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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황석영의 맛과 추억]

남에게 나눠주지 않고 내가 다 먹고 싶었는데 부득이하게 혼자 다 먹을 수 없었던, 그래서 마음이 쓰라렸던 기억이 있을까? 아마 가만히 앉아 곰곰히 돌아보면 분명 그런 장면쯤 하나 있을 것이다. 

어떤 책들도 그렇다. 이런저런 연유로 남에게 주었는데 '아, 그건 주지 말고 갖고 있어야 했어'라는 후회가 드는 책들이 있다. 이 책이 그렇다. 황석영이 누군가? 여전히 이야기를 풀어내는 솜씨라면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아니 그런 비교자체가 무의미한 이야기꾼이 아닌가? 요즘은 무얼 하시는지 모르지만 간간히 나오는 인터뷰 기사로 만날때마다 반가운 분이다. 

누군가에게 오래전에 주었던 그 책을 다시 중고서점에서 발견하고 구입해서 조금씩 읽었다. 그때 읽던 나와 지금 읽는 나는 다른데 특히나 마지막 부분이 그러했다. 음식에 대한 자세한 묘사며, 그것을 먹었던 장면과 사람들, 사건들을 기억하는 그의 기억력에 놀라고 그 음식에 담긴 마음마저도 음식의 한 부분인양 잘 스며들어 표현하는 그의 솜씨가 놀랍다. 그래서 그는 이야기의 조리사이다. 

그의 경험은 내가 먹었던 음식들과 그 기억과 냄새와 이야기를 불러온다. 그래서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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