를 한 사람이 없다. 작년에 야영했던 college campgroun..
2020 JMT - 5 오늘은 JMT를 벗어나서 나가는 날이다. 집으로 돌아가는 운전까지 고려해야 하기에 새벽 5시에 일어나 출발했다. 좀 오르다 보니 크릭이 나온다. 마지막 아침을 여유있고 즐겁게 해먹고 다시 오르막길을 오른다. 아름다운 Bullfrog 호수를 지나 키어사지 패스로 향한다. 고도가 있고 경사가 심해 힘이 든다. 마지막 날이라 그런지 긴장이 풀려서인가 겨우겨우 키어사지 패스에 올랐다. 잠시 쉬고 나서 어니언 밸리까지의 기나긴 길을 내려간다. 어니언 밸리에서 하루 코스로 올라오는 이들이 많아서 마스크를 써야했다. 겨우 어니언밸리에 도착하니 정말로 완전히 긴장이 풀리고 키어사지를 오르고 돌길을 내려온 아킬레스 양쪽이 모두 아프다. 개울에서 개운하게 씻고 론 파인으로 와서 점심을 맛있게 먹고 다시 호스슈로 올라가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