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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나에게도 테오가 있다면

사실 지난 가을부터 읽던 책인데 이제야 마쳤다. 정확히는 고호가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 모음이다. 중간중간 아를에서 그린 그의 주요한 그림들이 등장한다. 그래서 더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 고호의 성격, 천재성, 고갱을 향한 일방적인 호의, 또 화가들이 공동체를 이루어 살고자 했던 꿈들, 오해들... 그 모든 것들이 이 편지 모음에 담겨있다. 

그러나 변함없는 것은 그런 자기자신을 가감없이 드러낼 수 있는 테오라는 동생/동반자/친구/조력자를 가졌던 고호가 참 부러웠다는 점이다. 가족/형제라도 나와 여러 면에서 비슷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 심지어 가족이니까 얼굴보고 살지, 그렇지 않았다면 참 친해지기 어려운 관계들도 실제 존재한다. 기쁘고 즐거운 일은 마음맞는 친구와, 하지만 어려운 일이 있을때는 가족의 도움을 받는 것. 이기적인 것이 아니라 가족이기에 가능한 일이고 또 그런 와중에 서로를 향한 또다른 모습의 애정을 확인하기도 한다. 이 책이 꼭 그렇고 테오는 과연 어떤 마음이었을까가 궁금하다.

지난 안식년중에 아비뇽에 가기로 한 것은 아내가 좋아하는 고호의 아를이 가까운 것이 이유이기도 했다. 고작 15분이면 닿을 거리에 있다. 기회가 된다면 둘이 같이 묻혀있는 오베르쉬아즈의 무덤을 방문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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